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 꽃보다그림 대표

“거래처의 승진·인사 발령이나 개업식 등 특별한 날, 흔한 꽃이나 화분보다 오래 기억되는 그림 한 점 선물하는 게 어때요?”

흔히 ‘그림 선물’하면 가격도 만만치 않고 선택도 쉽지 않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세련된 그림을 간단하게 인터넷에서 골라 화환이나 난 화분 정도의 가격으로 선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꽃보다그림(www.꽃보다그림.com)은 디지털 그림을 기반으로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살 수 있는 인터넷 갤러리다.
[포커스] “그림 선물의 효과, 생각보다 큽니다”
꽃보다 그림 서비스는 대기업에서 마케팅·영업 경력을 갖고 있는 김홍식 대표가 2010년 디지털 아티스트 오진국 화백을 만난 것이 계기가 돼 탄생했다. 오 화백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한 ‘디지로그’ 화풍의 창시자다. 디지털 그림은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린 일반 그림과 같은 느낌이지만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고 특수 프린트로 캔버스에 인쇄하는 디지털 기반의 미술 방식이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오 화백의 작품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듣다가 김 대표는 번뜩이는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품격을 갖춘 선물을 해야 할 때 꽃이나 난을 대신해 그림을 선물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떻겠느냐는 것이었다. 이 제안을 오 화백도 흔쾌히 받아들여 의기투합할 수 있었다. 국내 선물용 꽃 시장은 연 3000억 원 규모여서 이 중 일부만 그림으로 대체하더라도 수익적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었다.

디지털 그림은 한 번 그리면 판화처럼 계속 찍어낼 수 있지만, 꽃보다그림은 그림의 가치를 생각해 50점만 한정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김 대표는 “그림의 뒤에는 작가의 사인뿐만 아니라 50점 한정본 중 몇 번째로 구입했는지 적혀 있다”며 “한정판으로 가치를 부여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꽃보다그림에는 오 화백을 비롯해 신숙정·남해경·김은경·강대진 등 유명 작가들이 참여해 제작한 디지털 그림 400~500점을 보유하고 있다. 풍경화·추상화·반추상화·정물화·인물화 등 카테고리에 따라 원하는 그림을 찾을 수 있고 오리지널 그림 역시 사이트를 통해 구매하거나 선물할 수 있다. 가격은 디지털 그림이 10만~30만 원대, 오리지널 그림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하는 등 다양하다.

“그림을 선물하면 보낸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만족도가 높아요. 그림을 통해 품격을 느낄 수 있고 그냥 시들어 버리는 꽃보다 집이나 사무실에 걸고 영구적으로 소장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꽃보다그림은 승진·결혼·개업·집들이 등이 많은 시기에 주문이 많이 몰린다. “매출이 20~30%씩 불어날 정도로 그림 선물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며 “주문이 많은 때는 월 단위로 80~100점이 판매된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선물로 배송되는 그림은 화환처럼 메시지를 적은 리본을 달거나 보내는 이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동봉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후 꽃 선물 시장 규모 3000억 원 중 약 7% 이상을 그림 선물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꽃보다그림은 문화 콘텐츠 비즈니스입니다. 일반인들은 유명 작가 작품이더라도 갤러리에 가지 않으면 접하기 힘들어요. 꽃보다그림을 통해 좋은 작품을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죠. 한편 국내 작가들에게는 꽃보다그림이 대중에게 작품을 알릴 수 있는 하나의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