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세계 각국이 에너지 확보전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셰일가스·오일샌드 등 비전통적 에너지원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적 자원 강국인 캐나다도 적극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를 강화하는 한편 자국 에너지 상품을 수출하는 세일즈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에너지 산업 최대 투자국이었던 미국이 장기 불황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겨냥해 자원 외교를 펼칠 계획이다.

조 올리버(Joe Oliver) 캐나다 천연자원부 장관이 한국을 찾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한경비즈니스는 캐나다대사관에서 조 올리버 장관을 만나 캐나다 에너지 산업 현황과 전략 등을 들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방문이지만 장관으로 방한한 것은 처음”이라며 “셰일가스를 비롯해 캐나다의 다양한 천연자원 분야에서 한국과 더욱 강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 올리버 캐나다 천연자원부 장관 “캐나다 에너지 시장 투자 잠재력 커”
약력 : 1940년생. 캐나다 맥길대 법대·하버드 대학원 MBA 졸업. 메릴린치 은행 등 금융권에서 근무. 온타리오 증권위원회 이사. 캐나다 투자자협회 회장. 캐나다 하원의원 선출. 천연자원부 장관(현).



한국을 찾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은 캐나다의 7대 교역 상대국으로, 양국 간 교역 규모는 110억 달러를 웃돕니다. 저는 특히 에너지 부문에 초점을 맞춰 천연자원 분야에서 캐나다가 한국의 에너지 수요에 맞춰 자원을 공급할 수 있고 무역과 투자를 위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캐나다는 세계 3위 천연가스 생산국이자 세계 2위 우라늄 생산국입니다. 오일샌드를 포함하면 세계 3위 원유 매장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으로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은 없는 상태이며 소량의 경질 원유와 석유제품만 수출하고 있어 에너지 협력의 가능성이 크게 열려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협력이 활발하지 않았던 이유가 있는지요.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캐나다의 규제 절차가 투자자에게 확신을 주지 못했죠. 복잡하고 중복된 절차로 인해 불필요한 지연이 생겼고 일정을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캐나다 정부는 책임 자원 개발(Responsible Resource Development)이라는 규제 개혁 계획을 발표해 수출 라이선스 절차를 간소화하고 프로젝트당 1회 심사를 목표로 심사 과정에서의 중복을 없앴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한국의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운송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태평양 해안선을 따라 총 5건의 LNG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등 LNG 파이프라인 건설이 진행됨에 따라 캐나다 북서부 해안을 출발한 LNG 수송선은 11일이면 태평양 지역 내 LNG 수입국에 닿을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중동이나 아프리카보다 짧은 기간이죠.


최근 북미 지역 셰일가스의 개발 붐이 일고 있습니다. 캐나다 셰일가스는 미국에 비해 관심을 덜 받고 있는데요.

캐나다와 미국은 하나의 통합된 천연가스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가 공급 분지를 연결하는 광범위한 파이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국경을 넘어 원활하게 흐르고 있으며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운송비용은 이 시장 내에서 결정되죠.

셰일가스 개발은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미국 회사들이 캐나다에서도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 기술과 전문 지식이 빠른 속도로 캐나다 북부로 확산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모두 셰일가스 개발 기술에서 앞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시아 시장의 가스 수요를 겨냥한 관련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선진화된 에너지 자원 금융시장, 최첨단 자원 개발 기술 보유 등의 장점이 있는 만큼 투자 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는 1300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고 셰일가스를 포함한 비전통 가스는 400~850입방피트로 추정됩니다. 연안 자원 탐사 작업이 계속되면 양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조 올리버 캐나다 천연자원부 장관 “캐나다 에너지 시장 투자 잠재력 커”
주요 투자국은 어디입니까.

미국이 캐나다 에너지 산업의 가장 큰 투자국입니다. 최근 아시아 지역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본 미쓰비시와 중국 국영 에너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한국의 가스공사도 다수의 가스전 개발 사업에 참여 중입니다.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캐나다는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다변화할 계획입니다. 현재 캐나다 서부 해안의 키티맛항구에서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세 개의 프로젝트를 포함해 총 5건의 LNG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고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90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하루에 녹일 수 있게 됩니다. 캐나다는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시장을 넓혀나가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오일샌드(원유를 함유한 모래 또는 사암)는 캐나다에서 처음 발견됐죠.

오일샌드를 사업화하자는 제안은 1870년대에 나왔지만 상업용 오일샌드 채굴 작업이 처음 시작된 것은 1967년입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가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오일샌드 추출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산과 공급이 늘었습니다. 최근에는 시추(in-situ) 작업과 역청(bitumen)을 가열하기 위해 땅에 증기를 주입해 표면으로 펌핑하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오일샌드는 현재 경제 상황과 기술 수준에서 1690억 배럴의 원유가 추출 가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로 민간 부문에서 개발되고 있는데 캐나다·미국·유럽·아시아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주요 투자자입니다.

해외 투자로 보면 1958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590억 캐나다 달러가 오일샌드 사업에 투자됐습니다. 지난해에는 220억 달러가 투자됐고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원유 생산량의 53%가 오일샌드에서 생산됐습니다. 세계 메이저 석유 기업들이 안정적인 중질유 확보를 위해 캐나다 오일샌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오일샌드는 환경오염 문제가 지적되곤 합니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캐나다 정부는 오일샌드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투명한 규제 체제 하에서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식으로 개발되도록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규모 오일샌드 프로젝트들은 진행 전 환경평가를 받아야 하고 정부는 프로젝트 기간 동안 광범위한 환경 모니터링과 보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일샌드 시설은 캐나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6.9%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배출량의 약 0.1%에 해당합니다. 캐나다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7%로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캐나다는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무역 및 투자를 환영합니다. 캐나다 정부는 세금 인하, 채무 감면, 규제 완화를 시행했으며 자유무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캐나다를 고려해 줬으면 합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