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초혁신 기술

새로운 소재의 도입은 기존 제품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 가장 ‘핫’한 신소재는 바로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그래핀(Graphene) 이다.

그래핀은 쉽게 말해 연필심을 얇게 썬 물질이다. 2004년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이 상온에서 처음으로 만들어 냈다. 그래핀은 탄소 결정이 2차원적으로 펼쳐진 물질이며 두께는 0.2나노미터(nm) 정도 수준이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다.

그렇다면 왜 그래핀을 꿈의 신소재라고 부를까. 그래핀의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최고의 열전도성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성이 높다. 도체로서 성능을 가늠하는 전기전도성으로 비교하면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한다.

그래핀은 반도체 재료로 사용되는 단결정 실리콘과 비교하면 10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킨다.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 기기에서 정보를 저장하고 출력하는 기능을 수행했던 반도체는 대부분 실리콘 소재로 만든다. 값싸고 구하기 쉬우면서도 견고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래핀을 사용하면 실리콘보다 더 얇고 단단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특히 그래핀은 빛을 98% 이상 투과시킬 수 있을 정도로 투명하다. 즉 투명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어 이를 각종 전자 제품에 활용하면 제품 자체를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가 사용하던 ‘투명 디스플레이’를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2009년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된 ‘그래핀 필름’은 마음대로 잡아당기거나 휘게 하고 접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30인치 터치스크린을 그래핀으로 제작한 적이 있는데, 매우 우수한 성능으로 테스트를 마쳤다.
성균관대-삼성전자 종기원 "플렉시블 전자소자 실현 앞당겨"
(서울=연합뉴스) 성균관대 성균나노과학기술원 홍병희 교수와 삼성전자종합기술원 최재영 박사팀은 14일 반도체 공정에 적용 가능한 대면적 그래핀 합성기술과 패터닝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권위 있는 과학저널 '네이처'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사진유연한 기판 위에 그래핀으로 전자회로를 구성한 뒤 구부린 모습. ※편집자주: 15일 오전 3시 국제엠바고는 '네이처'가 정한 것으로 제작 편의를 위해 미리 기사를 송고합니다. 신문과 방송(조간 가판 및 홈페이지 포함), 인터넷 매체 및 포털사이트는 15일 오전 3시 이전에 이 기사를 사용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엠바고 파기시 전적으로 귀사에 책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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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삼성전자 종기원 "플렉시블 전자소자 실현 앞당겨" (서울=연합뉴스) 성균관대 성균나노과학기술원 홍병희 교수와 삼성전자종합기술원 최재영 박사팀은 14일 반도체 공정에 적용 가능한 대면적 그래핀 합성기술과 패터닝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권위 있는 과학저널 '네이처'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사진유연한 기판 위에 그래핀으로 전자회로를 구성한 뒤 구부린 모습. ※편집자주: 15일 오전 3시 국제엠바고는 '네이처'가 정한 것으로 제작 편의를 위해 미리 기사를 송고합니다. 신문과 방송(조간 가판 및 홈페이지 포함), 인터넷 매체 및 포털사이트는 15일 오전 3시 이전에 이 기사를 사용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엠바고 파기시 전적으로 귀사에 책임이 있습니다. (끝)
한국, 원천 기술 최강국

이 뿐만이 아니다. 그래핀의 활용 분야는 말 그대로 무궁무진하다. 초고속 반도체나 투명 전극을 활용한 휘는 디스플레이는 물론 고효율 태양전지를 비롯해 전자종이나 몸에 착용하는 컴퓨터 등을 만들 수 있다.

이 중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투명 전극 시장이다. 투명 전극은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평판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 등에 적용되는 핵심적인 전자 부품이다.

반도체 대체 소재로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전기전도성과 열전도성이 뛰어나 초소형 컴퓨터를 보게 될 수도 있다. 키보드나 본체 없이 가벼운 디스플레이만으로 작동하는 컴퓨터가 판매된다는 것이다.

현재 그래핀 상용화 단계의 선두 주자는 우리나라다. 성균관대 연구팀이 그래핀 투명 필름을 개발해 2010년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 기술력은 4~5년 안에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고 10년 전후에는 반도체 소재로서 실리콘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 연구진이 발표한 그래핀 관련 연구 성과는 올해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는다.

이처럼 정보기술(IT)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소재인 그래핀의 관건은 대량생산 기술이다. 그래핀을 투명 전극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량생산 설비를 확보한 곳은 전 세계에 아직 한 곳도 없다.

우리나라는 이 부문에서도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10월 3일 울산과학기술대 전용석·김병훈 교수 등이 공동 참여한 연구팀이 수소 가스를 그래핀 표면에 흡착해 n형 그래핀 반도체를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플라스마 처리를 통한 p형 그래핀, 나노 크기의 귀금속을 이용한 n형 그래핀 등 기존의 기술처럼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상온에서 수소 가스에 노출시키는 과정만으로 공기 중에서도 안정한 n형 그래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나노 크기의 태양전지나 수소 저장 장치, 반도체 다이오드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