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삼현 이트레이드증권 대표

이트레이드증권은 1999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온라인 증권사다. 당시 업계 톱이던 LG투자증권과 일본의 소프트뱅크 간의 조인트벤처(JV)를 통해 미국 이트레이드 파이낸셜 코퍼레이션의 상표권과 시스템을 도입해 출발했다.

그 후 LG그룹의 금융 사업 철수에 따른 공백으로 후발 주자인 키움증권에 온라인 넘버원의 자리를 내줬지만 2008년 대주주가 바뀌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7년 실적 대비 자산 규모는 6배, 영업수익은 9배 성장했고 영업 이익률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같은 지표에서도 국내 33개 종합 증권사 중 2위에 랭크돼 있을 정도로 ‘알짜’다.

대주주의 변경과 함께 남삼현 대표가 부임하면서 변화는 두드러졌다. 먼저 남 대표는 종합 증권사로의 변신을 시도, 무점포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키움증권과 달리 수도권 주요 거점에 PB센터를 개설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가 종합 증권사로 변신하는 것에 대해 반신반의하며 ‘차라리 온라인에 집중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하는 의견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남 대표는 특유의 뚝심을 바탕으로 묵묵히 정해진 길을 갔고 그 결과 3년간 투자은행(IB)·법인영업·트레이딩 등 대주주 변경 이후 새로 시작한 비소매 사업에서만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일궈내며 가장 이른 기간에 사업을 정착시켰다는 평을 들었다.

이제 이트레이드증권은 ‘익사이팅 트레이드(Exciting Trade)’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다시 온라인으로 포커스를 돌리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온라인 관련 부서를 추가 신설 또는 확대 개편하는 등 급격한 조직 변화를 가하고 있다. 남 대표에게 온라인 투자 명가 재건을 위한 포부와 전략을 들었다.
[컴퍼니] “뚝심으로 불황 뚫어 온라인 강자 굳힐 것”
약력 : 1956년생. 82년 한양대 경영학과. 2002년, 2007년 호서대 벤처전문대학원 기술경영학 석사·박사. 82년 LG투자증권 입사. 2000년 LG선물 관리본부장. 2005년 한국증권선물거래소 규율위원회 위원. 2005년 우리선물 대표. 2007년 한국선물협회 부회장. 2008년 이트레이드증권 대표(현).


종합 증권사에서 다시 온라인으로 전략을 전환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국내 증권사 톱10 진입이라는 비전하에 1단계 목표가 종합 증권사로의 변신이었다면, 2단계가 온라인 명가를 재건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사실 톱10 진입을 위해서는 기존의 온라인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어요. 또한 증권업은 포트폴리오 사업입니다.

워낙 많은 부침을 겪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IB·법인영업·트레이딩 등의 사업과 리테일 사업과의 합작이 중요합니다. 직원들이 그동안 밤낮 없이 열심히 해준 덕에 1단계 미션을 조기에 달성하게 됐고 이제는 그 힘을 믿고 2단계를 빠르게 준비하게 된 것입니다.

대표로 부임한 후 그간 달성한 성과들에 대해 총평해 주신다면.

먼저 300억 원이 투자된 차세대 시스템을 업계에서 가장 일찍 성공적으로 구축한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시스템 안정화는 매우 힘든 영역입니다. 워낙 예민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오류도 많이 나고 다른 회사도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애를 태웠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프로젝트 기간이 1년 2개월에 불과했고 시스템 안정화도 2주 만에 완성돼 이제는 현재 32만 명인 고객이 100만 명으로 늘어나도 끄떡없는 시스템을 가지게 됐습니다. 또한 주문 속도도 타사 대비 1.3~2배 높을 정도로 온라인 영역에서는 이미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 상황입니다.

