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증권사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한 수익 구조와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특유의 ‘펀(Fun) 경영’을 통해 증권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증권사가 있다. 바로 KTB투자증권이다. KTB투자증권은 2008년 증권업계에 발을 디뎌 이제 갓 5년 차에 접어든 ‘젊은 증권사’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따져보면 30년이 넘게 금융업계에서 일해 왔다. KTB투자증권의 전신이 한국 벤처투자(VC)의 효시인 KTB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 주원 대표는 2008년 취임 후 벤처캐피털을 통해 쌓아 온 탄탄한 기관 영업의 토대 위에 리테일 영업 부문을 보다 강화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일해 왔다. 이는 주 대표가 끊임없이 외쳐 왔던 ‘소녀시대 경영’의 일환이다. 소녀시대가 각각의 개성을 가진 멤버들이 다양한 팬층을 확보하고 또 멤버 중 하나가 주춤하더라도 분위기를 리드하는 다른 멤버가 전체 팀 활동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듯이 KTB투자증권 역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기업 운영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게 소녀시대 경영이다.
[컴퍼니] KTB투자증권, 리테일에‘ 드라이브’… 채권 부문 돋보여
‘차별화된 자산 관리’ 선보인다

이 같은 경영 목표 아래 KTB투자증권은 최근 들어 보다 강하게 리테일 영업 부문의 성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리테일 영업은 많은 증권사들이 격전을 치르고 있는 분야다. 이 때문에 다른 증권사들과 같은 콘셉트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면 큰 의미를 찾기 어렵다.

KTB투자증권의 ‘창의적 감각’은 리테일 영업에서 특히 빛을 발하는 중이다. 일례로 KTB투자증권은 초기 영업점 오픈을 위해 우수한 인력 확보에 주안점을 뒀다.

이와 함께 갤러리형 점포 콘셉트의 차별화된 공간을 마련해 고객들이 언제든지 즐거운 마음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영업점 인테리어를 기획했다.

또 작년 울산·부산지점을 개설하면서 지방 거점 지역을 포함해 5개 영업점을 오픈했다. 언뜻 보면 많은 숫자가 아닌 듯하지만 업계 전체가 리테일을 축소하는 분위기 속에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 결과 단순히 지점 수뿐만 아니라 전기 대비 영업 인력 67%, 자산은 72% 확대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가 됐다. KTB투자증권은 앞으로도 고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오프라인 영업점과 온라인 채널의 시너지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현승희 KTB투자증권 리테일 본부 부사장은 “KTB투자증권의 리테일 확장 전략은 단순히 영업점의 수만 늘리는 게 아니라 지점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전문가를 지점장으로 영입한 뒤 그 사람이 중심이 되어 함께 일할 수 있는 인력을 수혈하고 지점장이 원하는 지역에 지점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 영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사람을 찾고 그에 맞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의 리테일 부문에서 주목할 부문은 채권 부문이다. 즉 타 증권사들이 강조하는 주식거래뿐만 아니라 채권 투자에도 인력을 안배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채권 영업도 고객 맞춤형이다. 일례로 법인영업 부서와 별도로 재단, 법인 단체 등을 위한 채권 영업 전문 조직을 운영 중이다.

KTB투자증권의 차별화된 금융 상품도 돋보인다. 대표적인 게 랩어카운트다. KTB투자증권에서 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법인 재단 또는 VIP를 위해서는 채권 투자 중심의 ‘KTB 명가 맞춤형 랩’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보다 높은 성과를 원하는 투자자를 위해 PB형 랩어카운트인 ‘참 어카운트(주식 일임형)’를 선보이고 있다. 이 상품은 펀드매니저 출신 운용역이 도곡금융센터에서 운용팀을 꾸려 진두지휘하는 일임형 주식 자산 관리 상품이다.

