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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산업은 경기를 많이 탑니다. 하지만 우리는 매출이 계속 상승하고 있지요.” 이탈리아 레스토랑 보나베띠의 조동천 대표는 자신 있게 말했다. 보나베띠는 삼성 에버랜드에서 조사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70개 중 최고 점수를 받았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여의도점·공덕역점·정동점 등은 매출이 20~30%나 상승했다.

조 대표는 1986년 웅진에 입사해 2003년 퇴사할 때까지 신규 시장 개척 업무를 주로 맡았다. 그 당시 신설 회사에 대해 고민했던 경험이 보나베띠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조 대표는 ‘새로운 시대는 여성 소비 시대로, 여성 트렌드에 맞춰 나갈 수밖에 없다’, ‘술에 대한 인식이 변한 게 와인에도 영향을 미친다’, ‘와인 문화는 건강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도 돈독하게 유지할 수 있다’ 등의 분석을 내놓으며 그에 맞는 경영 시스템을 마련했다.

시대적 흐름에 맞춰 프랜차이즈의 ‘상식’을 깬 것이 보나베띠의 성공 비결이라고 조 대표는 말했다. 우선 보나베띠는 전문 주방장 방식을 없앴다. 대신 레시피를 매뉴얼화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소믈리에를 없애고 와인 자동 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다른 이탈리아 레스토랑들이 전문 주방장이나 소믈리에에 의존하는 것과 다른 방식이다. 보나베띠는 인적 의존도를 줄여 인건비를 절감하고 레시피 등을 시스템화해 경영 안정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보나베띠 , 프랜차이즈 상식 깨다…인건비 최소화
레시피 매뉴얼화·시스템화로 비용 절감

고려대와 보나베띠가 공동 개발한 고객 환대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의 기념일 등을 챙기는 것도 보나베띠가 갖고 있는 ‘고객 중심’ 시스템화 노력 중 하나다. 조 대표는 “보나베띠의 음식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보나베띠의 음식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의 안락함과 편안함, 이미지까지 소비하는 것”이라며 “삼성과 현대처럼 고유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절대 브랜드’로 거듭나도록 계속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가형 프랜차이즈의 난립을 지양하고 가족처럼 창업주를 관리하는 것도 보나베띠의 특징 중 하나다. 조 대표는 “저가형 창업으로 쉽게 창업할 수 있게 하지 않는 것, 창업 시 진입 장벽이 있어야 한다”는 경영 철칙을 갖고 있다.

하루에도 몇십 개씩 우후죽순 창업했다가 도산하는 프랜차이즈 외식 업체들을 바람직하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본사가 꾸준하게 관리해 주는 데다가 쉽게 개설할 수 없는 것은 외식 사업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 덕분에 보나베띠의 매장들은 고급스럽고 질 좋은 외식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역점은 서울역과 바로 연결돼 접근성이 편리한 것은 물론 각종 드라마 배경으로 섭외되고 있다. 또한 음식 맛이 좋은 것으로 입소문이 나 가족 모임이나 상견례 장소 등으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조 대표는 “인간관계나 비즈니스 공간으로서 중요한 곳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보나베띠만의 ‘특성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음식 학교, 와인 아카데미 등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