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멀티 프랜차이즈

프랜차이즈 기업의 멀티 콘셉트 전략은 예비 창업자의 운영 스타일과 상권, 다양한 소비 패턴과 니즈를 반영하기 위한 기업의 마케팅 수단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급격히 늘고 있는 생계형 창업자들의 접근 장벽을 낮추기 위한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의 새로운 가맹 사업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경기 불황에 따른 창업 시장의 성장 둔화가 지속되면서 예비 창업자들 대부분이 커피 전문점이나 호프 전문점 등 1억 원 이상의 자본금 부담이 큰 브랜드를 피하는 경향이 생겼다. 소비는 위축되고 창업자의 실패 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대자본 창업에 해당되던 아이템들이 매장 크기를 축소하고 인테리어 콘셉트에도 변화를 줘 소·중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게끔 시스템을 확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자본 창업 아이템은 33.3㎡(10평) 미만의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으로만 운영 가능한 매장과 49.5㎡(15평) 이상의 방문 고객을 흡수할 수 있는 매장 형태로 나눠 예비 창업자의 자금 환경에 맞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 창업 장벽 낮추고…선택 폭 넓혀
창업자 환경 따라 평형별·콘셉트별로 선택 가능해

오리엔탈 라이스&누들전문점 ‘라이스스토리’는 론칭 초기부터 테이크아웃형·홈스타일형·카페형으로 나눠 가맹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본금 환경이나 지역적 특색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해 창업할 수 있다. 메뉴도 가맹점별로 조금씩 차이를 뒀다. 상권, 매장 크기, 소비층에 따라 메뉴의 구성을 달리해 각 매장의 특성에 따라 효과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라이스스토리-양재점을 운영하고 있는 손미영(44) 점주는 인건비와 임차료를 절감하기 위해 26.4㎡(8평) 테이크아웃 매장 콘셉트를 선택했다. 손 점주는 “카페형 콘셉트는 99㎡(30평) 정도의 매장과 약 9000만 원 이상의 투자금이 필요하다”며 “금액적인 부담이 크고 운영하는 데 드는 고정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소형 테이크아웃 매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테이크아웃 매장을 오픈하는 데 점포비를 제외하고 약 5000만 원의 창업비용이 들었다. 포장 고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주방 인원 1명, 홀 인원 1명 정도면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매장 내 테이블을 3개 정도 비치해 틈틈이 방문 고객도 소화하고 있다.

라이스스토리는 최근 16.5㎡(5평) 이하의 매장인 ‘라이스스토리 MINI’ 콘셉트를 새롭게 개발해 최소 자본금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회 요리 전문점 ‘사도시’는 각 매장의 상권과 유동인구, 고객 특성에 따라 운영 방식을 달리 하며 타깃 맞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사도시 개봉점은 동네 상권과 오피스 상권의 혼합형인데다 번화가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 공간을 제공하는 운영 방식으로 주변 가족 단위나 회식 모임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했다.

가격은 중가에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근처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족 단위 고객과 모임이 잦은 40~50대 주부들을 공략했다. 룸 형식의 매장과 깔끔한 회 메뉴는 식사 대접이나 회식을 해야 하는 일이 많은 직장인들에게도 효과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젊은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많은 강남 교대점은 ‘사도시 스시&이자까야’라는 제2콘셉트를 적용해 회 요리와 다양한 일본식 사케·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 www.econodaily.kr│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