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승자와 패자 가른다

빅 데이터는 인터넷 이후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미래 기술로 꼽힌다. 우선 인터넷 발달과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매일매일 쌓이는 데이터의 양이 폭증하고 있다. 이제 스마트폰 사용 데이터만 잘 분석해도 특정 제품의 수요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시대다.

기업들의 빅 데이터 활용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이는 빅 데이터가 지금의 산업 지형도를 뒤바꿀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기업들 사이에 데이터 활용에서 차이가 나면 그만큼 경쟁력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위에 널려 있는 수많은 데이터로부터 ‘누가 더 빨리 유용한 지식과 통찰력을 찾아내느냐’ 하는 새로운 데이터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빅 데이터의 위력은 이미 과학에서 입증됐다. 과학 분야에서는 데이터가 없으면 더 이상 의미 있는 발견이 어렵다. 과학은 실물의 세계가 아니라 실물에서 파생되는 데이터를 연구하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상거래가 이뤄지는 실물의 세계가 아니라 상거래에서 파생되는 각종 거래, 결제, 고객 행태, 선호 취향 등의 데이터가 싸움을 해야 할 대상이 된 것이다.
[Book]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外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빅 데이터 이해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빅 데이터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인식조차 부족한 경우가 많다. ‘빅 데이터’는 무조건 데이터의 양이 많다는 의미가 아니다. 트위터는 140자로 쓸 수 있는 글자가 한정돼 고작 280바이트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1억 개의 글을 모아도 28기가바이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속에서 적절한 의미와 이슈를 뽑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빅 데이터 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다양한 활용 사례를 통해 빅 데이터가 왜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게 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함유근 외 지음┃328쪽┃삼성경제연구소┃1만5000원



이동환의 독서 노트

‘부의 도시 베네치아’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탄생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Book]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外
“그들에게는 토지도 천연자원도 농산물도 없었다. 인구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문자 그대로 그들이 발 디딜 땅조차 단단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생태 환경이 취약한 곳에서 살아가야 했다.”

위의 문장은 11세기부터 16세기까지 500년간 동부 지중해의 지배자로서 부국이었던 베네치아 공화국의 자연환경을 표현한 말이다. 지금은 단순히 북부 이탈리아에 자리한 작은 도시로, 흔히 ‘물의 도시’라고 알려진 관광지 베네치아(베니스)이지만 한때 그들의 위용은 대단했다.

이 책에서 베네치아라는 도시국가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한 부분은 4차 십자군 전쟁에 대한 내용이다. 예루살렘을 이슬람에 빼앗기자 교황은 이를 탈환할 계획을 세우고 다시 십자군을 모집한다. 1201년에 시작된 4차 십자군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일단 이 군대를 예루살렘까지 실어 나를 배가 필요했다. 몇 만 명이나 되는 많은 군인을 태우기 위해서는 수백 척의 배가 필요했고 이들이 먹을 식량이나 기타 전쟁 장비 등 물량이 엄청났다. 그 시대에 이 많은 배를 만들고 전쟁 물자를 준비하고 이 배들을 예루살렘으로 항해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던 국가는 베네치아가 유일했다.

당연히 십자군 측과 베네치아는 계약한 후 배를 만들고 나머지 전쟁 물자를 만들기 시작한다. 계약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은 십자군 측에서 베네치아가 준비하는 일에 적정한 금액을 지불하기로 했다는 부분이다. 그런데 문제는 십자군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베네치아가 요구한 금액에 터무니없이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십자군은 시작도 하기 전에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부족한 금액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 이는 비잔틴제국을 약탈하는 것이었다. 물론 교황은 이런 계획에 극구 반대했다. 파문하겠다는 경고까지 했지만 십자군은 비잔틴제국을 향해 나아갔다.

이 계획은 성공을 거둔다. 비잔틴제국은 같은 기독교 군대인 십자군의 의해 철저히 파괴되고 약탈된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 다만 영원한 이익만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베네치아의 경우에서 보면 아주 잘 어울린다. 그러나 베네치아에만 어울리는 문장일까. ‘영원한 진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바로 호모 에코노미쿠스니 말이다.

로저 크롤리 지음┃우태영 옮김┃556쪽┃다른세상/2만6000원





트렌드 시드
황성욱 지음┃242쪽┃중앙북스┃1만4000원
[Book]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外
거리에서 찾는 아이디어 창출법이다. 저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으려면 책상을 박차고 거리로 나가라고 말한다. 거리에는 아이디어의 씨앗(시드)이 넘친다. 거리를 관찰함으로써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패턴화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사고를 전환할 수 있다. 거리의 유행을 잘 관찰하면 앞으로 부상할 트렌드의 신호를 읽어낼 수 있다. 가로수길·명동·이태원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직접 관찰한 내용도 실려 있다.



Lte 신세계
박종일 외 지음┃296쪽┃미래의창┃1만5000원
[Book]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外
모바일 시장의 새로운 트렌트로 떠오른 롱텀에볼루션(LTE)이 통신과 인터넷, 콘텐츠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모바일 실무자들이 필자로 참여했다. 한국은 LTE로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상용화에서는 늦었지만 전국망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구축했고 가입자 증가세도 가파르다.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은 이미 세계 LTE 스마트폰의 강자로 올라서 있다.



공자는 가난하지 않았다
리카이저우 지음┃박영인 옮김┃408쪽┃1만8000원
[Book]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外
집안의 재산도 물려받지 못하고 홀어미니 밑에서 자란 공자는 어떻게 생계를 유지했을까. 이 책은 이런 사소하지만 흥미로운 질문에서 출발한다. 역사 속 위인들의 숨겨진 사생활을 파헤친 것이다. 주로 재산과 관련된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공자뿐만 아니라 맹자·묵자·조조·도연명·이백·장제스 등 쟁쟁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공자는 위나라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대가로 90톤의 좁쌀을 연봉으로 받았다. 한 사람이 280년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조선을 바꾼 반전의 역사
김종성 지음┃312쪽┃지식의숲┃1만5000원
[Book]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外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때로 ‘만약’이라는 가정은 역사 속의 숨은 진실을 밝혀내기도 한다. 우리가 접하는 역사는 승자의 입장에서 본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발생한 서른 가지 사건을 놓고 각각의 사건이 전혀 다른 결론으로 종결됐다면 과연 역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을지 추리했다. 그 결과 변절의 대명사로 알려진 신숙주가 사실은 조선 전기의 태평성대를 이룬 인물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단종 역시 수양대군이 아니었더라도 결국 어린 나이에 죽어야 할 운명이었다.
[Book]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外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