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받았던 오피스텔의 공급이 급증하며 투자수익률도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년에도 투자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오피스텔 수요가 많은 서울 강남권의 임대 수익률이 수도권 외곽 지역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역별 임대 수익률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8월 23일 발표한 ‘최근 오피스텔 시장 동향 및 수요 분석’에 따르면 서울시 25개구와 경기도 17개시의 오피스텔 수익률에서 김포시가 8.2%(6월 임대 수익을 연 기준으로 환산)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서울 금천구(7.9%)·오산시(7.7%)·시흥시(7.6%) 순서로 대부분 공단 등 산업 밀집도가 높거나 인접한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반면 서울 강남구(5.2%)·서초구(5.6%)·송파구(5.1%) 등 강남권은 하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강남권 외에도 서울 용산구·양천구·종로구 등 중산층 밀집 지역과 성남시(분당)도 수익률 하위권에 속했다. 고급 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는 용산구가 4.7%로 최저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오피스텔 수익률이 아파트 가격이 높은 인기 주거지역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서울 도심 오피스텔 수익률이 비교적 낮은 데 대해 전문가들은 높은 분양가로 인한 임대료 상승을 꼽고 있다. 이종아 KB금융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강남·송파·서초 3개구에 있는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5.3%에 불과해 분양가가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수익률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강남권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분양 및 매매 가격 때문에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강남역 사거리 인근 오피스텔
강남역 사거리 인근 오피스텔
공급과잉 등으로 내년에도 수익률 하락 예상

오피스텔 수익률 분석해 보니 "김포 1위·강남 하위권… 하락세 ‘ 뚜렷’"
반면 서울 강북권 오피스텔은 분양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고 임대 수요가 풍부해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이다. 지역별 월세 수준이 정해져 있는 것도 수익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남권의 원룸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100만 원’이 몇 년째 공식처럼 통용되는 식이다. 이처럼 매매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른 반면 월세 가격의 상승 폭은 둔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오피스텔 투자 수익률은 하락하는 양상이다.

지난 2분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5.96%로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 고점(2007년 6월)보다 0.96% 포인트 내렸다. 내년에도 공급과잉으로 임대 수익률 및 매매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까지 입주하거나 준공 예정인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은 14만6000호가 넘지만 잠재 수요층인 20~30대 1~2인 가구는 6만5000명 가구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비교적 소득이 높은 상용근로자 1~2인 가구의 실질소득도 감소 추세이며 20~30대의 취업 인구도 감소하고 있어 고가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오피스텔에 거주할 수 있는 세입자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오피스텔 거주자의 68.3%는 20~30대 젊은 층이며 직장인(50.8%)과 학생(13.3%) 비중이 높다. 오피스텔 거주 가구의 88.4%는 1~2인 가구이고 원룸 형태인 전용 20~40㎡가 전체 오피스텔의 55.5%에 달한다. 게다가 1년 이내 거주 비중이 59.0%로 높아 세입자가 임시 거처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등 주거 안정성 측면에서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아 연구위원은 “오피스텔의 공급은 정부 정책에 따라 매매 수요 및 공급이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강한데다 운용 리스크가 생겨 투자를 결정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