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과 재치를 보여주는 관계의 기술

적절한 유머는 리더의 카리스마에 멋진 윤활유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들이 유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예전에는 이것이 다소 권위를 떨어뜨리거나 우스운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유머의 기원은 우월감을 나타내기 위해 상대의 부조화에 대해 비웃는 것으로 시작됐지만 현대사회에서 유머는 그 사람의 능력과 재치를 동시에 보여주는 관계의 기술이다. 우선 유머 감각을 사용하려면 화자에게 3가지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긍정적 낙관주의, 즉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상황을 판단해 적절한 유머를 생각해 낼 수 있는 창의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애드리브’가 될 수도 있고 ‘말 받아치기’가 될 수도 있다. 세 번째는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하게 분위기를 끌고 가는 표현 능력이 있어야 한다. 잘 만들어진 유머도 전달 능력이 떨어지면 재미가 없다. 어디서 생략하고 어디서 멈춰야 하고 몇 박자 만에 표현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따라서 자신감, 창의력 그리고 표현 능력이 바탕이 돼야 유머를 즐길 수 있다.
Funny young man pointing upwards isolated on white
Funny young man pointing upwards isolated on white
유머를 만드는 몇 가지 패턴을 익히면 누구나 쉽게 유머를 만들 수 있다. 첫째, 방금 했던 이야기의 단어를 현재 상황으로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팀 회의를 하는 동안 ‘구조조정’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치자. 회의가 끝나고 나서 회식할 때 자리 배정을 하다가 인원이 많아 테이블을 나누게 되면 “구조조정 하자”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유머는 일상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다.

둘째, 유머는 발상 전환에 있다. 단순한 것을 심각하게, 심각한 것을 단순하게 하면 유머는 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회장은 경쟁사와의 항공 노선 협상 중 문제가 풀리지 않자 팔씨름을 해서 정하자고 했다. 어차피 막힌 통로라면 유머로 푸는 것도 방법이다. 유산 분배로 법정 싸움을 벌이던 형제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가 형이 한마디 던진다. “그냥 ‘가위 바위 보’로 정할래?”하면 피식 웃지만 사실 그것을 계기로 문제가 풀리기 시작한다.

반대로 아주 단순한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유머가 된다. 차 한잔 달라는 사장의 말에 비서가 “녹차로 드릴까요, 커피를 드릴까요?”라고 했다. 이때 사장이 너무나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아, 어떡하지. 정말 어려운 문제군요. 이사회를 열어 물어볼까요?”라고 하면 비서와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다.

셋째,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말하면 듣는 사람이 잠시 후에 빵 터질 수 있다. “우리 아이가 코가 너무 낮아 걱정돼요”라고 말하는 동료에게 “돈 많이 버세요”라는 유머는 중간에 “얼굴에 성형수술이 필요할지도 모르니”라는 말이 생략돼 있다. 갑자기 너무 멋진 모습으로 나타난 상대에게 “누구세요?”라고 묻는 것 또한 비약을 활용한 유머다.

넷째, 고정관념을 깨는 기준을 제시한다. “제가 결혼을 처음 해봐서”, “남편이 하나뿐이라” 등의 말로 신선한 유머를 구사할 수도 있다. 결혼은 대부분 처음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는 발언으로 재미를 줄 수 있다.

오늘 하루 종일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보고 내가 유머를 사용할 수 있었던 순간을 캐치해 보자. 그리고 만약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말을 할 수 있었는지 떠올려 보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재미있다는 것은 그저 개성으로 간주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또 다른 능력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안미헌 한국비즈트레이닝 대표
www.biz-men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