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무거운 친구들의 전성시대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실적은 완성차 업체의 수요, 특히 현대·기아자동차의 생산 및 판매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현대·기아차는 확고한 내수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동유럽·인도·중국·러시아·남미(브라질) 등 해외 생산을 통해 세계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2012년 현대·기아차는 국내 완성차 산업의 마이너스 2.1%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공장에서 349만 대를 생산(전년 대비 +0.4%)했다. 해외 공장의 호조가 이어져 364만 대를 생산(+15.8%)해 전사적으로 714만 대를 생산(+7.7%)했다. 또 2010년 현대차의 해외 생산 비중이 국내를 앞지른 후 2012년에는 기아차의 해외 생산이 확대되며 전사적으로 해외 생산 비중이 국내 생산량을 넘어섰다.

2013년은 내수 시장 위축과 해외 수출 증가세의 둔화로 완성차 업계의 생산도 보수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해외 생산 공장의 호조로 우려에 비해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각 회사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 1~4월 현대·기아차의 국내 공장 생산은 114만 대(전년 같은 분기 대비 -6.4%)로 역성장했다. 그러나 해외 공장은 139만 대를 생산해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1.4% 성장했다. 그 결과 전사적으로 253만 대를 생산해 전년 같은 분기 대비 7.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2013년 연간 목표치 741만 대(현대차 466만 대·기아차 275만 대, +4.0%)보다 더 빠른 추세다.

판단은 아직 좀 이르지만 올해 자동차 생산의 부정적인 전망을 따져보면 매우 양호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결과는 현대·기아차의 해외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결과다. 현대차는 2012년 4분기 가동을 개시한 중국 3공장 및 브라질 공장의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중국 공장의 고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2013년은 부품사들 역시 국내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 흐름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 해외 공장 현지 납품 비중이 높은 부품사들의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제의 리포트] 현대차 해외 공장 납품 기업이 뜬다
무거운 부품은 반드시 현지서 생산해야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 공장과 동반 진출한 부품사는 초기 시설 투자에 대한 부담이 큰 편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부품 납품에 대한 이익률이 높게 책정되는 특성이 있다. 결국 납품 물량이 늘어나면 초기 시설 투자에 대한 고정비 부담이 완화되며 이익 규모가 급격히 커지는 경향이 있다.

현지 진출 부품사 중에서도 부품의 특성상 무게가 무거운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자동차에서 가장 무거운 섀시(chassis)나 차체 부품(body part)이다. 이 부품은 부품사가 국내 생산 후 수출을 통해 현지로 가져갈 때 운송비 등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반면 완성차 업체가 직접 투자할 때 자체적인 초기 투자비용 부담이 높다.

이 때문에 부품사가 완성차 업체 해외 생산 공장과 함께 진출하는 게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됐다. 성우하이텍·화신·세원정공·엠에스오토텍·동원금속 등이 무거운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 중 경쟁력 있는 회사들이다. 이에 따라 이들 무거운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현대차 해외 공장의 신규 가동 및 가동률 상승의 수혜를 볼 전망이다.

그러나 2011년과 2012년은 현지 진출 해외 부품 업체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 이유는 환차손 때문이다. 해외 공장 투자를 진행하는 부품사들은 시설 투자비 등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들어간다. 또한 해외 투자 시설을 짓기 위해 대규모의 달러 차입금이 생겨나게 된다. 달러 차입금은 현지 통화와 연동돼 결산기 말에 반영된다. 즉 2012년 국내 부품사들이 진출한 인도의 루피화와 헤알화가 달러에 비해 매우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해 인도와 브라질에 진출한 해외 법인들의 장부에는 대규모 환차손이 기록됐다.
[화제의 리포트] 현대차 해외 공장 납품 기업이 뜬다
화신·엠에스오토텍 ‘강추’

실제로 2012년 화신 인도가 115억 원, 화신 브라질이 146억 원의 당기 순적자를 봤다. 또한 엠에스오토텍의 자회사 명신 인디아가 71억 원, 명신 글로벌 인디아가 31억 원, 명신 브라질이 165억 원의 적자를 봤다. 실제로 양사 자회사들의 적자 중 절반 이상이 환차손에 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2013년 현재까지 인도 루피와와 브라질의 헤알화 환율은 안정 추세다.

또 원화도 소폭 반등했다. 이에 따라 전년 대규모 환 손실을 기록한 부품사 해외 법인들이 올해에는 환차익을 얻을 수도 있을 만한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해외에 생산 공장을 갖춘 기업 중 무거운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과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업들이 유망 업체로 꼽혔다. 이런 논리에 따라 화신·엠에스오토텍 등을 투자 유망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추천하며, 현대차 중국 3공장과 브라질 공장 신규 가동의 직접적인 수혜가 집중되는 화신을 자동차 부품 최선호주로 제시한다.

화신은 자동차용 섀시와 차체의 주요 부품 제조 전문 기업이다. 국내외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에서 섀시 부품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차체 부품은 주로 현대·기아차 해외 생산 법인에 납품 중이다.

2013년 화신은 매출액 1조7463억 원(전년 대비 7.4%) 영업이익 1051억 원(전년 대비 6.3%), 당기순이익 701억 원(전년 대비 185.5%)을 기록할 전망이다.

엠에스오토텍은 자동차용 차체의 주요 부품 제조 전문 기업이다. 국내외 현대·기아차그룹의 국내외 생산 공장에 납품 중이다. 자체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공장의 승용차종 기준으로 2012년 16%의 점유율을 추정하고 있다.

2013년 엠에스오토텍은 매출액 3897억 원(전년 대비 18.2%)과 영업이익 293억 원(전년 대비 618.6%), 당기순이익 175억 원(흑자 전환)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KTB투자증권 최종경·남경문·박현진 애널리스트가 펴낸 ‘자동차 부품-무거운 친구들의 전성시대’를 선정했다. KTB투자증권은 현대·기아차 해외 공장 생산량 증가로 관련 부품 회사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리=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