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초혁신 기술

2000년대 액정표시장치(LCD) TV가 출시되면서 기존 브라운관 TV에선 상상하지 못했던 선명한 화질과 새롭고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이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며 기존 CRT(음극선관) TV 중심의 시장 판도가 LCD TV로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

LCD TV는 패널 뒤에 BLU(Back Light Unit)를 이용해 빛을 발산해 색상과 이미지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전력 소비가 높고 수명이 짧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발광다이오드(LED)를 BLU로 쓰는 방식의 LCD-LED TV가 개발됐다.

이 역시 기존 LCD TV를 빠르게 대체해 나갔다. 하지만 BLU를 꼭 필요로 하는 LCD TV와 달리 자체 발광이 가능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개발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OLED TV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OLED TV는 BLU가 없다. 이 때문에 LCD TV보다 전력 소비량이 적고 두께와 무게 또한 3분의 1 수준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픽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LCD TV보다 100만 배 이상의 빠른 반응속도를 가지고 있다. 170도 이상의 광시야각이 가능하며 LCD TV보다 훨씬 밝고 자연스러운 색감을 낸다는 강점이 있다. 이처럼 기존의 LCD TV들의 단점을 보완한 OLED TV는 차세대 TV 시장을 이끌 제품으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TV] OLED TV, 스스로 빛내는 TV…양산화 ‘눈앞’
반응속도, LCD보다 백만 배 빨라

OLED TV는 진입 장벽이 큰 산업이다. OLED 패널을 사용해 TV를 양산하기 위해선 최첨단 기술과 3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해 OLED 패널 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이 같은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이며 이 두 기업은 OLED TV 시장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OLED TV를 먼저 양산하는 기업이 TV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초부터 양사는 55인치 OLED TV 양산 계획을 세워 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다른 기술 방식으로 OLED TV 대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은 RGB OLED를 쓰는 반면 LG는 WOLED 방식을 채택했다. RGB OLED는 적색·녹색·청색의 유기물을 증착해 OLED 패널을 구현하는 것이고 WOLED 방식은 흰색 OLED에 적색·녹색·청색의 컬러 필터를 통해 색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LG가 선택한 WOLED TV는 RGB OLED TV보다 조금 더 효율적이고 양산 단계에 조금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컬러 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RGB OLED TV보다 휘도(밝기)는 떨어진다.

양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OLED TV 양산 개발 진척도는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OLED TV 대중화는 2014년이 아닌 2015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기존 LCD 장비 활용도가 높은 WOLED TV가 2015년 OLED TV의 표준이 될 전망이며 2020년쯤에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RGB OLED TV가 WOLED TV를 대체할 전망이다.

큰 그림 관점에서 OLED TV가 LCD TV를 대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진리다. 지금 겪고 있는 수율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후 OLED TV가 TV 시장을 이끈 다음 단계는 뭘까. OLED TV를 기반에 두고 플라스틱과 같은 휘어지고 구부러질 수 있는 디스플레이들이 선보인다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무안경 3D, 접히거나 휠 수 있는 전자종이를 들고 다니는 시대가 그리 머지않았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디스플레이·가전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