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가장 많이 오른 곳 어디? 세종시 47%‘ 톱’…경남·혁신도시 강세
국토교통부는 전국 261개 시·군·구의 올해 개별 공시지가가 전년 대비 평균 3.41% 상승, 4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고 5월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한 표준 공시지가 상승률(2.7%)에 비해 높지만 상승 폭은 전년 대비 1.06% 포인트 감소했다.

지역별로 지방 시·군이 5.74%, 광역시(인천 제외)가 4.04% 오른 반면 수도권은 2.48% 상승해 전국 평균에 못 미쳤다. 주로 지방의 개발 호재 지역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정부 부처 이전의 영향으로 세종시의 공시지가가 47.59%나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거제해양휴양특구사업 등 재료가 있는 거제시가 18.67%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개발 사업 무산, 정부 과천청사 이전 등의 악재가 발생한 경기 일산서구(-0.18%)와 경기 과천시(-0.16%)는 나란히 하락률 1, 2위를 기록했다. 개발 재료에 따라 땅값의 등락이 엇갈린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올해 개별 공시지가의 특징은 서울·수도권 ‘약세’, 지방 ‘강세’로 요약할 수 있다. 지방은 세종시와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땅값 상승세가 뚜렷했다. 정부 청사 및 공공기관 이전 등에 따른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토지 수요가 몰린 때문이다.

서울·수도권은 개별 공시지가가 소폭 오르긴 했지만 전년보다는 상승 폭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강원 지역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입어 강세였다면 올해는 세종시 땅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토지의 공시지가 오름세도 눈에 띄었다. 이는 고가 부동산에 대한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가 현실화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

올해 개별 공시지가 상승 추이를 살펴보면 세종시가 단연 두각을 보였다. 1년 새 공시지가가 47.59%나 올랐다. 2009년 이후 시·군·구 중 최고 상승 폭이다. 지난해 크게 올랐던 경남 거제시(23.82%)와 강원 평창군(15.11%) 상승 폭의 두 배 이상이다.

공시되는 토지의 92.54%인 17만1069필지가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상승했고 가격이 하락한 필지는 4.43%인 8188필지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연기면과 연동면, 금남면과 장군면 등은 개발 사업에 따른 꾸준한 토지 수요 증가로 가격 상승 폭이 컸다. 반면 개발 수요가 적은 조치원읍과 부강면, 연서면과 전의면, 전동면과 소정면 등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하락률 1위는 일산 서구

2위 경남 거제시도 18.67%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다. 거가대교 개통 이후 지세포항구 다기능화 사업, 거제해양휴양특구사업 등 개발 호재가 땅값 상승을 이끌었다. 거제시는 지난해 상승률이 23%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 3위는 경북 울릉군(17.63%)이다. 이곳 역시 해양관광단지조성사업과 해양연구기지 건립 등 발전에 힘입어 개별 공시지가가 크게 올랐다.

공공기관이 이전할 예정인 혁신도시도 음성군이 9.06% 오르는 등 대부분의 지역이 전국 평균 상승 폭(3.41%)을 넘었다. 혁신도시는 부지 조성 사업이 마무리 단계이고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최근 지역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공시지가가 하락한 지역은 주로 수도권이었다. 경기도 일산서구(-0.18%)·과천시(-0.16%)·용인시 기흥구(-0.14%)·인천 중구(-0.06%) 등이 많이 내렸다. 모두 개발 사업 지연과 함께 집값이 많이 하락한 곳이다. 올해 서울·수도권 개별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2.48% 올랐지만 상승 폭은 1% 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중구 충무로1가 24의 2 ‘네이처 리퍼블릭’ 화장품 판매점의 부속 토지로, ㎡당 7000만 원(3.3㎡당 2억31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 토지는 2005년부터 9년째 1위를 기록 중이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