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랭킹

‘혁신’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기업 애플이 스티브 잡스 사후 큰 하락세를 보였다. 그 변화의 증거 중 하나가 바로 혁신 기업 순위다. 미국의 비즈니스 잡지인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가 선정한 ‘50대 혁신 기업(The World’s 50 Most Innovative Companies 2013)’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3위로 밀려났다.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1위에 올랐던 전적에 비하면 씁쓸한 결과다. 게다가 애플이 혁신 기업 순위에서 5위권을 벗어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세계 50대 혁신 기업 순위] 나이키·아마존 ‘우리가 제일 잘나가’
반면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이 유일하게 순위권에 들었다. 50대 기업 중 17위에 오른 삼성전자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2008년에 15위,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35위와 43위를 차지했으나 2009년과 2012년에는 50위 내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전략혁신센터’를 세워 미국 현지의 최신 기술을 배우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육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된 나이키는 스포츠 용품 기업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애플·구글·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주로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나이키가 선정된 이유는 혁신 제품 때문이다. ‘퓨얼밴드’는 하루 운동량을 그래프로 표시해 주고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수치를 지인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YONHAP PHOTO-0300> NEW YORK, NY - JANUARY 19: NIKE+ FuelBands are displayed after the press launch at Highline Stages on January 19, 2012 in New York City.   Neilson Barnard/Getty Images/AFP==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

/2012-01-20 02:40:31/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NEW YORK, NY - JANUARY 19: NIKE+ FuelBands are displayed after the press launch at Highline Stages on January 19, 2012 in New York City. Neilson Barnard/Getty Images/AFP==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 /2012-01-20 02:40:31/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에 따라 나이키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의 면모도 갖추게 됐다. 또 하나의 혁신 제품은 ‘플라이니트 레이서’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뜨개질하듯 만들어 낸 신발이다. 친환경적이며 장기적으로 생산비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말만 신은 것처럼 가벼운 느낌까지 준다. 혁신 제품의 개발로 나이키는 2006년에 비해 매출은 60%, 시가총액은 무려 2배나 늘어났다. 뒤를 이어 아마존닷컴이 혁신 기업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순위 크게 오르며 17위 차지

태블릿 PC 부문에 뛰어들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이 높게 평가받았다. ‘킨들 파이어’는 미국에서 33%의 점유율을 보이며 ‘미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태블릿’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태블릿 시장에서 미국 시장이 59%나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태블릿 중에서 가장 잘 팔리는 셈이다. 최근에는 킨들 파이어에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과 게임을 구입할 때에만 이용할 수 있는 가상 통화 ‘아마존 코인’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상 통화를 통해 앱 플랫폼을 활성화하려는 계획이다.
[세계 50대 혁신 기업 순위] 나이키·아마존 ‘우리가 제일 잘나가’
3위에 오른 스퀘어는 모바일 전자 결제 업체로, 소상공인을 위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솔루션이 대표 상품이다. 스퀘어가 혁신 기업 3위에 오른 것은 플라스틱 카드의 시대가 저물고 전자지갑 시장이 확산되는 요즘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잭 도시 스퀘어 대표는 “60년 전 카드사들이 신용카드를 개발하면서 혁신에 앞장섰지만 이후 결제 시장에서 혁신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 ‘혁신’을 언급하기도 했다. 근거리 무선통신(NFC), 전자지갑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2013년 스퀘어의 기업 가치는 더욱 오를 전망이다. 미국 경제 전문 사이트 CNN머니는 스퀘어의 기업 가치가 올해 말 55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시경 인턴기자 ckyu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