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에게 듣는 창업 노하우-‘아날로그 감성’ 성혜정 사장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핸드 드립 커피 전문점 ‘아날로그(Analog) 감성’을 운영하는 성혜정(30) 씨는 작은 매장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강소 점포 사장이다. 교육문화회관이라는 특수 상권에 입점, 13㎡(4평) 남짓한 소형 매장에서 월평균 12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중 순이익은 500만 원 정도다.

성 사장은 커피를 너무 좋아해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직접 바리스타 일에 뛰어들어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 자신의 꿈을 이뤘다. 성 사장은 “나만의 커피숍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만큼 젊었을 때 경험을 쌓아두자는 생각에 커피 전문점에서 근 3년간 실무를 익히고 배웠다”며 “중견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점장도 맡게 돼 운영 경험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13㎡ 커피점서 월 1200만 원 매출
‘로스터리 커피숍’ 전문성과 수익 모델 갖춰야 성공

아날로그 감성은 오픈한 지 1년이 채 안 된 곳이지만 이름 그대로 오래된 듯 낡고 거친 질감의 매장에서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물씬 풍긴다. 나무로 된 천장은 구석구석이 뜯겨져 있고 곳곳에 놓인 원두 자루와 고풍스러운 다기(茶器), 아날로그풍 선율이 느껴지는 기타, 고전미가 느껴지는 낡은 책, 멈춰버린 시계, 호롱불, 와플 모양의 문손잡이 등 구석구석 아날로그적인 소품과 디자인이 눈길을 잡아끈다. 이 소품들은 점주가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점포에 어울릴만한 인테리어 소품과 재료들을 직접 구비한 것이다.

점포 디자인도 인테리어 업체를 통하지 않고 성 사장이 직접 구상한 대로 목수를 불러 짜 맞춘 것이다. 소형 매장인 만큼 억지로 자리를 만들어 동선을 망치기보다 멋스러우면서도 실용적인 바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외부 테라스 공간도 재봉틀 테이블 등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살려 분위기 있게 꾸몄다. 발품을 많이 판 덕분에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커피숍’을 오픈하는 데 인테리어와 커피 기기, 비품, 점포 임차료 등으로 총 5000만 원의 창업비밖에 들지 않았다.

점포 입지는 성 사장이 예전에 살았던 금호동 인근으로 정했다. 동네 지리를 잘 아는 데다 또 주변에 커피숍이 없어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임차료가 다소 저렴한 교육문화회관에 입점함으로써 비용도 줄이고 동네 주민뿐만 아니라 문화관을 이용하는 성동구 전체의 주민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성 사장의 생각은 맞아떨어졌다. 문화관을 이용하는 성동구 지역 30~40대 여성 주부들을 비롯해 출근길에 테이크 아웃하는 손님들 등 수요층은 다양했다.

커피의 높은 인기만큼이나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운영이 수월해 보이고 남 보기 좋다는 이미지에 이끌려 섣불리 창업하는 것은 금물이다. 커피 전문점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업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운영은 다소 수월할지 몰라도 그만큼의 로열티를 본사에 지불해야 하는 까닭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전문 바리스타 자격을 갖춘 이들을 중심으로 독립 로스터리 커피숍 창업이 늘어나고 있다. 성 사장 역시 이에 해당한다.

한편 성 사장은 교육문화회관과 연계한 커피 강의도 준비하고 있다. 성 사장은 “독립 점포로 창업했지만 점포를 내고 싶다는 문의가 많아 향후 프랜차이즈화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kbo65@hanmail.net│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