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word 3 모바일 전성시대

2013년에도 ‘모바일 광풍’이 거셀 전망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지난해 이미 3200만 명을 넘어섰으며 보급률도 60%를 돌파한 지 오래다. 2009년 11월 아이폰 국내 출시로 시작해 불과 3년 만에 일어난 변화다. 이제 스마트폰은 더 이상 젊은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거리나 버스, 지하철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수그리족(族)’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터치 한 번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쇼핑을 해결하는 사람들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 광풍은 정보기술(IT) 산업의 질서를 순식간에 바꿔 놓았다. 한때 포털 업계의 강자이던 야후와 파란닷컴이 지난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1위 포털로 군림한 야후는 네이버·다음·엠파스(현 네이트) 등 토종 포털에 밀려 영향력이 급격히 약화됐으며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더욱 설 자리를 잃었다. 1GB 대용량 e메일을 앞세워 5대 포털에 들었던 파란닷컴도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았다.
애니팡

20120912 ....
애니팡 20120912 ....
모바일 쇼핑 이용자 1000만 명 돌파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포털 업계의 기존 강자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광풍’으로 불릴 만큼 거센 변화를 제때 따라잡지 못해 애를 태워야 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코리안클릭의 작년 11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조사에서 네이버가 10위, 다음이 46위, 네이트가 55위에 그쳤다.

새로운 스타는 카카오 같은 신생 기업들이 차지했다.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로 불릴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 카카오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카카오톡을 게임·음악·영화 등이 유통되는 거대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 위에서 돌아가는 ‘애니팡’은 불과 2개월 만에 대박을 터뜨렸다.
카카오는 20일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규 플랫폼을 공개했다. 
/김병언 기자 misaeon@20121120..
카카오는 20일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규 플랫폼을 공개했다. /김병언 기자 misaeon@20121120..
스마트폰 혁명은 뉴미디어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와 팟캐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SNS는 2010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2011년 재·보선,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큰 위력을 발휘했다. ‘나는 꼼수다’ 등 팟캐스트도 많은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으며 새로운 대안 매체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확산은 ‘디지털 노마드(유목민)’를 탄생시켰다. ‘노마드’는 한자리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노마드적 삶에는 위계질서와 안정성보다 속도와 이동성이 훨씬 중요한 덕목이다. 모바일은 추상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던 이 개념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만 있으면 누구나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디지털 노마드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축은 모바일 쇼핑이다. 최근 백화점과 대형 마트가 경기 침체 여파로 실적 부진에 빠졌지만 모바일 쇼핑은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랭키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작년 9월 모바일 쇼핑 이용자는 1033만 명으로 처음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작년 4월 초 462만 명에서 무려 123% 증가한 수치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작년 6월 모바일 쇼핑 월 거래액이 200억 원을 넘어섰다. 2011년 9월 이후 9개월 만에 100억 원이 늘어난 것이다.

모바일 쇼핑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것은 소셜 커머스 분야다. 공동 구매 형태로 저렴하고 손쉽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티켓몬스터는 지난해 누적 거래약이 1500억 원을 넘어섰다. 연초 대비 240% 성장이다. 전체 거래 중 35%가량이 모바일에서 발생했다. 연초 대비 460% 성장을 기록한 쿠팡도 모바일 매출 비중이 29%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모바일 소셜 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