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철 스시로코리아 대표

“맛있는 스시를 배부르게, 맛있는 스시로 행복하게.” 성공적인 한국 진출 1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세계 최대의 회전 초밥 레스토랑 ‘스시로’의 모토다.

스시로는 1984년 오사카에서 1호점을 오픈한 뒤 현재 일본 전역에 340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국민 레스토랑’이다. 연간 1억 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스시로의 연매출액은 작년 말 기준 1조4000억 원에 달한다.

스시로의 첫 번째 해외 진출 법인인 스시로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최세철 대표는 외식 업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1998년 한국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매니저로 입사한 후 지점장을 거쳐 대표이사 자리에까지 올랐다.

설립 초기 고전하던 한국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현재 세계 매출의 70%(미국 제외)를 차지하는 위상을 갖게 된 데에는 최 대표의 열정적이고 과학적인 경영의 힘이 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폐업 직전에 있던 아웃백 1호점 발산점의 점장을 맡아 1년 만에 연매출 30억 원을 달성했다. 연간 187%의 성장을 이끌어 낸 그는 1990년대 패밀리 레스토랑을 대중화한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가장 성공할 수 있는 외식 트렌드가 무엇일지 끊임없이 생각했습니다. 정답은 ‘웰빙 시 푸드’였습니다. 그리고 스시는 가장 세계화되고 대중화된 시 푸드죠.”

이 같은 최 대표의 명확한 비전, 그리고 외식 업계에서 쌓은 노하우와 글로벌 경영에 대한 이해는 때마침 해외 진출을 준비하던 도요사카 겐이치 스시로 사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도요사카 사장 역시 최 대표와 마찬가지로 점원부터 하나씩 배워가며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올라 스시로의 지금을 만든 인물이다.

그래서일까. 그 어느 나라의 경영인보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의 경영자인데도 불구하고 둘은 시쳇말로 ‘뜻이 통했다’. 스시로가 글로벌 진출의 첫 대상으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다. 최 대표 역시 직접 한국 법인에 대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며 스시로코리아의 성공에 ‘올인’했다.
[포커스] “싸지만 맛있게 만드니 손님 몰리네요”
“스시로의 성장 비결은 좋은 품질, 저렴한 가격,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에 있습니다.” 스시로코리아 역시 일본의 본사와 같은 콘셉트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스시로는 다른 회전 스시집의 절반 정도 수준인 최저 1700원부터 최고 3600원의 스시를 서비스한다.

가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음식은 맛이다. 스시로가 보유한 100여 가지 메뉴의 원가율은 평균 50%에 달한다. 몇몇 고급 제품은 이 원가율을 훌쩍 넘어 60~70%에 달하기도 한다. 그만큼 최고 수준의 신선한 재료만 사용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시스템이다. 스시로에서는 접시 뒷면에 IC 칩을 붙여 세계 최초로 스시를 하나씩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회전 레인에서 350m 이상을 이동한 접시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자동 폐기한다. 바로 스시의 생명인 ‘맛’을 지키기 위해서다. 최 대표는 앞으로 이 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한국화’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미 그의 몇몇 도전은 성공을 거뒀다.

일본에서는 먹을 수 없는 우삼겹 스시가 매출 2위 제품으로 올라섰다. 또 소비자들이 주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오픈 키친’, 음료 등을 직접 가져다 먹는 ‘셀프 코너’ 등의 새 시스템은 일본의 경영진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종로 1호점을 시작으로 1년 만에 수도권에만 4호점이 생겼습니다. 품질관리를 위해 모든 지점을 직영만 하는 것을 따져본다면 괜찮은 성과죠. 내년 중에 울산·창원 등 지방을 중심으로 7호점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스시의 대중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