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복지 확대의 해법을 기업에서 찾는다. 이른바 기업 복지의 부활이다. 양극화의 그늘이 뚜렷해지면서 복지 확대의 필요성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재원을 마련할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내는 일이다. 정부는 돈이 없고 대다수 국민들도 가난하다. 증세도 뾰족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대기업에는 돈이 넘친다는 것이다. 기업이 돈을 풀면 복지 대상을 중산층까지 확대할 수 있다. 기업 복지와 정부 복지가 조화를 이루면 예전처럼 ‘살맛나는 세상’을 다시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업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기업 복지를 효과적으로 실현하면 오히려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20개 명문 기업이 생생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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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0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면서 이런 모델이 깨졌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종업원을 해고하고 비정규직이 정규직을 대체했다. 기업 복지가 해체되고 정부도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으면서 생존은 철저하게 개인 책임으로 돌아갔다.
금융 위기 이후 일본에서도 사회의 균형을 되찾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전통적인 일본 모델로 되돌아가자는 ‘수정부활론’이다. 이윤을 우선하는 최첨단 경영 기법보다 상생 조화의 전통적인 조직 관리에 주목하자는 발상이다.
이러한 일본의 최근 움직임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과거 기업 복지 모델을 토대로 고도성장을 이룬 것은 일본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명수 지음/ 564쪽 / 맛있는책 /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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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독서 노트
다시 찾아온 아시아의 전성기
‘살레미스 해전에서 아편전쟁까지.’ 동서양이 맞붙은 전쟁에서 승리는 항상 서양의 몫이었다. 십자군 전쟁만 해도 여덟 번의 원정에서 힘으로 예루살렘을 탈환한 것은 한 번에 지나지 않는데 매번 원정에서 승리한 것으로 대부분 알고 있다. 그래서 사자왕 리처드를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아도 그의 맞수였던 이슬람의 살라딘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지하드(성전)’라는 말을 만든 사람인데도 말이다.
문명은 다른가. 후한 시대 채륜이 종이를 발명했다. 그 제지술이 중동을 거쳐 8세기쯤에 서구에 전해졌다. 종이가 발명되고 무려 1000년의 세월이 흐른 후인데 그동안 서양은 파피루스나 양피지 같이 허접스러운 곳에 기록을 남겼다. 종이의 역사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어도 증기기관이 영국에서 만들어진 건 잘 알고 있다.
‘아시아의 대제국들’은 칭기즈칸 이후 아시아에 세워졌던 큰 나라에 관한 기록이다. 몽골·명·크메르·오스만, 페르시아의 사파비, 인도의 무굴,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까지 일곱 국가가 그 대상이다.
아시아 대제국들은 몽골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명은 중국 땅에서 몽골을 몰아내고 세워진 나라이고 오스만·사파비·무굴은 몽골의 후예가 직접 나라를 세웠거나 몽골에 밀려 이동한 세력이 세운 제국들이다.
이들은 뛰어난 문화와 행정조직을 가지고 있었다. 몽골은 정복 초기 유목 부족을 일만 호 단위로 묶어야 할 만큼 행정력이 취약했지만 세계를 정복한 후에는 통계 조사를 통해 인구와 직업, 공물과 조세의 종류를 파악할 정도였다. 필요한 인재를 충원하기 위해 유럽인을 통치에 참여시켰고 송나라 때 시작된 과거제도를 발전시켜 핏줄 대신 실력에 의해 관리를 채용하는 제도를 정착시켰다.
16~17세기는 아시아의 번영기다. 중국에는 명이, 인도에는 무굴제국이 버티고 있었고 중동에서는 오스만제국이 힘을 키워가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중세의 암흑기를 겨우 벗어나 민족국가로 발걸음을 겨우 떼는 수준이었다. 추산에 따르면 당시 명과 무굴제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했던 비중은 35% 정도였다고 한다.
대략 지금 미국과 유럽을 합친 비중보다 약간 적은 수준인데, 그래서 혹자는 요즘 중국과 인도의 부상을 아시아가 세상을 지배하던 과거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얘기한다.
역사가 남겨진 것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에 읽는 것 이상으로 보는 게 중요하다. 그 면에서 책은 독자에게 많은 정보를 전해준다. 칭기즈칸의 장례식에서 명의 자기, 술탄의 화려한 인장 투그라에 이르기까지 많은 삽화와 사진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Book] ‘그때는 왜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592.1.jpg)
짐 마셀로스 지음┃박경혜 옮김┃240쪽┃푸른길┃6만 원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solomon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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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미래
데이비드 D. 프리드먼 지음┃최선영 옮김┃452쪽┃생각의 나무┃1만5000원
![[Book] ‘그때는 왜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593.1.jpg)
컨트리 드라이빙
피터 헤슬러 지음┃양희승 옮김┃474쪽┃중앙북스┃1만5000원
![[Book] ‘그때는 왜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594.1.jpg)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이승훈 지음┃280쪽┃터치아트┃1만3000원
![[Book] ‘그때는 왜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595.1.jpg)
세계 경제권력 지도
송길호 외 지음┃392쪽┃어바웃어북┃2만2000원
![[Book] ‘그때는 왜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596.1.jpg)
·CIA·중국통계연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 내놓은 유의미한 데이터들을 재구성했다. 그리스 재정 위기를 설명하면서 시간을 거슬러 이집트의 피라미드, 4세기 델로스 섬의 아폴론 신전 건설 등 역사 속 디폴트 순간을 되짚어 본다.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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