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일식 창업

일식 요리를 내세운 외식 매장의 인기가 여전하다. 이자카야(居酒屋) 형식의 주점이나 일본 전통 음식 체험의 유행으로 일본식 콘셉트를 따르는 외식 아이템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는 것. 치킨 전문점이나 호프 전문점 같은 스테디셀러 아이템과 함께 대중성과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일식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약 30개가 넘을 정도다. 초밥을 비롯해 사케·라멘·타코야키·규동·벤또 등 다양한 아이템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동안 초밥이나 스시로만 인식돼 왔던 일식 시장이 이처럼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매장의 ‘현지화’가 크게 작용했다.
[창업] 일식 창업 성공은 ‘현지화’에 달렸다
원조 특성 살린 메뉴 관건

초기에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퓨전화한 메뉴를 사용하고 일식의 분위기와 이미지만 차용해 콘셉트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구축했다면 최근에는 일본 현지의 운영 방식과 메뉴 조리법을 그대로 들여와 철저히 ‘전통성’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이는 새로운 구매 심리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주 소비층인 20~30대의 니즈를 충족하는 효과까지 가져오고 있다.

무엇보다 전통 일식을 내세운 매장들의 특징은 일본 업체와 직접 계약하거나 전통 레시피를 사용하는 방법을 통해 현지화를 실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철판 요리 전문점 ‘벙커21’은 현지 업체인 ‘오타후쿠 소스 주식회사’와 계약, 메뉴와 관련된 모든 소스를 공급받고 있다. 1952년 설립 후 60년간 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오타후쿠 소스 주식회사는 각종 소스와 조미료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기업이다. 일본 내에서도 탁월한 운영 기반과 개발 노하우로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벙커21의 브랜드 개발을 진행해 온 FC전략연구소 김중민 소장은 지난해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해 메뉴 구성과 운영 방식을 직접 익히고 오타후쿠사의 소스 제조 공장을 견학하는 등 현지화 작업을 철저히 진행해 왔다.

현재 벙커21의 오코노미야키와 야키소바는 오타후쿠사가 개발한 소스를 그대로 사용해 만들고 있다. 메뉴 구성 역시 오사카 방식과 히로시마 방식 등으로 나눠 기존의 철판 요리 전문점과 차별화했다.

생라멘 전문점 ‘라멘만땅’은 기름에 튀기지 않은 자연 친화적인 생면과 전통 육수를 사용한 일본식 라멘을 선보이고 있다. 육수는 각종 야채와 돼지 사골 등의 천연 재료를 사용해 오랜 시간에 걸쳐 우려낸다. 라멘 조리의 전 과정은 전통 일본 레시피를 100% 활용한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요리는 완전 포장 상태로 가맹점에 공급된다.

쇼유라멘·미소라멘 등 타깃 메뉴 외에도 야키소바·참치타다키 등 다양한 일본식 정통 일품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 밖에 퓨전 요리 주점 ‘유객주’는 최근 일식 매장을 숍인숍 콘셉트에 접목했다. 일부 유객주 매장 안에 사케 전문점 ‘슈구’ 매장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것. 전통 사케 만 다루고 분위기 또한 유객주와 차별화하면서 마니아층을 공략했다.

일본에서 수입한 다양한 종류의 사케를 제공하고 있는 데다 이와 어울리는 일식 안주 메뉴까지 구성해 만족도를 높였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 www.econodaily.kr│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