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유명세 허상…전문 지식 쌓아야

최근 커피 전문점 매장 수가 1만 개를 넘어섰고 상위 5개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의 점포 수는 2000여 개에 이르면서 커피 시장이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무색할 정도다.

2008년에서 2010년까지 상위 3대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장 수 증가 추이를 보면 카페베네가 17개에서 376개로 22배 증가했고 엔제리너스가 144개에서 370개로 2.5배, 할리스커피가 179개에서 262개로 1.5배 증가했다. 이러한 추이를 보면 여타 업종에 비해 성장 추세가 두드러지는 것은 사실이다.

창업비용이 많이 투자되는 프랜차이즈 업종은 슬로푸드 출점을 선호한다. 지역 거점별 출점을 통한 자연적인 확산이 롱런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엔제리너스나 할리스는 비교적 빠른 성장세였지만 2~3배 성장에 머물렀다. 하지만 카페베네는 3년 만에 점포가 무려 22배 증가했다. 자사 영업 직원들보다 외부 점포 컨설팅 업체들과의 영업 제휴를 통한 빠른 점포의 양적 확산은 향후 부실 가맹점으로 좋지 않은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창업비용 4억~5억 원

또한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는 일반 커피 전문점에 비해 창업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결국 단기적인 전략보다 장기적인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브랜드의 유명세만 보고 치밀한 계획과 준비 없이 창업한다면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

카페베네·엔제리너스·할리스커피 등의 가맹점 창업비용은 평균 2억7000만 원 정도다. 별도의 공사비용과 점포 구입비용을 합하면 적어도 4억~5억 원은 있어야 창업할 수 있다. 아이템의 특성상 상권이나 입지가 열악한 곳이나 점포 크기가 작으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점포 구입비용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다.

각 브랜드의 정보공개서에 공개된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카페베네 4300만 원, 엔제리너스 3000만 원, 할리스커피 2800만 원으로 나타났다. 단순 매출을 보면 원가 비중이나 인건비 비중이 낮은 커피 전문점의 특성을 고려하면 수익이 나쁜 편은 아니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용을 생각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또 엔제리너스나 할리스커피는 최초 가맹 계약 기간이 3년인데 비해 카페베네는 1년이며 연장 계약도 1년 단위로 되어 있다. 4억~5억 원을 투자하고 1년이 지나 본사가 어떠한 이유를 들어 재계약해 주지 않는다면 고스란히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둬야 한다. 더욱이 가맹을 해지할 때 상표 및 의장등록 등의 권리가 프랜차이즈 본부에 귀속되기 때문에 시설과 집기의 재사용을 통한 커피 전문점 운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중요한 검토 요인 중 하나다.

가장 큰 문제점은 3개 국내 유명 브랜드 커피 전문점들은 가맹점의 영업 지역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언제든지 기존 가맹점과 동일한 상권에 직영점 내지 다른 가맹점을 입점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가맹점주는 본사의 경영 방침에 순응할 것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 리뉴얼이나 매장 확장을 강요하고 있는데, 이를 거절하면 계약을 갱신해 주지 않는 사례도 늘고 있다.

커피 전문점들의 과포화 상태에서도 커피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무조건 브랜드 커피 전문점을 좋아한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소비자가 커피 전문점을 찾는 첫 번째 선택 속성은 가격이다. 그다음이 브랜드·입지·인테리어순으로 나타난다. 창업자들이 적절한 분별력을 갖고 또 다른 틈새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15일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커피전문점(엔젤리너스커피)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15일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커피전문점(엔젤리너스커피)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창업 시 이것만은 꼭 체크하세요

1 정보공개서가 있는 회사인지 체크하고 여러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를 제공받아 비교 검토한다(예상 매출, 계약 기간, 로열티 납부, 영업 지역 보호, 물품 공급 여부 등).

2 상권 입지 분석을 통해 적합한 커피 전문점 형태를 정한다(카페, 테이크아웃, 디저트카페 등).

3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야 할 정도의 능력은 아니더라도 직접 경험해 보고 배워 원두, 메뉴 원가 분석, 메뉴 구성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캡션: 브랜드의 유명세만 보고 치밀한 계획과 준비 없이 창업한다면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취재= 권오준·이진원 기자
전문가 기고= 조준호 프랜차이즈개발진흥원 대표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
조준호 프랜차이즈개발진흥원 대표 t2father@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