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을 지향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 스스로 자기 주도적인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

조직 내 인력 구성이 다양해지고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소통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 필자의 회사에서도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정기적으로 ‘오픈 간담회’를 연다. 격식이나 갖춰져 있는 내용 없이 그저 비어 있는 화이트보드를 옆에 두고 직원들이 평소 사장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자유롭게 묻고 답변하는 자리다.

최근 가진 오픈 간담회의 주제는 필자의 회사가 추구하는 ‘수평 조직의 소통법과 기업 문화’였다. 이날 오고 간 많은 이야기들 중에는 수평적 조직의 한계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수평 조직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조율해 가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의사 결정 속도가 늦어 빠른 일처리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이었다. 이에 대해 필자는 “구성원 개개인이 ‘프로’가 되면 문제는 해결된다”고 답했다.

사전적 의미로 ‘프로’는 어떤 일을 전문으로 하거나 그런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현대사회에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프로 정신을 발휘하라’, ‘진정한 프로가 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필자 역시 직원들이 ‘프로’가 되어 주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필자가 강조하는 ‘프로’의 핵심은 ‘자기 주도적인 삶’과 맞닿아 있다. 그렇다면 ‘자기 주도적인 삶’은 어떻게 살아가는 삶일까.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 박사는 ‘급한 일이 아니라 중요한 일을 하라’, ‘남의 삶을 복사판으로 살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라’는 말로 자기 주도적인 삶의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필자가 원하는 인재상이자 프로의 모습도 이와 비슷하다. 스스로의 주관과 책임을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 방향에 일방적으로 따르기보다 방향을 제안하고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이다.

사실 프로다운 모습을 갖춘 개인이 모인 조직은 기업 문화가 수평적인지, 수직적인지에 상관없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많다. 다만 수평적인 조직 문화와 개인의 주도적인 삶이 만나면 그 시너지는 무한대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직급 체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할 수 있는 환경, 그 속에서 탄생하는 양질의 아이디어가 업무의 성과로 이어질 때 조직과 개인은 함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CEO 에세이] ‘프로’가 되기 위한 주도적인 삶
필자의 회사는 그런 맥락에서 ‘자율과 책임’을 모토로 팀장 이외에는 직급이 없는 수평적 구조의 조직 체계를 가지고 있다. 상호간 호칭도 나이나 입사 연도에 상관없이 서로를 ‘~님’이라고 부른다. 규제 없는 출근 복장, 자유로운 토론을 권장하는 문화 역시 합리적이고 상호 존중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이러한 노력은 실제로 팀장이 아닌 직원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기업 내부 구성원들의 성취감을 높이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 필자 회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최근 서열화된 직급 명칭 대신 ‘매니저’나 ‘프로’ 등으로 수직적 업무 체계를 자율적인 수평 조직으로 개선하려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직원들이 ‘프로’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한 창의성을 지향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 스스로 자기 주도적인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 이는 직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 수평적 소통을 통해 직원들을 ‘프로’로 만들고 ‘인재’로 만드는 것, 바로 기업 경쟁력의 출발점이다.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