KTB투자증권은 5월 현재 이들 두 개의 대표적인 랩어카운트를 비롯해 총 239종의 펀드를 판매해 고객들의 성향에 맞는 투자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KTB투자증권이 자랑하는 리서치 분야도 리테일 성장의 한 축이다. KTB투자증권이 커버하는 종목은 전 증권사 중 톱 3 안에 든다. 그만큼 많은 종목을 두텁게 분석하고 자료를 낸다는 것이다. 이는 고른 기량을 가진 중량급 베스트 애널리스트들이 두루 포진한 결과다.

KTB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주요 자산운용사와 해당 섹터 내 업계 출신 애널리스트가 많아 시장을 읽는 균형 잡힌 시각과 깊이 있는 보고서를 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컴퍼니] KTB투자증권, 리테일에‘ 드라이브’… 채권 부문 돋보여
리서치·IT 인프라 업계 최고 수준

또 KTB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은 기관 영업뿐만 아니라 리테일 영업을 함께 지원하며 투자자들에게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 그중 대표적인 행사가 2009년 8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업계 최초 ‘투자장터’라는 세미나다. 투자장터는 리서치센터가 주관, 지점 영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정기적인 행사로 시황 분석, 섹터별 애널리스트의 산업 전망, 탐방 기업 리뷰로 구성돼 있으며 애널리스트들의 발표 후에는 지점 관심 종목에 대한 심층 토론을 진행하는 형식이다. 이 밖에도 리서치센터 내 투자 분석팀은 지점 영업을 지원하는 특화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업계 최저의 수수료 역시 고객이 KTB투자증권에 눈을 돌리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KTB투자증권 온라인 수수료는 0.010%로 거래대금 100만 원당 업계 최저 수준인 100원을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스스로 투자 판단을 내리고 시스템을 활용하는 고객에게는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하는 한편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고객에게는 그에 합당한 수수료를 책정해 고객 니즈별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도 KTB투자증권의 강점이다.

KTB투자증권의 저가 수수료 정책의 기본은 탄탄한 정보기술(IT) 인프라에 있다. KTB투자증권의 IT본부는 타 증권사 대비 자체 개발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과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개발 인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시스템 개발 및 수정, 영업점의 요구 사항에 대해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고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실제로 증권사 모바일 주식거래(MTS)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은 외주 개발이 많은 편이지만 KTB투자증권의 주식거래 앱은 IT본부 내 자체 운영 시스템을 갖춰 업데이트가 빠른 편이다. 예를 들어 증권사 관련 모바일 앱을 비교했을 때 가장 빨리 업데이트되는 앱은 ‘증권통’으로 평균 한 달에 1회 정도 업데이트되는데, ‘KTB 모바일’ 앱은 이보다 빠른 3주에 1회 정도 업데이트가 이뤄진다.



주원 대표와 SNS
펀 경영 전도사 … 트위터 팔로워 2만 명 돌파

주원 대표의 펀(Fun) 경영 철학은 고객에게 온·오프라인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주 대표는 “사람들이 KTB투자증권을 생각했을 때 뻔한 증권사라기보다 즐거움이 있는 증권사라는 이미지가 떠오르게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투자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KTB투자증권을 재미있고 독창적인 회사로 인식하고 관심을 갖는다면 그것이 회사와 인연을 맺는 첫걸음이란 얘기다. 그래서 가장 먼저 고객을 맞이하는 리테일 영업점에도 유명 미술관이나 화랑에서 만날 법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펀한 요소를 심었다.

주 대표는 고객과의 소통은 판에 박힌 홍보물이나 광고에 의한 일방적인 채널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감성적인 채널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그가 택한 채널 중 하나는 바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다. 실제로 주 대표는 팔로워만 2만 명에 이르는 등 SNS 분야에서도 손꼽히는 마니아다.

이 밖에도 KTB투자증권은 페이스북(http:// www.facebook.com/funktb), 트위터(@Fun_ktb), 기업 블로그(http://funktb.com)를 운영하면서 고객과의 소통을 펼치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는 증권사 가운데 KTB투자증권은 업계 최고 수준의 구독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트위터에서도 증권사 기업 계정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증권사(연관 트윗 수 기준)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이홍표 기자 haw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