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11월 6일)가 며칠 남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할지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대선의 절차는 한국과 달리 매우 복잡하다. 우선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지명할 수 있는 대의원을 뽑는 프라이머리·코커스(1월 중순부터 시작) ▷대통령·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8월 말~9월 초) ▷대통령 선거 등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1년 내내 선거를 치르는 셈이다.

프라이머리와 코커스는 정당에서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예비 선거다. 한국의 경선 개념으로 보면 된다. 프라이머리는 당원과 함께 일반 유권자들도 표를 던질 수 있고 코커스는 당원만 참여한다는 게 다르다. 예비 경선을 프라이머리로 할지, 코커스를 채택할지는 각 주에서 결정한다.

주별로 진행되는 프라이머리와 코커스는 1월에 시작해 6월께 끝난다. 하지만 보통 그전에 후보 윤곽이 나온다. 올해는 공화당 롬니 후보가 4월 10일 경쟁자인 닉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경선 포기를 선언하면서 조기에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다면 8월 말~9월 초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11월 6일 대선 당일은 엄밀히 말하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단을 뽑는 날이다. 미국은 엄밀히 말해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뽑는다.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날은 ‘선거의 해 12월 둘째 수요일 다음 월요일(올해는 12월 17일)’이지만 선거인단 선출 결과가 후보의 득표율이나 마찬가지여서 이날 대통령이 정해진다고 볼 수 있다.
<YONHAP PHOTO-0398> 버지니아 유세하는 밋 롬니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 밋 롬니 미 공화당 대선후보가 1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펙스 시티파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12.9.14

     photo@yna.co.kr/2012-09-14 06:54:03/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버지니아 유세하는 밋 롬니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 밋 롬니 미 공화당 대선후보가 1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펙스 시티파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12.9.14 photo@yna.co.kr/2012-09-14 06:54:03/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승자 독식’과 ‘스윙 스테이트’의 승부

선거인단은 총 538명이다. 각 주에 2명씩 배정된 상원의원 100명과 인구 비례로 배정된 하원의원 435명에 수도 워싱턴 DC에서 나오는 3명을 합한 숫자다. 선거인단을 270명 확보하면 당선된다.

그런데 각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확보는 ‘승자 독식(winner-take-all)’으로 이뤄진다. 해당 주에서 일반 유권자로부터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방식이다. 가령 버지니아 주에서 오바마가 50.1%, 롬니가 49.9%의 표를 얻었다면 버지니아에 배정된 선거인단 13명 모두 오바마에게 돌아간다.

네브래스카 주와 메인 주를 뺀 48개 주에서 승자 독식제를 선택하고 있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승자 독식제 때문에 전국 유권자 투표에서는 이겼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져 패배하는 경우도 있다. 2000년 대선 당시 조지 W 부시 후보는 앨 고어 후보에게 전국 투표 수에서는 뒤졌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앞서 대통령에 선출됐다. 이런 일은 네 차례 있었다.

그래서 승부는 양당의 지지율이 비슷한 경합주,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에서 갈린다. 양당의 지지율이 그네를 타는 것(swing)처럼 왔다 갔다 한다고 해서 스윙 스테이트라고 부른다.

현재 오하이오·버지니아·플로리다·뉴햄프셔·아이오와·콜로라도·위스콘신·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 등 10개 주가 스윙 스테이트로 분류된다. 두 후보가 10개 주에 시간과 돈을 쏟아 붓고 있는 이유다. 스윙 스테이트 가운데 오하이오 주는 후보들에게 1순위 공략 지역이다. 1964년 대선 이후 오하이오 주에서 승리한 후보는 예외 없이 백악관에 입성한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미국)=장진모 한국경제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