여름철 차량 관리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찾아오는 장마는 운전자들에겐 불청객이다. 장마철에는 갑작스레 쏟아지는 폭우로 차량이 물에 잠기는 사례가 빈번한 것은 물론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이 형성돼 차체를 제어하지 못하는 아찔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또 습도가 높아 곰팡이나 세균이 빠르게 번식하기 때문에 차량 내부에서 악취가 나기 쉽고 와이퍼·전조등·에어컨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배터리 방전도 조심해야 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장마철에 일어나는 사고는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반드시 관련 부품들을 미리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며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갑작스레 멈출 때를 대비해 차량 자가 점검 요령을 알아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현대모비스 측의 도움말로 장마철 차량 관리 노하우를 알아봤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서울 등 중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호우 예비특보가 내린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차량들이 전조등을 킨채 운행을 하고 있다. 2013.07.23.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서울 등 중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호우 예비특보가 내린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차량들이 전조등을 킨채 운행을 하고 있다. 2013.07.23. suncho21@newsis.com
장마철에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부품은 타이어다. 빗길에는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이 형성돼 겨울철 빙판 못지않게 미끄럽다. 이 때문에 평소보다 제동 거리가 길어지고 핸들 조작이 불안정해지므로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타이어 마모가 심하면 이 같은 위험은 배가되므로 반드시 장마철에 앞서 타이어 마모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노면과 맞닿는 부분인 트레드의 홈 깊이가 1.6mm 이하로 마모 한계가 초과된 타이어는 교체하는 게 좋다. 타이어 수명은 보통 5만~6만km다. 이 거리를 넘어서면 타이어를 바꿔주는 게 바람직하다.


새 타이어는 평상시보다 공기압 높여야
타이어를 교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차량은 장마철에 타이어 공기압을 평상시보다 10~20% 정도 높여줘야 한다. 타이어 표면의 배수 능력이 좋아져 수막 형성과 미끄러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폭염기에 높은 공기압은 타이어 폭발을 유발할 수 있다. 장마철이 끝날 때쯤 다시 공기압을 낮춰 줘야 하는 이유다.

고온 다습한 장마철에 필수적으로 점검해야 할 부품은 바로 에어컨이다. 우선 에어컨의 냉방 성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에어컨을 틀었을 때 바람이 충분히 시원하지 않다면 에어컨 냉매가 부족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충전용 냉매를 이용해 스스로 충전할 수도 있지만 냉매의 양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가까운 카센터나 사업소에서 냉매를 보충하는 게 편하다.
[Car & Life] ‘폭우 리스크’가 두렵지 않은 히든카드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은 편으로 에어컨 필터 등에 곰팡이가 증식하기 쉽다. 당연히 에어컨을 틀어도 고약하고 쾨쾨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인데, 이럴 때는 우선 에어컨 필터를 항균 기능이 있는 필터로 교환해 준다. 그래도 냄새가 난다면 냄새 탈취제를 흡입구와 송풍구에 뿌려주면 된다. 냄새가 그렇게 심하지 않아 탈취제를 구입하는 비용이 아깝게 느껴진다면 겨자와 물을 섞은 겨자 물을 스프레이에 담아 흡입구와 송풍구에 뿌려줘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Car & Life] ‘폭우 리스크’가 두렵지 않은 히든카드
장마철에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폭우로 와이퍼 사용이 잦다. 와이퍼가 고장 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시야가 좁아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장마에 앞서 평소 관리하기 쉽지 않은 와이퍼를 점검해 줘야 한다. 와이퍼 블레이드가 지나치게 마모됐거나 유리창에 기름때가 많이 끼어 있다면 와이퍼를 작동할 때 ‘뿌드득’ 하는 마찰음이 잦아진다. 기름때는 세제로 깨끗하게 닦아주면 없앨 수 있지만 블레이드는 마모 상태가 심하면 물기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므로 교체해야 한다.
[Car & Life] ‘폭우 리스크’가 두렵지 않은 히든카드
우리나라 강우량의 60% 가까이가 여름 장마철에 집중되는 만큼 비가 꼭 내리지 않더라도 습도가 높아 자동차 내에 습기가 찰 때가 많다. 장마철 유리창에 김이 서려 운전에 방해가 된다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김서림 방지제’를 창 안쪽에 발라주면 유리창을 수시로 닦아 내야 하는 불편함을 덜 수 있다. 김서림 방지제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샴푸와 소금물을 혼합해 적신 물수건으로 창 안쪽에 발라줘도 된다.

