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 또한 제조 회사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 후변화로 사회·경제적인 손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0년도 한 해 동안 기후변화에 따른 국내 손실액은 25개 산업에 걸쳐 약 3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전문가와 국제사회는 구체적 실행 방안의 필요성과 기업들의 동참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2005년 발효된 교토의정서는 국제사회가 이룬 가장 의미 있는 결실로 평가 받고 있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도입된 탄소 배출권 거래 제도는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자발적으로 절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온실가스 절감에 앞장서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2009년 녹색 경영을 선포한 이후 ‘친환경 제품 100% 출시’, ‘2008년 대비 사업장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 50% 감축’ 등을 통해 2008년 대비 48%의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거뒀다.

포스코는 지난해 여름 조업 부서에서 스마트 인더스트리를 통해 전력뿐만 아니라 가스·열 등의 모든 에너지 흐름과 사용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 공장별로 비효율적인 활동들을 최대한 줄이고 조업 시간대 조정을 통해 전력비용 절감에 성공하기도 했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SKF그룹은 2006년 제품 제조 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기 위해 친환경 전략인 ‘비욘드 제로(beyond zero)’를 공표하고 꾸준히 이행해 왔다. 2016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내용을 담은 새로운 기후 전략을 올 초 전 세계적으로 발표하고 제조업 최초로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제휴하기도 했다.

긍정적인 신호는 또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0년 기준 경제 총조사 자료를 이용한 녹색 산업 통계 작성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에서 녹색 생산물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3% 수준으로 조사됐다.

녹색 매출액은 에너지와 자원의 효율 향상,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 친환경 제품 생산 또는 서비스 제공 활동에 관한 매출액을 계산한 것으로 녹색 매출액은 광·제조업이 41조4000억 원으로 1순위다. 2007년 기준 미국 제조업 녹색 매출액 비중이 1.3%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녹색 매출액이 작다고만 할 수는 없다.
지구온난화 예방, 제조업이 나설 때다
선도적인 기업들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제조업체 가운데 온실가스 절감에 나서는 기업이 아직까지는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의 201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31%에 달한다.

이 수치는 중국의 2011년 제조업 비중과 동일하고 독일의 2010년 비중보다 10%나 높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오늘날 대한민국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젖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 또한 제조 회사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친환경 경영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이제는 더 많은 제조업체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날갯짓을 시작해야 할 때다.



이재호 SKF코리아 대표이사

예지영 기자 kind012@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