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들이 최근 1년간 위험 자산인 주식은 팔고 국내외 채권 및 방카슈랑스 상품의 비중은 크게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지는 유럽 재정 위기 여파에 따른 금융 불안으로 국내 초고액 자산가들의 위험 자산 회피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지난 6월 21일 삼성증권 고액 자산가 전담 점포인 SNI지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슈퍼리치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직접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 71.6%에서 67.5%로 4.1% 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증권 SNI지점은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투자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담 점포로 거래 고객 3690명, 평균 예탁액 22억5000만 원, 전체 고객 예탁 자산이 8조3000억 원에 달한다.
슈퍼리치들의 최신 포트폴리오, 위험 자산 회피 ‘뚜렷’…채권에 돈 몰려
랩어카운트 크게 줄어들어

분석 결과 지난 1년간 ‘슈퍼리치’의 포트폴리오 중 주식 직접투자 비중은 71.6%에서 67.5%로 약간 감소했다.

반면 주식 투자를 제외한 금융 상품 투자 비중을 100으로 했을 때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자산은 채권으로, 12.3%에서 21.4%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어 방카슈랑스·주가연계증권(ELS)·신탁순으로 비중이 증가했으며 펀드와 랩어카운트는 각각 4.0% 포인트와 14.4%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임형 랩은 올 들어 증시 변동 폭이 커지면서 고객 손실 폭이 확대되자 고객이 일임형 자문 계약을 상당 부분 중도 해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5월 말 기준으로 슈퍼리치의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는 채권 21.4%,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유동성 자산 20.7%, 랩어카운트 17.0%, 방카슈랑스 12.2%, 펀드 11.4%, ELS 5.2%순으로 나타났다. 채권은 국내 채권 대 해외 채권 비중이 7 대 3으로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브라질 채권이 많이 편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삼성그룹 계열 금융회사라는 특성상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자산 관리를 함께 맡고 있다. 즉 삼성증권이 위탁 관리하고 있는 주식 지분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보유분 등을 제외한다면 고액 자산가들의 재테크 성향은 수치적으로 나타난 것보다 더욱 더 안정 추구형으로 변화됐다고 볼 수 있다.

박경희 삼성증권 UHNW사업부 상무는 “장기 채권이나 방카슈랑스 등 절세와 안정적인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과 중위험 중수익으로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한국형 헤지 펀드 등으로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또 “지난해 남유럽 재정 위기로 전반적인 시장 환경이 매우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예탁 자산이 4조9000억 원에서 8조30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은 슈퍼리치를 위한 차별화된 자산 관리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증권은 2010년 6월 10일 ‘SNI 강남파이낸스센터’점 오픈을 시작으로 SNI 호텔신라 등 6개 SNI 전담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