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에세이

여성 인재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때다.

올해 우리나라도 첫 여성 대통령을 맞이하며 ‘여성 리더의 시대’를 열게 됐다. 여성이 국가의 리더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것은 여성 리더십이 국내 사회에 대중화돼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

과거 권위주의적이고 강한 남성적 리더십이 필요했던 때와 달리 여성의 포용력·소통·유연성 등을 바탕으로 한 ‘소프트 리더십’이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와 친근함을 기반으로 한 소통 능력은 많은 재계 수장들의 신년 화두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떠한 변화를 갈구하는지 경영진이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활발한 소통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활발한 소통은 곧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이어져 기업의 성장과 진화를 이끌어 내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러한 노력이 많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7%로,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자들은 여성 인재들의 확보·유지·양성을 위한 경력 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 인재 관리에 대한 전략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여성 리더 양성에 앞장선 국내외 기업들은 이미 여성 경력 개발 지원을 기업 문화로 수용하고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MSD는 여성 임원의 비율이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여성 인재 발굴에 적극적이다. 현재 전 직원 중 48%가 여성 직원이며 총 13명의 임원 중 과반인 9명이 여성이다.

업계를 막론하고 영업 부문에서 여성이 흔하지 않았던 1995년부터 치열한 제약 영업에 선도적으로 여성 인재를 투입해 특유의 꼼꼼함과 세심함을 바탕으로 높은 성과를 올렸다. 이를 통해 의과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영업 문화 조성에 앞장서는 등 국내 제약 업계 내 여성 인재가 활동할 수 있는 패러다임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다.

최고의 ‘남녀 고용 평등 기업’을 지향하는 아모레퍼시픽도 여성 리더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및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마련해 여성 임원들이 사내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여성 직원들의 건강과 복지를 고려한 통합적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완화 등 정신적 ‘힐링’도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대인 관계, 직장 내 갈등, 심리 상담, 자녀 양육 등 업무 스트레스와 사적 고민을 함께 해결하는 ‘워크라이프 코칭 프로그램’을 도입해 직원들이 더욱 즐거운 일터에서 몰입해 근무할 수 있도록 전액 지원하고 있다.

한국MSD는 평소에도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수유 중인 여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엄마의 방’을 운영함으로써 육아 활동을 지원하고 모성 보호에 힘쓰고 있다. 최신식 수유 시설과 다리 마사지기 등 다양한 시설을 구비해 사내 워킹맘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업 경영진 차원에서 여성 직원 양성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면 업무 만족도뿐만 아니라 기업 성과로도 이어진다. 최초 여성 대통령을 맞아 본격적인 여성 리더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이야말로 여성 인재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때다.
여성 리더의 시대를 맞는 자세
김기령 타워스왓슨 한국 대표
1962년생. 고려대 교육학과 졸업. 뉴욕 버펄로주립대 교육심리학 석사 및 박사. 머서, 헤이그룹, 에이온컨설팅 대표. 2012년 타워스왓슨 한국 대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