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강국 코리아 릴레이 인터뷰 10- 유제철 계영TNI 대표

계영TNI(Geyeong Technology and Information)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정보기술(IT) 중소기업이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그렇게까지 관리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유제철 대표의 얘기를 들어 보면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닌 듯하다.

개인 사용자들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에 대해 경각심 없이 쓰지만 기업들은 구매하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다가 걸리면 고발될 수도 있는데, 처벌의 강약을 떠나 수사기관이 회사에 찾아와 컴퓨터를 일일이 뒤진다는 것이 유쾌하지만은 않은 일이다. 지식재산권 강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한국도 점차 이에 대한 관리가 강화될 것이고 기업 내에서 소프트웨어 저작권 관리는 하나의 새로운 영역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SW 라이선스 관리는 지식재산권 보호의 시작이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어떻게 관리한다는 겁니까.

아이몬 소프트(iMon Soft)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고 깔려 있다면 강제로 삭제하도록 하는 제품입니다. 회사에서 허용한 소프트웨어 외의 것을 설치한다면 설치 단계부터 차단하고 이미 설치해 사용 중이라면 강제로 제거해 주는 기능입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매일 새로운 소프트웨어(상용)들이 생겨나거나 판매 정책이 변경되는데, 우리가 정기적으로 이를 업데이트해 정보를 제공합니다. 소프트웨어는 판매사별로 계약 조건이 너무 복잡한 반면 기업 내에서는 이를 관리하는 전문가가 없는 상황입니다.

안티 바이러스 원리와 비슷하군요.

백신 프로그램은 매주 한 번 이상 업데이트하지만 아이몬소프트는 매월 제공합니다.

일반적인 소프트웨어의 판매 정책이 얼마나 까다롭습니까.

예를 들면 ‘칼라 이센스’라는 것이 있어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회원 관리를 할 때 데이터베이스(DB) 관리 프로그램을 쓰는데, 관리하는 회원 수만큼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경기가 좋지 않으니 죽기 살기로 지식재산권에 매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 단속이 강화된 시점도 2009년부터입니다.

실제로 아이몬 소프트의 효과가 있습니까.

기능은 단순하지만 효과는 큽니다. 불법 소프트웨어를 삭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 내 소프트웨어 사용 현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형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단속을 무기로 구매를 요구할 때 기존에는 판매사의 요구를 다 들어줘야 했는데,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몬 CNA(iMon CNA)는 뭡니까.

캐드(CAD: Computer Aided Design) 제품의 라이선스를 관리해 주는 프로그램인데요, CAD 소프트웨어 구매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첫째 ‘스탠드 얼론(stand alone)’, 둘째 ‘네트워크 라이선스(network license)’입니다. 스탠드 얼론은 PC 1대에 설치할 때마다 얼마를 내야 하는 방식입니다. 네트워크 라이선스는 어느 컴퓨터에나 설치가 자유롭지만 동시 사용 수량을 제한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제조 업체 설계 부서에 100명의 직원이 있다면 그 100명이 늘 CAD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외근도 있고, 회의도 있고, 인터넷 검색을 할 수도 있고, 보고서 작성을 위해 워드 프로그램을 쓰고 있을 수 있죠.

네트워크 라이선스가 비용이 적게 들겠네요.

스탠드 얼론 방식으로 대당 1000만 원을 내야 한다면 네트워크 라이선스는 700만~800만 원 정도입니다.

그러면 소프트웨어 판매사가 손해일 텐데, 왜 그렇게 하는 겁니까.

스탠드 얼론만 고집하면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 불법을 쓸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판매자와 고객이 모두 한 발씩 물러선 겁니다.
“SW 라이선스 관리는 지식재산권 보호의 시작이다”
아이몬 CNA의 역할은 뭔가요.

네트워크 라이선스를 구매하더라도 어느 날은 접속 여분이 남지만 어떤 날은 부족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수요가 넘치는 날이 1년 중 며칠 안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며칠을 위해 다시 700만~800만 원의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합니다. 작게는 700만 원이지만 비싼 것은 5000만 원에서 1억 원짜리도 있습니다. 그걸 세이브하기 위한 겁니다.

‘아이몬 CNA’를 사용할 때 CAD 소프트웨어 사용 후 일정 시간 사용하지 않으면 라이선스를 해제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화면이 활성화돼 있지 않거나(다른 프로그램 사용 중), 키보드·마우스 움직임이 없으면 부재중으로 파악하고 작업한 내용을 저장하고 라이선스 접속을 해제합니다. 시간이나 비활성화 항목은 선택이 가능합니다.

MS 윈도의 화면보호기 같은 원리네요.

그렇습니다. 다만 화면보호기는 키보드·마우스의 움직임이 없는 ‘부재중’일 때만 작동하지만 아이몬 CNA는 비활성화, 즉 다른 작업을 하고 있는 것도 감지합니다.

어떤 기업들에서 쓰고 있습니까.

주로 대형 건설사·제조사들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SK건설에 구축돼 있고요, GS건설에는 구축 중입니다.

그렇게 하면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구매가 줄어들 텐데, 대형 소프트웨어 회사들에서 경계하지 않습니까.

지금 당장은 초기 단계여서 경계의 수준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CAD 제품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제품이고 필요 이상의 비용 증가는 외화 유출이라는 측면도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과 같이 세계적 경기 불황속에서 생각해 볼 때 아이몬 CNA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고객사들이 실제 비용 절감 효과를 본다고 하던가요.

최근 3년 동안 중동이 고유가로 돈이 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중동 국가들도 원유 대신 휘발유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팔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면 플랜트를 지어야 합니다. 또 집이나 도로 등의 인프라도 깔아야겠지요. 그런데 이런 사업들을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중동 붐으로 인력이 늘어나고 동시에 설계 소프트웨어도 더 필요해집니다. 그러면 기업에서는 소프트웨어를 더 구매해야 하느냐 마느냐로 고민하게 됩니다. 그럴 때 우리 제품이 있다는 것을 알면 관심을 보입니다. 건설사에서 쓰는 CAD 제품 중에는 1억 원짜리도 있습니다. 그걸 총 100대 컴퓨터에서 쓴다면 100억 원입니다. 그걸 10%만 절감해도 10억 원입니다.

제품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습니까.

2010년 국내 대형 자동차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관리를 위한 제안 발표회 때 동시 접속 라이선스의 자동 반납이라는 아이디어를 제공해 아이몬 CNA를 만들게 됐습니다.

원리가 간단하다 보니 곧 이를 모방한 경쟁자들이 생기겠네요.

아이몬 CNA와 아이몬 소프트는 2011년 7월에 함께 국내 특허를 받았고 현재 국제 특허도 준비 중입니다. 아이몬 CNA는 미국·일본·중국 등에도 특허를 출원 중입니다. 경쟁 출현은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IT 업계에서는 먼저 시작했더라도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점점 밀리게 되어 있습니다. 앞서 가야지요.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