현재 우리 핵심인 온라인 사업의 점유율에서도 주식은 3위권, 파생상품은 1~2위권에 랭크돼 있습니다. 하이비젼시스템과 함께했던 이트레이드 스팩1호의 성공도 기억에 남습니다. 증권사가 추진한 스팩 사례 중 유일한 성공 사례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2012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시상식에서 콘텐츠 부문 1위와 종합 2위를 차지, 회사의 위상을 드높인 일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성과는 종합 증권사로의 변신을 3년 만에 조기 달성한 점입니다.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2~3년 단축된 것이고 낮은 인지도와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일궈낸 성과라 앞으로도 가장 듣고 싶은 칭찬입니다.

키움증권과 달리 PB센터를 두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물론 온라인 사업이 중심인 회사에서 대형 증권사가 하고 있는 PB 점포를 낸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PB센터는 온라인 사업의 보조적인 채널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 고객들은 온라인 거래를 중점으로 하는, 독자적인 투자 판단이 가능한 분들이 중심입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가끔씩 허전함이나 부족함을 느낄 때 가까운 거점 PB센터를 방문해 자문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고 대형사처럼 PB 서비스에 대해 높은 보수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언제든지 편하게 방문해 증권사 지점 중 가장 실속 있는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 놓았습니다.
[컴퍼니] “뚝심으로 불황 뚫어 온라인 강자 굳힐 것”
‘익사이팅 트레이드(Exciting Trade)’를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걸었는데요. 그 배경은 무엇인가요.

온라인 투자를 하는 고객들은 매우 외로운 분들입니다. 시장의 잦은 부침과 최근에는 글로벌 경제까지 침체에 빠지면서 받은 고통을 스스로 감내해 온 분들입니다. 이런 고객들에게 우리 회사가 드릴 수 있는 가치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익사이팅(Exciting)’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고객들을 절대 외롭지 않게 해 드려야 할 것이고 두 번째는 한 발 더 나아가 투자의 재미를 느끼게 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업계 최고의 시스템 경쟁력을 기반으로 실속 있는 가격과 재미있는 콘텐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병행해 이트레이드증권의 고객이 투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을 전환시키는 첨병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온라인 시장 전망과 이트레이드증권의 사업 전략은 무엇입니까.

온라인 사업은 글로벌 트렌드로 봤을 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입니다. 앞으로 증권뿐만 아니라 은행·보험에서도 큰 도약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의 강점은 온라인에 적극적으로 투자해도 오프라인 사업과의 상충(Trade-off)이 없다는 점이며 이 점은 온라인 사업을 부록처럼 영위하는 대형 증권사와 확실히 다른 점입니다.

이미 이트레이드증권의 사명에는 ‘국내 최초의 온라인 증권사’라는 자부심이 숨어 있습니다. 단기간에 종합 증권사로의 변신을 완료한 저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사업에서도 강자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입니다. 향후 온라인 사업의 경쟁 구도는 시스템과 콘텐츠가 결합된 ‘플랫폼’의 싸움입니다.

이트레이드증권의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인 ‘씽큐’는 급증하고 있는 국내·해외의 모든 상품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거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시스템이며 얼마 전 리뉴얼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씽큐스마트’도 컴퓨터에서 활용하던 여러 솔루션을 그대로 구현한 것이기 때문에 고객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슬로건에 걸맞은 ‘익사이팅’한 여러 콘텐츠들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고객들은 우리 플랫폼을 통해 지금까지와 다른 재미있고 실속 있는 거래를 경험하게 될 겁니다.

대표님의 경영 철학은 무엇인가요.

저의 경영 방식은 ‘절대 무리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지는 않는 것’입니다. 남들이 가끔 우리 회사를 보면 ‘언제 저렇게 컸어?’라고 깜짝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은 것이 제 욕심입니다. 금융은 고객의 꾸준한 신뢰를 먹고 사는 사업입니다.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을 무시한 채 깜짝 쇼를 즐기는 회사는 고객에게 영원한 사랑을 받기 어렵습니다.

최근 증권업계도 불황이 심각한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증권업계의 불황은 늘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불황이 닥쳤을 때 흔들리지 말고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계속 전진하는 것이며 다음 스테이지를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에 대한 얘기들이 있지만 이트레이드증권은 사업이나 인원의 조정 없이 가던 길을 계속 갈 겁니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