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브랜드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한류는 한국 제품과 콘텐츠를 세계 문화와 경제의 중심에 서게 할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한류의 힘이 문화를 넘어 산업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문화산업 수출을 통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금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수백만 달러에 불과했던 규모가 매년 눈덩이처럼 증가해 7억9400만 달러(약 8900억 원)를 기록했다고 한다. 2010년보다 25%나 증가했다.
파리·바르셀로나·베를린 등에서 지난 몇 개월간 K팝 콘서트가 열렸다. 미국의 대표적인 인기 프로그램 ‘데이비드 레터맨쇼’, ‘라이브 위드 켈리’ 등에 소녀시대가 연이어 출연했다. 전 세계 트위터리안들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으며 원더걸스는 미국 케이블 TV 영화에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남미 페루에 한류 팬클럽이 60개가 넘는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최근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터키에서 한 한류 팬이 K팝 공연을 터키에서 열릴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아시아는 물론 미주 유럽 남미 등 세계가 K팝에 열광하고 있다. 한류가 국가 대표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과거 미국 팝송을 알기 위해 영어를 배우고 일본 만화책을 읽기 위해 일본어를 공부했던 것처럼 K팝 팬들은 노래를 알기 위해 한국말을 배우고 있다. 얼마 전 방영된 방송 다큐멘터리에서는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나라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 오디션을 보러 국경 넘어 아르헨티나까지 날아간 페루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미주·서유럽은 물론 헝가리를 비롯해 동유럽 국가들과 남미 등에서 우리의 5000년 문화재를 전시하고 싶다는 주문이 밀려들어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연말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브라질에서 개최하는 ‘한국 문화 페스티벌’에서 ‘조선 도자전(가칭)’ 특별전을 열 예정이기도 하다. 한류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 산업을 포함한 전반적 산업 분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1970~1980년대 일본의 만화영화를 본 유럽 어린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돼서도 일본 제품을 선호했다는 얘기는 문화의 힘을 잘 보여준다. 같은 맥락으로 한류 팬들은 자연스럽게 한국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이 작년 해외 수출 지원 사업의 상품을 집계한 결과 음악 CD는 23만2000개, 국내산 화장품은 무려 77만5000개나 판매됐다.
한류는 이제 거의 모든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바야흐로 한류 컨버전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코리아 브랜드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한류는 한국 제품과 콘텐츠를 세계 문화와 경제의 중심에 서게 할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과 세계가 동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시점에서 각 경제 주체는 한류를 이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한류가 확산·발전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세계인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문화재를 이방인과 같은 눈높이로 이해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 각국의 상품이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한류 컨버전스 시대에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 한 번쯤은 되돌아볼 시간인 것이다.
박주만 G마켓·옥션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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