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코 발레스트리에리 산도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책임자


“제네릭 업계에서 고품질의 제품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네릭 의약품이라고 해서 모두 품질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우수한 회사들이 고품질 제네릭을 경제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있는 반면 품질이 떨어지는 제네릭을 공급하는 회사도 있는 게 사실이죠.”

글로벌 제약 기업 노바티스(Novartis) 그룹이 제네릭 의약품 사업을 특화해 설립한 산도스(Sandoz)는 2005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전 세계 제네릭 시장에서 매출 2위 자리에 있는 산도스는 한국 시장에서 주사제와 항암제, 신경정신용 치료제 등 비교적 만들기 어려운 제네릭 의약품을 현재 공급하고 있다. 한국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월 31일 방한한 프란체스코 발레스트리에 산도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책임자는 이 분야에서 수십 년 몸담은 전문가로서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업계 동향 및 전망을 밝혔다.

그는 “제네릭 의약품이 갖는 특징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대등한 품질 및 효능을 제공하는 한편 이를 환자들이 부담이 적은 가격대에 제공할 때 제대로 발휘된다”며 “즉, 동등한 효과와 안전성, 경제적인 가격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질 때 ‘고품질 제네릭’을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도스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효능이나 부작용 등에 관한 사례를 세계적으로 수집하고 이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고품질 제네릭을 만들고 있다는 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산도스는 2005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약 1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 제네릭 시장, 10% 이상 커질 것”
삼성전자가 바이오시밀러에 주목하는 이유

“한국은 보건·의료 시스템이나 인프라는 많이 성숙돼 있지만 제네릭 의약품의 점유율이 아직 높지 않아요. 따라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죠. 이와 함께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제네릭 업계에서는 한국의 시장 가치를 우위에 두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제네릭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이지만 한국은 37%, 일본은 20% 수준이다. 최근 글로벌 제약업체 화이자제약도 한국 제네릭 시장 진출을 발표한 것도 그의 말처럼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샀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발레스트리에리 최고책임자는 한국 제네릭 시장에서 다국적기업 등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제네릭 의약품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기 때문에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그는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는 제네릭의 한 영역이지만 생물학적 특징 때문에 개발이 아주 어려운 분야입니다. 일반적 제네릭의 개발비가 수천만 달러 수준이라면 바이오시밀러는 수억 달러대고 개발 기간도 평균 7년이나 걸리죠. 그렇기 때문에 개발 업체의 보상도 훨씬 큰 편이고, 또한 진입 장벽이 높다 보니 경쟁도 덜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매력으로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관심을 갖고 진출하는 것이죠.”

그는 앞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제네릭 시장은 매년 약 10~1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배경으로 경제성장률 대비 보건·의료비 지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그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인데 비해 의료비 지출은 지난 5년간 10~20% 늘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는 경제성장률 대비 의료비 재정 안정성에 신경 쓰고 있고 이 때문에 제네릭이 하나의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용어 설명

제네릭: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복제약
바이오시밀러: 생물의 세포나 조직 등을 이용해 제조하는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