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청국장

오랜 단골손님의 입소문뿐만 아니라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도 등장한 청국장으로 유명한 음식점이 있다. 어머니의 정성과 손맛으로 상을 차려 내는 ‘진주청국장’이다.

유산균 음료 1g 중에 유익한 세균이 100만 개가 있으나 청국장 1g에는 10억 개 이상이 있고 유산균의 장내 생존율이 30%인 반면 청국장균은 생존율이 70%나 된다고 한다. 항암 효과와 뇌졸중·치매·골다공증 예방 등 각종 성인병과 다이어트에 탁월한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에 하루에 청국장 한 숟가락이 보약 한 첩보다 낫다고 한다. 그래서 청국장은 발효식품의 꽃이다. 진주청국장에서는 마법의 열쇠인 볏짚을 사용해 재래식으로 띄운 청국장으로 끓이기 때문에 바실루스균이 풍부하다.

육수는 비리거나 쓰지 않고 가볍고 시원한 뒷맛이 일품인 디포리(밴댕이)로 뽑는다. 디포리 육수에 대파·양파·마늘·고추·호박·두부 등을 뚝배기에 넣고 부글부글 끓이면 서로 섞이고 어우러져 그 맛이 깊고 풍부해진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청국장은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모든 것을 내어주기도 하고 품어주기도 하지만 제맛을 잃지는 않는다. 또 콩의 담백한 맛이 부드럽고 진하지만 텁텁하지 않은 것이 큰 특징이다. 퀴퀴하고 고릿하고 쿰쿰한 냄새가 없으면서도 구수하고 깊은 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사람이나 여성들은 물론 아이들도 좋아한다.
[맛집] 정성과 손맛의 ‘기막힌 조화’
따끈따끈한 밥에 청국장 한 술 넣고 쓱쓱 비벼 잘 익은 배추김치나 총각김치를 척척 걸쳐 얹어 먹어도 좋고 야채 쌈에 얹어 싸먹어도 좋다. 진주청국장에는 20여 종류의 음식과 청국장이 포함된 한정식 메뉴인 선찬과 정찬이 있다. 또 묵은지에 돼지고기와 홍어를 싸먹는 삼합정식도 즐길 수 있다. 잘 삭힌 홍어는 산성 체질을 알칼리성 체질로 바꿔 주며 대장에서는 강암모니아로 잡균을 제거, 속을 편하게 해준다.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신맛이 나는 발트해의 청어라는 뜻)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독한 냄새로 유명한 홍어는 나주 특산품으로 삭힌 정도가 알맞아 톡 쏘는 맛이 기막히다.

콧속을 뚫어 버릴 듯한 강렬한 냄새 때문에 홍어를 두려워했다면 진주청국장의 홍어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을 정도다. 들깨향이 물씬 나는 머위찜, 매콤달콤한 코다리조림, 달큰한 노랑호박전, 살캉살캉 씹히는 콩나물을 올려 찐 가오리찜. 돼지 뼈를 푹 고아 끓인 시원한 뼈김치찌개, 바다 내음을 품은 굴전에다 깻잎김치, 가지나물조차 정갈하고 맛있다. 꽃 놓고 수놓은 듯 화려하지 않지만 접시마다 어머니의 사랑을 담은 밥상을 만난 듯하다. 고향의 맛이요 어머니의 맛을 만날 수 있는 곳, ‘진주청국장’이다.
[맛집] 정성과 손맛의 ‘기막힌 조화’
영업시간:11:00~22:00
메뉴:정찬 1만3000원, 선찬 1만9000원, 삼합정식 2만2000원, 청국장찌개 7000원, 조선된장찌개 6000원
위치: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65-22 B1F
문의:(02)525-6919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