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관 전문 업체로는 국내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한 누리플랜을 찾았다. 서울 방배동 본사 사옥은 6층 건물로 1층에는 도시경관 업체답게 디자인 전시실이 자리하고 있다. 이상우 누리플랜 대표는 사훈을 ‘경관보국’이라고 지을 만큼 도시 디자인을 사명으로 여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선진국형 비즈니스를 생각하던 중 야간 조명을 생각했어요. 국민소득과 수준이 올라가면서 도시경관 사업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고 한 업체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했죠.”
[유망 종소기업 탐장] 시장점유율 1위, 업계 최초 코스닥 상장 '누리플랜'
도시경관 사업은 대형 교량·구조물·공원 등에 빛을 디자인하는 도시경관 조명과 난간, 방음벽, 차량 방호 울타리 등 도시 시설물을 설치하는 도시경관 시설로 나뉜다.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일대 환경 디자인 설계까지 담당한다. 대표적으로 광주천 리노베이션 사업을 도맡아 오솔길과 자전거도로 등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도시를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누리플랜의 고객은 주로 전국의 지자체다. 저가 경쟁이 아닌 기획과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지자체 사업 공모를 공략하고 있다. 전국 230여 개 지자체 중 50% 정도가 누리플랜에 수주를 맡겼다고 한다. 경관 조명으로 1000개 이상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누리플랜은 2010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120명의 직원 중 60%가 디자인과 연구·개발(R&D) 인력일 정도로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있다.

누리플랜이 자랑하는 또 한 가지는 특허다. 120여 건의 특허권을 인정받아 은탑 산업훈장과 대한민국 산업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산업재산권만 650건을 보유하고 있다. 누리플랜이 특허에 공을 들이는 것은 특허 분쟁을 경험해 봤기 때문이다.

“건설 현장에 가설 방음벽을 설치하는 사업을 했는데 이때 다른 업체에서 유사품을 만들어 특허 분쟁으로 이어지면서 3년간 새로운 사업도 못하고 후발 주자들에게 시장을 빼앗기고 말았어요. 특허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어떤 기술이라도 특허를 확보하고 있죠.”

누리플랜은 신성장 동력을 염두에 두고 상장을 전후해 국방 사업에 진출했다. 크게 EMP(Electro Magnetic Pulse) 방호 사업과 레이더 사업, 무인 탐지 센서 사업으로 나뉜다. 핵폭탄이나 EMP탄이 투하됐을 때 발생하는 강력한 전자파가 일정 반경 내에 통신 및 전자 기기의 주요 부품을 일시에 파괴하곤 하는데 EMP 방호시설이 이를 방지한다.

누리플랜은 2년 전 국내 첫 EMP 방호시설 사업을 수주, 올해 시공을 완료했으며 개발 과정에서 취득한 기술 6건을 국내 특허로 등록했고 1건의 해외 특허를 출원 중이다.

올 들어서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국제 유가 인상이나 에너지 절약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불을 밝혀야 하는 경관 조명 사업은 여지없이 위기에 처하곤 했다. 이 때문에 전력 소모가 적은 경관 조명용 자체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ESS까지 개발할 수 있었다.

“ESS 사업 중에서 바나듐레독스흐름전지(VRB)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VRB는 다른 이차전지와 비교해 대용량화가 쉽고 폭발의 위험성이 적으며 유지 보수비가 적게 드는 특징이 있죠.”

누리플랜은 현재 2.5kW와 5kW의 개발을 완료했고 올해 말까지 200kW급 개발을 완성할 계획이다.

“기존 도시경관 사업을 발판으로 ESS 사업과 국방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 방위산업 전문 기업, 산업용 축전지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누리플랜
설립: 1994년 3월
자본금: 21억 원
매출액: 596억 원(2011년 기준)
주요 생산품: 경관 조명, 경관 시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