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새롭게 변신한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프로젝트명 DM)는 명실 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SUV)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내구 품질은 차차 확인해 봐야겠지만, 일단 신차가 보여주는 내·외관 디자인, 파워트레인의 성능과 승차감에서 단점을 딱히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전반적인 부분에서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이 느껴진다.
[카&라이프] 현대자동차 싼타페, 명실 공히 한국 대표 SUV 등극
[카&라이프] 현대자동차 싼타페, 명실 공히 한국 대표 SUV 등극
전면·측면·후면의 외관을 보면 세 가지 과제에 집중한 흔적이 보인다. 현대차의 패밀리 룩이랄 수 있는 헥사고날(육각형) 그릴은 소형차에는 잘 어울리지만 큰 차에 적용하기는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세단에서는 i40에 적용하면서 중형급까지 확대됐고 SUV에서는 이번 싼타페를 통해 중형급에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소 장난감처럼 보일 수 있는 헥사고날 그릴 안에 3선의 메탈 바를 넣어 무게감을 줬는데, 결과가 그리 어색하지만은 않다.

측면에서는 기존 싼타페(CM)의 실루엣을 계승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고가 35mm 줄면서 루프가 납작해져 창문 크기가 작아졌지만, 리어 숄더의 부풀림이나 전체적 비례가 기존 모델과 상당히 유사하다.



놀랍도록 조용해진 실내

실내 또한 한껏 치장됐다. 시트 가죽은 조각조각 나눠진 입체 패턴으로 인체와 시트의 빈틈을 많이 없앴다. 현대차 특유의 디자인이 느껴지는 계기판과 대시보드는 너무 현란한 나머지 차라리 조금 절제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계기판의 정보량이 너무 많아 시선을 많이 빼앗긴다. 그러나 정보기술(IT) 강국답게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등의 유저 인터페이스(UI)는 상당히 쓰기 편하게 되어 있고 품질도 수준급이다. 그간 한국의 대형 SUV에서 아쉬웠던 올 글라스 루프(지붕 전체가 유리)도 적용돼 뒷좌석에서 하늘을 볼 수 있다. 레저용 차량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의 하나다.
[카&라이프] 현대자동차 싼타페, 명실 공히 한국 대표 SUV 등극
차체(프레임)는 새롭게 개발됐지만 엔진과 변속기는 기존 모델 그대로다. 안일한 것일 수도 있지만 기존 엔진의 우수성으로 볼 수도 있다. 대신 방음에 더욱 신경을 써 놀랍도록 조용하다. 수입 디젤 승용차 수준과 맞먹을 정도다. 중·고속에서 더 조용해지는 디젤엔진의 특성상 크루징(정속주행)에서는 가솔린과의 차이를 느낄 수 없고 저속에서의 ‘달달’거리는 디젤엔진 소리도 굉장히 억제돼 있다.

아쉽게도 2.2리터 배기량의 한계 탓인지 파워풀한 초기 가속력은 없다. 현대차 개발팀에도 욕심이 있었겠지만 이 차는 포르쉐 카이엔 같은 스포츠카도 아니고 벤츠 M-시리즈처럼 프리미엄 카도 아니다. 경제적인 가격의 가족 나들이용 차이다 보니 경제성을 앞세운 결과다. 그러나 합리적 범위 내에서는 만족할만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가격은 최저 2802만 원에서 최고 3776만 원(옵션 제외)이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사진 현대자동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