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대거 은퇴하게 된다.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를 앞두고 각계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0월 17일 ‘실버 세대를 위한 젊은 비즈니스가 뜬다’는 보고서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5대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보다 젊고 액티브하게 살려는’ 이들의 욕구를 반영한 5가지 사업이 급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에선 1차(1955~1963년생)와 2차(1968~1974년생) 베이비부머 1300만 명이 2020년부터 65세 이상 실버층으로 진입한다.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는 자산과 소득수준이 이전 세대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능동적인 소비 주체로서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실버층 진입으로 ‘고령자=가난한 비주류층’라는 통념이 점차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은퇴 세대는 이제 ‘부유하고 활동적이며 건강하게 장수하는 소비 그룹’으로 인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실버층이 되면 사회·경제적으로 큰 변화가 올 것”이라며 “이들이 소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33조 원이었던 국내 실버 산업의 규모는 10년간 14.2%씩 성장해 2020년에는 12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건강 ▷가족 ▷여가 ▷사회참여 ▷디지털 라이프 등에서 5대 소비 트렌드를 도출해 제시했다. 새로운 실버 세대는 질병 예방은 기본이고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를 주저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프로액티브 케어(사전 건강 돌봄)’ 사업이 뜰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신적 안정을 추구하는 정신 건강 테라피나 힐링 상품, 교감을 통해 위안을 제공하는 애완용 로봇, 두뇌 헬스클럽, 항노화(안티에이징) 상품 시장 등이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다.
베이비부머의 신소비 트렌드, 실버 세대 노린 ‘젊은 비즈니스’ 뜬다
태블릿과 온라인 쇼핑몰도 인기

가족 내에 효를 중시하는 가치관은 남아 있지만 실버층의 자발적인 독거로 인해 원거리 효도를 지원하는 사업도 부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원거리 안부 확인 서비스(파나소닉의 미마모리넷토)나 노인 생활 도움 로봇(NEC의 파레토)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베이비부머의 신소비 트렌드, 실버 세대 노린 ‘젊은 비즈니스’ 뜬다
보고서는 또 실버 세대가 문화 소외층에서 주류 소비층으로 바뀌면서 이들이 주도적 참여자로 즐길 수 있는 산업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행과 교육을 결합한 미국의 ‘로드스칼러’ 프로그램이나 시니어올림픽으로 불리는 ‘시니어게임’ 등을 사례로 꼽았다.

또한 베이비부머 주축의 실버층은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려는 성향이 강한 만큼 사회 참여 비즈니스도 유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경험과 지식을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연계해 주는 사업이다.

IT에 감성을 접목해 스마트 실버층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사업도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온라인 쇼핑몰, 실버층을 겨냥한 태블릿 PC용 애플리케이션 ‘실버서프’ 등이 좋은 사례다. 김 수석연구원은 “이를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한 미래 유망 사업들을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홍표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