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으로 입증된 디젤 세단의 매력

아우디 뉴 A6의 쿠페 버전인 뉴 A7의 가솔린 버전(A7 3.0 TFSI 콰트로, 837호 게재)을 시승한 뒤라 A6는 디젤(A6 3.0 TDI 콰트로)을 시승했다. 지난해부터 자동차 업계에서는 디젤 세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는 고유가와 함께 연비가 좋은 디젤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28일 출시된 뉴 A6의 9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판매량을 보면 3.0 디젤 모델이 713대로 3.0 가솔린의 923대와 비슷하게 팔렸다. 물론 2.0 가솔린 모델까지 합하면 가솔린 비중이 높지만 디젤 세단에 대한 호응이 어느 정도인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흔히 디젤 차량은 시끄럽고 진동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세단보다 험지를 운행하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에만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폭스바겐을 비롯한 해외 메이커들이 꾸준히 ‘탈 만한’ 디젤 세단을 내놓으면서 수입차에서는 가솔린과 디젤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Farbe: Misanorot
Farbe: Misanorot
‘제로백’ 6.1초, 가솔린엔진 못지않아

뉴 A6 3.0 TDI을 직접 탑승하면 디젤엔진이라는 것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정숙하다. 귀가 예민한 사람은 디젤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지만 몇 만 km 주행한 소형차보다는 조용하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가솔린엔진보다 시간이 1~2초 더 걸린다. 과거 디젤엔진처럼 예열을 별도로 할 필요가 없어질 정도로 예열이 빨라졌지만 예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시동이 더 빨라질 수 있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가솔린과의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다만 풀 가속을 이용하는 스포츠 주행을 할 때는 3.0 TFSI(가솔린엔진)에서처럼 등이 시트에 착 달라붙는 가속력을 느끼기는 힘들다. 제원상으로 3.0 TFSI의 0→100km/h 가속 성능은 5.8초, 3.0 TDI는 6.1초로 큰 차이가 없지만 3.0 TFSI는 초기부터 폭발적 가속력을 끌어올리는 반면 3.0 TDI는 서서히 가속을 끌어올리는 스타일이다. 디젤 모델은 압축비를 키우기 위해 피스톤 운동 거리가 길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다. 가속과 감속의 예민함은 가솔린 모델에 비해 떨어지지만 통상적인 운전에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아우디 뉴 A6 3.0 TDI 콰트로 다이내믹
아우디 뉴 A6 3.0 TDI 콰트로 다이내믹
대신 일반적인 운전자들이 더 신경 쓰는 부분은 연비인데, 가솔린 모델은 리터당 9.5km를 가지만 디젤 모델은 13.5km를 갈 수 있다. 1.4배의 연비로 디젤 연료의 가격 메리트가 떨어지더라도 연비에서는 여전히 장점이 있는 셈이다. 추가로 디젤 모델에는 정지 시 엔진이 정지되는 ISG(Idling Stop & Go)가 장착됐다. 폭스바겐 ‘블루 모션’에서는 ISG를 끌 수 없는 ‘강제 사항’이지만 뉴 A6 3.0 TDI에서는 ‘선택 사항’이다. 시동을 걸면 자동으로 ISG가 작동되고 원하지 않을 때만 끄도록 되어 있다.

가격은 ‘3.0 TDI 콰트로’가 6880만 원, ‘3.0 TDI 콰트로 다이내믹’이 7870만 원으로 가솔린 모델 라인업과 동일하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