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무버(선도 기업)를 뛰어넘어 마켓 크리에이터(시장 창조 기업)가 돼야 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위기 대응을 강조하고 나섰다.

권 부회장은 지난 10월 11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완제품(DMC) 부문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내년도 글로벌 경기 전망이 좋지 않고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위기에 선제 대응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라고 적극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세미나는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정례 교육이었지만 이번에는 임원을 대상으로 한 위기 대응 정신 교육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담당 사장과 윤주화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 김현석 영상사업본부장(부사장) 등 임원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임원 출근 시간에 맞춰 이른 오전부터 시작, 오후 4시까지 진행됐다.
[Close Up]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시장 창조자 돼라’…위기 대응 주문
권 부회장은 오전 10시에 시작된 강연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지금이 진짜 위기”라며 입을 뗀 후 여러 차례 위기 대응을 언급했다.

지난 3분기 8조1000억 원이란 영업이익을 올렸어도 모바일 사업만 호황을 구가하고 있을 뿐 TV·반도체 등은 실적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가 ‘2%대 성장’이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등 내년 사업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주목을 끈다.

더구나 내년도 투자 등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시점에서 나온 주문이라 삼성전자의 2013년 경영 방침이 ‘위기관리’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날 열린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도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저성장 시대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며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등 삼성그룹 내에서 위기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권 부회장이 제시한 첫 번째 타개책은 “마켓 크리에이터가 돼라”는 것이었다. 기존 시장이 어려울 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란 얘기다. 이의 일환으로 권 부회장은 임원들에게 새로운 정신무장으로 문화를 바꿔 나갈 것을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새로운 시장 창출 전략으로 이미 시장 1위를 굳힌 경험이 있다. 바로 TV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릴 때 삼성전자는 종전 제품보다 100만 원 비싼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모두가 안 될 것이라고 했지만 10cm가 넘던 TV 두께를 29.9mm로 줄인 LED TV로 삼성은 그해 TV 사업 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도 비슷하다. 스마트폰에 태블릿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무려 1000만 대 이상을 팔았다.

권 부회장의 두 번째 주문은 “임원들이 능동적·창의적·협업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 시장 창조를 위해 적극적으로 힘을 합쳐 도전하란 뜻이다. 이 같은 발언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의 미래는 신사업·신제품·신기술에 달려 있다. 기존의 틀을 깨고 오직 새로운 것만 생각해야 한다. 실패는 삼성인에게 주어진 특권으로 생각하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기를 당부한다”고 말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마지막으로 권 부회장은 “부하를 자식같이 키우라”며 인재 양성을 당부했다. 그는 “부하는 자식이다. 부모는 자식이 자신보다 뛰어나기를 바란다”며 그런 마음으로 부하를 육성해야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되며 미래의 먹을거리를 끊임없이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ew Face
정준양 포스코 회장, 세계철강협회 회장단 선임
[Close Up]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시장 창조자 돼라’…위기 대응 주문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세계철강협회 연례총회에서 임기 3년(2012년 10월~2015년 10월)의 회장단 일원으로 선임됐다.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은 회장 1인과 부회장 2인으로 구성된다.

정 회장은 세계철강협회 선례에 따라 2013~2014년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정 회장의 이번 회장단 선임으로 ▷원료 ▷수급 ▷지속 가능 등 세계 철강 업계의 주요 이슈에 대한 포스코와 국내 철강 업계의 발언권이 강화됨은 물론 현재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글로벌 포스코 전략’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 배구연맹 4대 회장 선출
[Close Up]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시장 창조자 돼라’…위기 대응 주문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이 한국배구연맹(KOVO)의 새 총재로 선임됐다. KOVO는 “10월 11일 오전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제4대 신임 총재로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4명의 이사(이유성 대한항공 단장, 김병관 현대캐피탈 단장, 권광영 흥국생명 단장, 심찬섭 한국도로공사 단장)로 구성된 총재 추대위원회는 이날 구 회장을 차기 총재로 추천했다. KOVO는 지난해 10월 이동호 총재가 드림식스 매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1년여 만에 새 총재를 선임하게 됐다.
[Close Up]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시장 창조자 돼라’…위기 대응 주문
CEO 동정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베트남에서 해답 찾는다

[Close Up]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시장 창조자 돼라’…위기 대응 주문
지난 10월 3일 업무 차 일본으로 출국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0월 11일 스마트폰 최대 생산 기지인 베트남을 둘러보고 전략 회의를 열었다. 베트남은 삼성 휴대전화의 40% 정도를 생산하는 옌퐁 생산 법인이 있는 곳이다.

이 회장은 현지에서 경영 전략 회의를 열고 아시아 시장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베트남 방문은 이곳을 모바일 허브로 키우기 위해 추가 투자 등을 결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방문에 맞춰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 모바일담당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10월 11일 베트남으로 출국해 관심을 모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글로벌 경영 가속화
[Close Up]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시장 창조자 돼라’…위기 대응 주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0월 11일 일본 내 최대 여행 그룹인 JTB의 다카와 히로미 사장을 만나 세계 최대 민간 여행 기구인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의 2013년 지역 총회(Regional Summit) 한국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롯데그룹은 밝혔다.

MOU에서 두 회사는 내년 WTTC 지역 총회의 한국 개최를 적극 지원하고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신 회장은 일본에 이어 이달 말까지 태국·미국 등을 방문하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석채 KT 회장, 오프콤 CEO와 미래 통신 시장 논의
[Close Up]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시장 창조자 돼라’…위기 대응 주문
이석채 KT 회장은 10월 11일 서울 서초동 올레캠퍼스에서 에드 리처드 영국 오프콤 대표와 만나 향후 통신 시장 변화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오프콤은 방송 및 통신 분야를 관장하는 규제 기관으로, 리처드 대표는 방송통신 이용자 주간을 맞아 열리는 ‘국제 방송통신 분쟁 조정 포럼’에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

두 CEO는 스마트 혁명의 시대를 맞아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가상 재화(Virtual Goods)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고령화, 양극화, 일자리 부족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