장마철 폭우로 신발이나 우산 등에 묻은 빗물이 차 바닥의 매트를 적시게 되면 쉽사리 곰팡이가 증식해 냄새가 나기 쉽다. 이때는 매트 밑에 신문지를 깔아주면 습기와 냄새 제거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신문지로 완전히 습기가 제거되는 것은 아니고 물을 머금은 신문지를 장시간 방치하면 오히려 철판 부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날씨가 좋은 날에는 신문지를 걷어내고 매트를 햇빛에 건조해 주는 게 좋다.


와이퍼 멈추면 퓨즈부터 점검해야
갑작스레 쏟아진 폭우로 자동차 시동이 꺼진다면 점화장치에 물이 스며든 것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때는 화장지 등을 이용해 물기를 제거하거나 차를 갓길에 주차한 후 10분 이상 기다리면 엔진 열에 의해 수분이 증발해 재시동이 가능해진다.

빗길 운전 중에 와이퍼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는다면 차량을 갓길에 정차하고 비상점멸등을 작동한 뒤 먼저 퓨즈를 점검해야 한다. 여분의 퓨즈로 교환했는데도 와이퍼가 작동하지 않으면 와이퍼 암을 세우고 모터 소리가 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와이퍼 모터에 이상이 없으면 모터와 링크가 이탈된 것이므로 정비가 필요하다.

장마철 갑작스럽게 정비하게 될 때 시동을 끄면 빗물이 전자 부품이나 점화 계통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공회전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다. 단,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차량이 완전히 물에 잠겼을 때는 시동을 걸면 안 된다. 엔진이 움직이면서 내부로 물이 흘러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보닛을 열고 배터리 단자를 분리한 뒤 서비스센터 등 전문 정비소나 보험사에 연락하는 게 좋다.



돋보기
에어컨 필터 왜 중요한가
자동차의 시동을 걸 때 눈이 따갑거나 기침을 한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자동차 내부에 미세한 대기 분진 입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기 분진 입자는 알레르기성 체질을 갖고 있는 사람과 어린이들에게 더욱 해롭다. 에어컨의 히터 필터는 차량 실내 공기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꽃가루, 곰팡이, 대기 중 먼지, 박테리아 등이 자동차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줘 운전자의 건강을 보호하는 부품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이 심한 사람, 5세 미만의 어린이는 먼지 및 배기가스 입자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으므로 반드시 장착해야 한다.

차량용 에어컨 히터 필터는 여과지 면에 정전력을 부여해 정전기의 힘으로 미세 먼지를 붙잡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이 정전력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소멸된다. 따라서 여과지 면의 오염 정도를 떠나 주기적으로 교환해 주는 게 좋다. 신뢰할 수 있는 자동차 정비 프랜차이즈 에서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교체해야 한다. 에어컨·히터 필터는 여름철 에어컨을 사용할 때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장착하는 게 바람직하다.

에어컨이나 히터의 바람 방향을 외부 공기 유입이 아닌 내부 순환 모드로 설정해 놓은 운전자들이 많다. 이것은 외부의 불쾌한 공기가 차량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장시간 운전하면 차량 내부의 산소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지거나 졸리는 원인이 된다. 또 차량 내부 유리에 김 서림 등이 쉽게 발생하는데, 에어컨·히터 필터를 사용하면 이러한 불편함 없이 항상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 에어컨·히터 필터는 1만~1만5000km(단, 교통량이나 먼지가 많은 지역에서는 교환 주기가 빨라질 수 있음) 내지는 6개월마다 교환해 주면 된다. 일반적으로 엔진오일 2번 교환 때 한 번 정도 교환해 주면 적절하다.

현대모비스가 제안한 에어컨 필터는 두 가지 제품이다. BESFITS 프리미엄 에어컨·히터 필터는 3단계 필터 시스템을 도입해 봄철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황사 속 유해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1단계로 정전 미디어 층을 통해 차량 내부로 들어오는 황사 및 미세 먼지를 걸러준다. 2단계로 활성탄층의 활성화된 탄소(activated carbon)가 차량 내부의 냄새와 차량 외부의 배기가스 및 기타 유해가스를 제거한다. 마지막 3단계로 항미생물 및 항알레르기 물질이 처리된 부직포 층이 유해 세균과 곰팡이, 바이러스 및 기타 알레르기 입자를 제거한다. 캐비너 에어컨히터 필터는 호흡기 질환의 원인과 발암 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제거 효율이 탁월한 제품이라는 것이 현대모비스 측의 설명이다. 이 제품의 필터 원단은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독인 프로이덴베르크(Freudenberg)의 최고급 원단을 사용했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