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 조사 결과 - 종합 순위

대학을 평가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평가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잣대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경비즈니스가 사용한 방법은 학생들의 수요자 격인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보는 국내 경영대학에 대한 ‘냉정한 평가’다.

인사 담당자는 기업 내 인사 전문가들이다. 인사 담당자들은 기업 내의 다른 어떤 부서의 사람들보다 대학 내의 사정에 밝다. 또 선발한 혹은 선발할 학생들의 능력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정보를 갖고 있게 마련이다. 이런 전문가들이 파악하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경영대를 평가했다는 점에서 한경비즈니스의 ‘경영대학 평가’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조사 결과 전체 1위는 고려대 경영대가 차지했다. 고려대 경영대는 2008년 조사 이후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려대 경영대의 총점은 6271점이다. 전체 경영대학 중에서 6000점대를 돌파한 것은 고려대 경영대가 유일하다. 고려대는 전공 및 교양 교육의 업무 관련성, 업무 적응력, 조직 융화력, 창의적 업무 해결, 성실성과 책임감, 신입 사원 채용 등 6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고려대 경영대가 1위를 차지한 부문에서 보듯이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고려대 경영대 출신 학생들의 개인적 능력에 대해 우수한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은 물론 ‘팀워크’에 대한 평가 또한 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려대 경영대의 우수한 커리큘럼과 고려대의 학풍인 ‘융화’가 설문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전체 9개 부문 가운데 6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향후 진행될 평가에서도 고려대가 2008년 이후 연속 1위를 포함해 당분간은 ‘장기 집권’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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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연세대가 차지했다. 연세대는 업무 적응력, 발전 가능성, 창의적 업무 해결 부문에서 2위에 오르며 전체 2위의 원동력이 됐다.

연세대는 국제화 시스템 부문에서 타 대학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호성적을 냈다. 실제로 연세대 경영대와 경영전문대학원은 올 초 유럽경영대학협의회(EFMD: European foundation for Management Development)로부터 EQUIS 인증을 획득했다.

EQUIS(the European Quality Improvement System)는 세계 경영 교육 인증 기관 중 하나인 EFMD가 심사하는 국제 인증으로 전략·교육프로그램·학생·교수·국제화·산학협력 등 10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이뤄진다.

EQUIS 인증을 받은 곳은 국내에서 연세대 경영대와 고려대 경영대 두 곳에 불과하다. 또 2010년 문을 연 송도캠퍼스 등도 연세대의 국제화 시스템이 좋은 평가를 받은 원동력 중 하나로 분석된다.

단 조직 융화력, 성실성과 책임감 부문에서 4위까지 내려앉은 것은 대학 경쟁력의 발전을 위해 곱씹어 볼만한 부문이다.

3위에는 서울대가 올랐다. 서울대는 전공 및 교양 교육의 업무 관련성, 국제화 시스템, 신입 사원 채용 등의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또 업무 적응력, 창의적 업무 해결 등의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다. 진학 추천 부문에서는 고려대와 연세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서울대는 조직 융화력(6위), 성실성과 책임감(5위) 등의 부문에서 종합 순위에 비해 떨어지는 결과를 냈다.

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각 구성원들이 서로 간에 조화를 이룰 때 발휘되는 시너지가 필수적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인사 담당자들의 눈에는 서울대 경영대 출신들이 ‘후자’가 타 대학에 비해 못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4위는 성균관대였다. 성균관대는 조직 융화력(2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발전 가능성(1위)에서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가장 높게 평가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성균관대는 삼성그룹이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최대의 그룹사인 것은 물론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을 지배하는 삼성그룹이 든든한 백그라운드로 있다는 것은 ‘기업 인재의 산실’인 경영대학에게 확실한 플러스 요소다. 성균관대 경영대는 ‘기업적인 마인드’로 홍보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성균관대 경영대는 전공 및 교양 교육의 업무 관련성, 업무 적응력, 창의적 업무 해결 등에서 모두 5위에 그쳤다. 종합 순위(4위)에 비해 크게 낮은 성적은 아니지만 이 분야에 대한 보강이 있어야 고려대-연세대-서울대라는 ‘빅3’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고려대가 종합 점수 6000점을 넘었으며 연세대와 서울대가 종합 점수 5000점대 중·후반의 점수를 얻어낸 반면 성균관대의 종합 점수는 4600점 수준이다. 갈 길이 아직은 멀어 보이는 대목이다.

5위를 차지한 한양대와 6위를 차지한 서강대는 이번 ‘2012 전국 경영대학 평가’에서 그야말로 ‘각축전’을 벌였다. 한양대의 종합 점수는 4129점, 서강대는 4126점이다. 말 그대로 ‘한 끗 차이’에 불과하다.

한양대는 조직 융화력, 성실성과 책임감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부문별 순위는 각각 3위, 2위다. 즉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한양대 학생들의 ‘인성’에 특히 높은 점수를 줬다는 뜻이다.

한양대가 비교적 약한 부문은 전공 및 교양 교육의 업무 관련성, 업무 적응력, 창의적 업무 해결, 신입 사원 채용, 진학 추천 부문으로 조사됐다. 이 분야들은 모두 6위를 차지했으며 종합 순위인 5위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평가 부문이다. 한양대가 5위권으로 오르고 격전을 치른 서강대와 차이를 벌리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보강해야 할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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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 지난해에 비래 한 단계 내려앉은 서강대는 전공 및 업무 교양과의 관련성, 업무 적응력, 조직 융화력, 창의적 업무 해결 부문에서 모두 4위를 기록했다. 또 전체 9개 부문 중 5개 부문에서 서강대는 한양대를 앞질렀다. 또 9개 부문 중 6개 부문에서 4위와 5위권을 오가는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강대가 한양대에 비해 한 계단 뒤처진 이유는 발전 가능성, 국제화 시스템, 성실성과 책임감 부문에서 6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성실성과 책임감 부문을 제외하면 나머지 두 개 부문은 ‘학교의 투자’와 관련된 부문이다.

7위부터 10위까지는 순서대로 중앙대·경희대·한국외국어대·부산대가 차지했다. 다만 이들 대학은 상위 6개 학교 경영대와는 꽤 큰 첨수 차이를 보였다.

고려대가 6000점대, 연세대와 서울대가 5000점대, 성균관대·한양대·서강대가 4000점대 점수를 가지고 있는 반면 중앙대만 2000점대의 점수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1000점대의 점수다. 이들이 상위 6위 이내의 경영대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아직까지는 꾸준하고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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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