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MBA 경쟁력을 말한다_로버트 클렘코스키 SKK GSB 학장

SKKGSB는 성균관대가 2004년 미국 MBA 명문인 매사추세츠공대 슬로언(MIT Sloan)과 제휴해 세운 정통 미국식 MBA다. SKK GSB는 국제화 교육환경과 세계 정상급 교수진으로 세계 명문 MBA와 견줘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로버트 클렘코스키 학장은 초대 원장으로서 지금까지 8년째 SKK GSB를 이끌고 있다. 또한 SKK GSB가 국내외 높은 평가를 받는 데 공헌한 인물이다. 그에게 SKK GSB의 성공 비결과 비전을 물었다.
“방대한 양의 사례 연구로 경쟁력 높여”
최근 SKK GSB가 파이낸셜타임스 평가에서 글로벌 MBA 부문 세계 66위에 올랐습니다.무엇이 높게 평가됐다고 봅니까.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국제화 부문이 좋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3분의 1이 외국인 학생이고 재학생 모두가 외국에서 수학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기준 99%의 취업률과 43%의 연봉 상승률도 높게 평가됐습니다. 취업률은 미국 유수의 MBA보다 높은 수준이며 100대 MBA 중 7위에 올랐어요. 연봉 상승률이 58위, 승진 정도 54위, 경력 개발 지원 서비스가 35위에 올랐습니다. 66위에 만족하지 않고 5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SKK GSB의 차별점과 강점은 무엇입니까.


미국의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노스웨스턴대 켈로그스쿨 등 세계 정상의 MBA는 한 해 수백 명씩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에 비해 우리는 규모가 작습니다. 따라서 모든 요소를 만족시키려는 접근보다 3가지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마케팅, 금융, 전략적 경영이 그것입니다. 학생들은 적어도 1~2개 과정을 마쳐야 합니다. 100% 영어 강의뿐만 아니라 소크라테스 문답식 수업이 우리의 강점입니다. 학생들은 토론과 발표를 통해 의견
을 많이 개진해야 합니다. 팀플레이를 통해 전 세계의 비즈니스 사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재학생들은 어떤 인재들입니까.

평균 연령이 29세이고 4~5년의 직장 경력을 갖고 있는 학생이 대부분입니다. 3분의1이 외국인 학생, 30%가 여학생입니다. 나이·경력·인종·성별 등에서 다양성을 갖추고 있죠. 선발에서부터 리더십 자질이 있는지, 스트레스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을 평가해 잠재력을 중심으로 뽑습니다. MBA 교육은 당장 졸업 후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교육이 중요합니다.
현장 중심의 커리큘럼은 얼마나 포함하고 있습니까.

우리 학생 한 명이 졸업할 때까지 연구하는 사례를 살펴보니 180개에 달합니다. 사례 연구만큼 실용적인 것은 없죠. 시카고대와 스탠퍼드대 MBA는 이론 중심인데 비해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은 글로벌 스케일의 사례 연구가 중심이에요. 사례 연구는 마케팅·금융·전략 등 실무 최전선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하버드의 방대한 사례 연구뿐만 아니라 SKK GSB 자체적으로 개발한 한국 기업의 사례를 놓고 수업합니다. 한국 기업은 큰 성공 아니면 대실패로 극명하기 때문에 연구할 가치가 높아요. 또한 매학기 4~5명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학교에 찾아와 강연하거나 학생들이 직접 기업을 방문해 전문가나 CEO를 만나는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졸업생들은 얼마나 다양한 분야로 진출합니까.

기업 후원을 받아 오는 학생이 절반입니다. 그들은 졸업 후 다시 돌아가 승진합니다. 나머지는 경력을 전환하고자 하는 이들입니다. 외국인 학생도 마찬가지죠. 주로 진출하는 분야는 글로벌 기업, 현지 기업 그리고 컨설팅사, 금융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 출신이 글로벌 마케팅으로 전환하거나 비정부기구(NGO) 경력을 가진 학생이 제일기획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기업으로 가기도 합니다.

강의와 연구에서 교수진의 경쟁력은 얼마나 높다고 자체 평가합니까.

교수의 절반이 외국인 교수입니다. 미국의 교육 정보 제공 업체 프린스턴리뷰가 ‘베스
트 교수’로 인정한 교수도 상당수입니다. 이규제큐티브 MBA 과정은 교수의 절반이 켈리스쿨 교수진입니다. 학생들의 교수 평가 결과를 봤을 때 켈리스쿨에 전혀 뒤지지 않는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 부문에서도 파이낸셜타임스 평가에서 81위에 오를 정도로 높은 수준입니다.

SKK GSB의 유학생 현황은 어떻습니까.

올해까지 총 36개국에서 학생들이 왔습니다. 목적에 따라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장학금을 받고 삼성 취업을 조건으로 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디애나대와의 파트너십으로 로스쿨 학생이 JD(법학석사)·MBA과정의 일환으로 옵니다. 미국·호주·뉴질랜드의 교포 학생도 많습니다. 나머지는 아시아에서 경험을 쌓고자 하는 학생들입니다. 외국인 학생들은 대
부분 졸업 후에도 한국에 남아 취업하고 싶어 합니다. 최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성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죠. 한편 중국과인도의 지원자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형 MBA가 국내외 학생과 기업 사이에서보다 확고히 뿌리 내리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현재 한국 기업은 MBA 출신에 대해 외국 기업과 비교할 때 많은 프리미엄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MBA 출신이 기업에서 활약하고 이 능력을 기업이 인식한다면 더 큰 프리미엄을 줄 것으로 봅니다. 연봉 상승률이 현재보다 더 높아져야 합니다.

학장으로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8년 전 SKK GSB 초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예를 들어 15주 과정을 한국 학제에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3, 5주 과정 등 새로운 코스를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제는 많이 자리를 잡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지금은 약 50개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지만 이 관계를 형성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설립 초기 당시에는 이렇다 하게 보여줄 성과가 많지 않았으니까요. 지금은 성균관대와 SKK GSB가 큰
도약을 하고 있어 국내외적으로 높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디애나 블루밍턴이란 소도시에서 살다가 인구 1000만 명의 서울에 사는 것이 힘들었습니다.(웃음) 이렇게 오래 있을 줄 알았으면 한국어를 더 열심히 배웠어야 했어요.

계획하거나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미국의 주요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홍콩·싱가포르·중국·터키·남미의 대학 등과도 관계를 확장하려고 합니다. 또한 해외 우수 대학들은 MBA의 경영학 석사(MS) 프로그램도 많이 개발하고 있습니다. MS 과정은 MBA와 달리 경영학 연구자로 가는 과정이죠. 우리도 이런 트렌드를 주시하며 여러과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방대한 양의 사례 연구로 경쟁력 높여”
약력 : 1939년생. 62년 미시간주립대 졸업. 65년 미시간대 MBA. 71년 미시간주립대 금융학 박사. 66년 내셔널뱅크오브디트로이트 기업금융신용분석가. 80년 인디애나대 교수. 2004년 성균관대GSB 초대 학장(현).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