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라떼킹 대표

“감성과 소통으로 마시는 커피”
약력: 1973년생. 96년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경영학과 졸업. 99년 위스콘신주립대 호텔관광경영학 석사. 2007년 블루빈커피컴퍼니 중국 대표. 2009년 라떼킹 대표(현).



작고 앙증맞은 캐릭터에서 스티브 잡스의 캐리커처까지.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 ‘라떼킹(블루빈커피컴퍼니)’에선 커피 맛에 더해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테이크아웃 컵 덕분에 보는 즐거움이 더하다. 컵뿐만이 아니다. 매장 곳곳에 숨어 있는 작고 귀여운 장식과 톡톡 튀는 개성은 대형 매장에서는 접하기 힘든 일상의 행복을 전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반려동물 출입까지 가능한 카페, 톡톡 튀는 개성이 살아있는 ‘인디스러운’ 공간. 바로 김태준 라떼킹 대표가 꿈꿔왔던 풍경이다.

“커피 프랜차이즈도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권리금이 비싼 좋은 입지, 화려한 인테리어, 최고급 기자재 같은 건 하드웨어적인 접근입니다. 하지만 라떼킹은 ‘감성’과 ‘소통’을 강조합니다.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 유머와 해학이 숨어 있는 소소한 재미들.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감성적인 공간이죠.”

가격도 기존 대형 매장보다 저렴하지만, 커피의 본질인 품질과 맛에 충실하기에 얼마든지 경쟁이 가능하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베일리스·깔루와 라떼’ 등 술을 활용한 커피에서부터 ‘소금 라떼’, ‘와사비 라떼’ 같은 개성 있는 메뉴들이다.

라떼킹은 1호점인 신사동 가로수길점을 제외하곤 철저한 가맹점 체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생계형 창업 수요보다 냉정하고 솔직한 조언을 중시하는 이유다.



인테리어·기자재도 점주 맘대로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김 대표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의 컨설팅을 맡으며 한국 프랜차이즈 기업의 한계를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단적인 예가 본사와 가맹점 간의 소통 부재다. 갑의 위치에 서서 가맹점을 관리하지 않고 서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파트너 개념을 도입한 이유다. 브랜드의 명성만 믿고 맹신하기보다 점주가 원하는 공간을 꾸미기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인테리어나 기자재도 원하면 직접 시행할 수 있는 게 대표적이다.

가맹점이 본사에 주는 보증금은 최대한 줄이는 대신 로열티를 차별화한 것도 라떼킹만의 장점이다. 매출이 1000만 원 미만이면 면제되고 2000만 원까지는 1%, 그 이상이면 2%를 받는다. 본사로서는 최소한의 수익 확보 차원으로, 타사와 비교하면 35% 정도 저렴하다.

2009년 8월 가로수길에 1호점을 낸 후 얼마 전 오픈한 제주 우도점까지 총 16개의 라떼킹이 자리를 잡았다. 김 대표는 올해 안에 50개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봄이 되면 베이커리 등 사이드 메뉴도 추가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률도 높인다는 복안이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소소한 매력과 소통을 강조하는 공간은 기존 대형 점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서 “매장을 열 수 있느냐”는 문의도 적지 않다.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또 다른 도전과 선택을 놓고 고민 중이라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에는 “성장 잠재력이 아직 크다”고 단언한다.

“뉴욕 맨해튼에는 골목마다 스타벅스 매장이 있습니다. 애호가들이 늘면서 이제는 우리도 일상의 한 부분이 돼가고 있어요. 저변이 넓어졌기 때문에 굳이 대로변이 아니어도 된다고 봅니다. 이면도로이되 평수는 넓은 매장이 성공할 확률이 높아요. 가로수길점이 좋은 예죠.”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