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현재 판매 중인 아우디 제품에서 이름에 레이싱(racing)을 뜻하는 ‘R’가 붙은 것은 단 세 종류뿐이다. R8·RS5·TT RS가 그것이다. 이전에는 RS4·RS6도 있었지만 현재의 R 시리즈는 스포츠카이거나 스포츠카를 지향한 쿠페에만 적용되고 있다.

아우디는 세단 라인업에는 ‘아우디(Audi)’를 뜻하는 ‘A’가 붙은 A3·A4· A5·A6·A7·A8이 있고 세단의 외관에 고출력 엔진을 장착한 모델들에는 ‘스포트(sport)’를 뜻하는 ‘S’를 붙여 S4·S5· S6·S7·S8을 운용하고 있다. S 시리즈를 능가하는 ‘레이싱’급 퍼포먼스의 상위 모델에는 ‘R’가 붙는다. R가 붙었다는 얘기는 아우디의 슈퍼카 R8과 동일한 반열이라고 볼 수도 있다.
뉴 아우디 RS5 4.2 FSI 콰트로, 스포츠카 심장 장착…세단형 슈퍼카
‘제로백’ 4.5초, 풀 가속에 정신이 아득

RS5에 장착된 엔진은 아우디가 자랑하는 초고출력의 ‘4.2 V8 FSI’ 엔진이다. 터보나 슈퍼차저 없이 리터당 107마력을 내며 ‘7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 변속기와의 조합으로 최고 출력은 ‘450마력/8500rpm’, 최대 토크는 ‘43.9kg·m/4000~6000 rpm’이다. 엔진으로만 따지면 R8의 엔진 출력과 거의 똑같다.

‘제로백(0→100km/h 가속 시간)’은 4.5초로 이 역시 R8과 비슷하다. R8은 미드십 엔진(엔진이 네 바퀴 축 안쪽에 위치하는 것)을 장착해 코너링 등 회전운동에서 이점이 있지만 단순히 직진 가속만으로는 RS5나 R8과 동일한 성능을 내뿜는다.

한적한 도로에서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해 보았다. 8개의 쇠망치가 쇳덩이를 내려치는 듯한 무시무시한 소리가 초당 백 번 이상 반복되면서 미친 듯이 차가 튕겨져 나가고 운전자의 시야가 급속히 좁아지면서 정신이 아득해진다. 도로 사정으로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지만 긴장감과 흥분으로 심장이 요동친다.
뉴 아우디 RS5 4.2 FSI 콰트로, 스포츠카 심장 장착…세단형 슈퍼카
속도계는 시속 320km까지 표시돼 있지만 안전 제한 속도는 시속 280km다. 광폭 타이어와 콰트로 시스템(사륜구동)으로 겨울 눈길에서도 스포츠카를 안정적으로 몰 수 있다는 것은 보너스 같은 장점이다.

RS 시리즈를 A5 베이스만으로 한 것은 영리한 선택이었다. 아무래도 4도어 세단과 ‘레이싱’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A5는 2도어 쿠페로, 2열 좌석을 최소한으로 좁히고 리어 숄더를 넓혀 뒤에서 보면 제법 스포츠카 분위기가 난다.

오리지널 A5의 전고(1372mm)도 낮은 편이었지만 RS5(1366 mm)는 그보다 6mm를 더 낮췄다. A5의 18인치 휠과 245mm 폭의 타이어는 RS5에서 20인치, 275mm로 사이즈 업 되어 휠 하우스가 꽉 차 보인다. A5와 같은 껍데기(외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후측면에서 보면 전혀 다른 차처럼 느껴진다.

오디오는 최고급 세단 A8에 적용된 것과 같은 ‘뱅앤올룹슨’이다.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을 불러내 차량의 버튼으로 트랙 넘기기가 가능하고 스피커폰으로 전화 통화도 가능하다. 가격은 1억950만 원(부가세 포함).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사진 제공 아우디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