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플루미스트

찬바람이 불면서 독감 예방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보통 11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에 크게 유행한다. 급성 호흡기 감염 질환인 계절 독감은 기침이나 콧물 같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도 나타나지만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고열과 오한·두통·몸살·전신근육통 등의 증상도 수반한다.

한 번 감염되면 길게는 열흘까지 증상이 지속되는데 모든 연령층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만성폐질환자·심장질환자·면역저하자·임산부 등에게는 합병증을 발생시킬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독감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퍼져 호흡기로 감염되거나 손을 통해 전염되는 만큼 손 씻기와 기침 에티켓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독감으로부터 내 몸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다.

김윤경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독감은 통상 우리나라에서 11~12월에 1차 유행, 이듬해 2~4월에 2차 유행이 나타난다”며 “노인·만성질환자·소아·임산부 등 우선 접종 권장 대상자는 매년 10월에서 12월 사이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컴퍼니] 코에 뿌리는 백신…독감 ‘ 안녕~’
[컴퍼니] 코에 뿌리는 백신…독감 ‘ 안녕~’
예방접종 뒤 항체가 형성돼 충분한 면역력을 획득하는데 약 2~4주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면역 효과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 6개월 정도 지속된다.

일반적으로 독감 예방접종은 해마다 1회 정도 받으면 된다. 하지만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의 어린이는 사정이 다르다. 작년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올해 독감 백신을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 받아야 한다는 것이 소아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독감 백신은 바이러스를 죽여 만드는 주사제형의 불활화 사(死)백신과 독감을 일으킬 수 없고 면역 반응만 유도하도록 약화시킨 바이러스로 만들어 코에 뿌리는 비강 분무형 약독화 생(生)백신이 있다.

어린이들은 예방주사 맞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부모들이 곤욕을 치른다. 이럴 땐 주삿바늘 없는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의 접종이 효과적이다.

주삿바늘이 없는 독감 예방주사는 녹십자가 미국 메드이뮨에서 도입한 ‘플루미스트’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로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제품이다. 만 2세에서 49세까지 천식이 없는 사람에게 접종할 수 있다. 김윤경 교수는 “‘플루미스트’는 비강(鼻腔) 내 점막에 백신을 직접 접종해 자연 상태에서 독감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경로를 그대로 이용하므로 기존 주사제형 백신보다 더 효과적인 면역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사 부위에 생길 수 있는 통증·발적·종창 등 여러 가지 국소 이상 반응도 없어 주사 맞기를 두려워하는 어린이는 물론 성인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플루미스트는 미국에서 2003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약 5000만 도스(dose) 이상이 사용돼 유효성·안전성·편리성을 이미 인정받았다. 2007년 미국의 유명한 의학 저널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세계 16개국에서 동시에 실행된 임상시험 결과 플루미스트가 기존 독감 백신보다 독감 예방 효과가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