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Local·Social·Digital)

정보기술(IT)의 진보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세계적으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이베이를 분석해 보면 2011년 기준 동시 접속자 수는 9700만 명에 달한다. 사이트에 올라온 상품은 2억 개가 넘으며 2011년 한 해에만 600억 개의 상품이 거래되고 있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전자상거래는 어떻게 변화할까. 존 도나호 이베이 회장은 “5년 이내에 모바일·온라인·오프라인의 상거래 벽이 허물어진다”고 예측했다. 즉 어떠한 거래에도 모바일 거래니, 온라인 거래니 하는 특별한 수식어가 붙지 않고 그저 상품을 사고파는 ‘상거래’로만 인식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이베이는 ‘MLSD(Mobile· Local·Social·Digital)’라는 상거래의 4가지 미래 트렌드를 제시했다. 먼저 미래의 쇼핑은 컴퓨터 앞이 아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쇼핑하는 시대(모바일·Mo-bile)가 될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모바일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전자결제 업체인 KG이니시스는 지난 2월 2010년 9월 1억3000만 원에 불과했던 모바일 거래액(KG이니시스 기준)이 2012년 1월 63억 원으로 48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가맹점도 같은 기간 100여 개에서 3000여 개로 늘었고 결제 건수도 5000건에서 35만 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발달한 기술의 영향을 받아 쇼핑 외에 상품 추천과 가격 비교와 같은 쇼핑과 관련된 여러 활동이 활발히 이뤄진다. 이는 ‘로컬(Local)’이라는 키워드로 말할 수 있다. 최근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다수가 콘텐츠 생산에 참여하고 이를 공유하는 쌍방향의 환경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시장조사 기업 엠브레인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 이상이 이용 후기를 읽고 구매 의사에 변화를 느낀다고 나타났다. 즉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의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상품평 및 이용 후기가 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서 참여와 공유의 장이 형성되면서 소비자의 경험이 기업의 마케팅 역량과 우위를 다툴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단순히 상품평 및 이용 후기를 공유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블로그를 결합한 커뮤니티형 모델도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블로그는 인터넷 분야에서 최근 트래픽이 가장 많이 증가한 카테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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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빠르게 결합 중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쇼핑에 영향을 주고 받는 소셜(Social)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10대 검색어 중 3개가, 일본은 1위가 디지털 인맥 구축 사이트일 정도다. 이베이는 작년 말 전 세계 8억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SNS 페이스북과 제휴했다. 소셜 네트워킹 기능이 포함된 전자상거래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베이 측은 “페이스북에서 읽고 보고 쇼핑하는 활동을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인 ‘오픈그래프’가 이베이의 전자상거래 프로그램에 완전히 결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베이는 레스토랑 이용권, 게임 아이템, 음원과 같은 디지털 상품의 판매와 구매가 활성화(Digital)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디지털화는 단지 상품권 구매의 수준을 넘어 ‘무현금 사회’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구글은 작년부터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반 무료 모바일 지불 시스템인 구글 월렛을 미국 전역에서 서비스 중이다. 마스터카드의 페이패스(PAY pass) 기술을 사용하는 이 시스템을 통해 쇼핑객은 계산대에서 자신의 모바일 장치를 특별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즉시 구매가 가능하다. 몇몇 매장에서는 구글 월렛을 이용하는 것만으로 특별 쿠폰을 사용할 수도 있고 할인 행사에 참여하거나 고객 포인트를 올릴 수 있다.

전자상거래의 미래를 예측할 때 기술 진화와 사회의 변화라는 요인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동력이 있다. 바로 ‘중국’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중국은 그간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소비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세계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적으로 광활한 나라인 중국의 특성을 고려할 때 성장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가 유통 부문, 그중에서도 전자상거래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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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정보센터(CNNIC)에 따르면 올해 중국 인터넷 사용자 수는 4억8500만 명으로 작년 대비 2770만 명 늘어났으며 이 중 1억4000만 명이 온라인 거래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관은 올해 상반기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거래 규모가 2조9500억 위안(약 514조 원)으로 성장했으며 이용자 수는 1억7300만 명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 수가 3억1800만 명에 달해 모바일 시장이 전자상거래 시장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중 B2C 시장인 인터넷 쇼핑 시장 역시 연일 급성장 중이다. 중국의 인터넷 쇼핑 시장 규모는 2010년 약 5231억 위안(약 104조 원) 정도이며 전년 대비 무려 109.2% 성장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인터넷 쇼핑의 규모는 2015년에는 2010년 수준의 약 5배인 무려 2조5000억 위안(443조 원)에 달하는 등 고성장이 기대된다”며 “미국과 마찬가지로 넓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인터넷 쇼핑 분야 역시 성장성이 가장 큰 분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중국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시장 공략은 시작되고 있다. 세계 최대 유통회사 월마트는 2월 말 중국의 전자상거래 회사인 이훼디안의 지분을 51%까지 늘리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이미 지난해 5월 웹사이트를 통해 소비재를 판매하는 이하오디엔의 지분을 일부 보유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월마트 글로벌 e커머스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나일 애시는 “이하오디엔에 대한 추가 투자는 중국 주요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에 전념할 것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하오디엔과 함께 물류·인프라·신규기술 등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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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