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신임무역협회장

[Close Up] 국내 FTA 현안 해결할 ‘소방수’ 되나
지난 2월 16일 외교가에서는 한덕수 전 주미대사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이 큰 화제를 모았다. 한 대사는 이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2009년 2월 주미대사에 부임한 지 정확히 만 3년 만이다. 한 전 대사는 본래 작년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이 완료되면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갈등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면서 해를 넘겼고 이 대통령의 임기 말까지 주미대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예상이 많았다. 실제로 한 전 대사는 지난해 10월 한미 FTA의 미국 의회 통과 이후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지만 이 대통령이 재신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우 기자youngwoo@hankyung.com200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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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추대 절차 ‘속전속결’

한 전 대사는 사의를 표명한 지 하루 만인 2월 17일 한국무역협회장에 추대됐다. 2월 22일 임기를 마치는 사공일 협회장의 후임이다. 무역협회는 2월 17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사 협회장의 후임으로 한 전 대사를 만장일치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사공일 회장,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 한준호 삼천리 회장,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 구자용 E1 회장 등 무역협회 회장단 20명이 참석했다.

이윤형 세아제강 회장 등 무역협회 측은 “한 전 대사가 국제 통상 무대에서 글로벌 리더로 활약할 수 있는 폭넓은 경험과 국제적 식견을 갖췄고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FTA를 대외적으로 더욱 확대하고 대내적으로 지속 추진해 나가는데 최적임자”라는 것을 추대 이유로 밝혔다. 통상산업부 차관, 통상교섭본부장,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주미대사 등 경제와 외교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한 회장에게 거는 무역 업계의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주미대사 사의 표명과 무역협회장 추대는 불과 이틀 사이에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이런 사정에는 한미 FTA와 관련해 청와대의 전략적인 판단에 따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FTA 협상이 처음 진행되는 동안 부총리와 재경부 장관을 지냈다. 여기에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 겸 한미 FTA 특보를 지냈다. 전 정부와 현 정부를 통틀어 그만큼 FTA 체결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인사도 드물다. 이명박 정부 들어 주미대사에 발탁된 것도 FTA의 원활한 의회 비준을 위해서였다.

한 회장은 국내로 유턴한 후에도 ‘FTA 전도사’ 역할을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 비준 등을 성공적으로 서포트하며 임무를 완수했지만 국내 사정은 녹록하지 않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정권 교체 후 한미 FTA 폐기’까지 들고 나온 상황이다.

재계에서도 한 회장 추대를 반기는 분위기다. 재계 출신이 맡는 전경련이나 대한상의 등과 달리 무역 지원 정책 등과 연계된 무역협회의 특성상 관료 출신이 오히려 더 적합하다는 의미다. 한 회장은 무역협회장 추대에 앞선 2월 16일 주미대사직 이임 인사 등을 위해 서둘러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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