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돌보는 기업이 돼라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소비자는 싼 제품을 선호하고 투자자는 빠르고 높은 수익을 원한다. 그래서 ‘착한 기업’은 듣기 좋은 미사여구에 불과다고 폄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행동은 차이가 난다. 개인적인 희생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며 지구의 미래를 염려하는 방향으로 선택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회사를 보다 훌륭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우리 모두가 더 이상 나쁜 회사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Book] 굿 컴퍼니, 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꾼다 外
기업에 대한 사회적 기대는 계속 커지고 있다. 2007년 웹사이트에 올라온 짤막한 글 하나가 홈디포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글을 올린 소비자는 16년 동안 아내와 자신이 홈디포를 ‘우리 매장’이라고 부르며 사랑했지만 이제는 아니라며 서비스 저하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웹사이트에는 여기에 공감하는 댓글이 순식간에 4700여 개나 달렸다. 원가절감을 위해 직원을 줄였고 그로 인해 고객 서비스 수준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사과의 글을 올려야 했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 초대할 손님들을 고르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회사를 선택한다. 소비자와 직원, 그리고 투자자 등 모두 좋은 이미지의 회사를 원한다. 홈디포의 이미지가 ‘신뢰받는 동료’에서 ‘지속적으로 고객을 학대하는 회사’로 변하자 사람들은 홈디포를 더 이상 자신과 연관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여겼다.

높아진 소비자의 윤리의식이 가져온 새로운 시대를 저자는 ‘사회적 가치의 시대’라고 부른다. 앞으로 기업은 직원·고객·투자자에게 스스로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로리 바시 외 지음┃퓨처디자이너스 옮김┃376쪽┃틔움┃1만6800원



이종우의 독서 노트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다시 찾아온 르네상스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iminvestib.com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인간은 신으로부터 벗어났다. 그리고 그들이 주인공이 된 그림·이야기·철학을 만들어 냈다. 사람이 지구상에 나타난 이후 인간이란 주제가 가장 많이 나온 때였다.

신을 벗어난 인간은 다시 조직에 얽매였다. 국가와 민족이란 개념이 등장하고 이념이 인간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부족한 재화를 불만 없이 나누는 방법을 놓고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가가 중심이 되면서 인문학이 쇠퇴했다.
[Book] 굿 컴퍼니, 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꾼다 外
그리고 지금 인문학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이 필요에 의해 만들었던 시스템이 오히려 인간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의 무력함이 드러난 이상 인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는 게 당연하다. 경험도 있다. 르네상스 이후 인간이 중심이 돼 신으로부터 벗어난 만큼 시스템에서 탈출도 유사한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인문학이 시작된 신에 대한 이야기는 지배 집단이 그들을 포장하는 도구다. 그리스도 마찬가지였다. 올림푸스에 12신을 배치하고 헤라클레스·테세우스 등 전쟁 영웅을 등장시켜 신들의 계보를 잡았다. 그리스의 신은 인간처럼 질투하고 싸우고 때로는 간음하는 존재였다.

철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도구다. 기원전 6세기 항구도시 밀레토스에 자연현상에 의문을 품는 사람이 있었다. 탈레스였는데, 신화적 해석에서 벗어나 물리적 법칙과 자연 내부의 원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시작된 초자연적 존재로부터의 해방은 ‘인간이 만물을 판단하는 척도라고 외친 프로타고라스·소크라테스·플라톤을 거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중세의 시작과 함께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막을 내렸고 영국의 경험론과 독일의 관념론을 통해 다시 부활할 때까지 오랜 침체기에 빠진다. 부활한 근대 철학은 인간의 기본권에 관심을 가졌고 영국과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정치 체제를 구성하는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인문학은 인간이 중심이 되는 학문이다. 알려고 하는 자와 알아야 하는 대상이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세상이 어려울수록 인문학이 주목 받는다. 복잡하게 얽힌 사회 시스템이 지배하고 있는 것 같아도 결국 인간이 세상 모든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주현성 지음┃560쪽┃더좋은책┃1만8000원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
김종인 지음┃265쪽┃동화출판사┃1만2800원
[Book] 굿 컴퍼니, 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꾼다 外
올 한 해 경제 민주화라는 화두를 내걸고 대선 정국을 뒤흔든 저자가 그동안의 문제의식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경제 민주화에 대한 그릇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절절한 심정으로 펜을 들었다고 썼다. 저자는 할아버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이 5·16 군사정변 이후 새로운 야당인 민정당을 창당할 때부터 한국 정치의 격변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40여 년에 걸친 경험을 토대로 경제 민주화가 긴급한 과제로 부상한 배경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삼성의 결정은 왜 세계에서 제일 빠른가
요시카와 료조 지음┃엄예선 옮김┃168쪽┃중앙경제평론사┃1만2000원
[Book] 굿 컴퍼니, 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꾼다 外
1994년부터 10년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요청으로 삼성전자 상무로 활동한 일본 엔지니어가 삼성전자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삼성전자에 밀려 생사의 기로에 선 일본 전자 업체들에 던지는 뼈아픈 충고도 담겨 있다.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일본 기업들을 추월한 배경에는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 놓여 있다. 삼성은 빠른 의사결정 능력을 토대로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볼륨 존 전략
이지평 지음┃320쪽┃와이즈베리┃1만5000원
[Book] 굿 컴퍼니, 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꾼다 外
세계경제가 장기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신흥시장 중산층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볼륨 존은 신흥국의 중간 소득층 시장을 지칭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이 만든 용어로, 성장하는 신흥국 시장을 가볍게 생각했던 일본 기업들의 자기반성을 담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성장하는 이 시장은 이제 글로벌 매스 마켓이 되어가고 있다. 볼륨 존은 선진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싸게 만드는 단순한 전략으로는 실패하기 쉬운 시장이다.



당신의 부동산자산 안녕하십니까?
김영혜 지음┃350쪽┃부연사┃1만7000원
[Book] 굿 컴퍼니, 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꾼다 外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자산 가치를 더 떨어뜨리지 않고 지킬 것인가.’ 이 문제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서해대 부동산 컨설팅과 교수인 저자는 ‘지키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저자가 직접 상담했던 내용을 한 권으로 묶었다. 임대차·계약·법률·상린관계·공동주택생활 등을 총망라했다. 부동산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썼으며 법조문이나 대법원 판례 사건 번호도 소개해 직접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