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마크로밀코리아 공동 기획


2012년 보험 업계는 안갯속이다. 유럽발 재정 위기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 등 국내 여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4~5개 보험사가 매물로 나와 있고 업계 4위권인 농협보험의 분사까지 앞두고 있는 탓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시장이 혼란스럽고 앞길이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또렷이 빛나는 기업은 있다.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기업들이다.

‘소비자 신뢰’는 보험사들의 2012년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발달로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다 보험사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 신뢰가 강한 기업은 살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생사가 불투명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한경비즈니스는 온라인 리서치 기관인 마크로밀코리아 등과 함께 소비자가 가장 신뢰하는 보험사를 선정했다.

마크로밀코리아의 설문 조사는 지난 1월 초 전국 보험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2012 소비자 신뢰 보험] 2012 대한민국 소비자 신뢰 보험 대상
2012년 보험 업계의 경쟁은 지난해보다 격화될 전망이다. 우선 새로운 잠룡들이 등장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녹십자생명이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드는 데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동양생명과 ING생명의 향방에 따라 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자산 규모 35조 원으로 업계 4위로 출범하는 농협보험의 행보도 관심이다. 농협보험이 시장에 연착륙한다면 기존 생명보험사 ‘빅3’의 판도 변화 가능성이 적지 않다.

올해를 기점으로 보험 시장은 은퇴 시장으로 성장 축이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보험사들은 올해 핵심 경영 목표를 은퇴 시장 공략으로 세웠다. 정부 정책도 은퇴 시장의 덩치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평균 소득 대체율은 현재 25.2%에 불과하다. 정부로서는 은퇴 전 월소득의 70%(OECD 권장 비중 70~80%)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사적 연금인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활성화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사로서도 연금 시장의 잠재성은 무한하다. 현재 국내 가구당 소득 대비 연금 자산의 대체율은 37.9%로 미국의 189%에 훨씬 못 미친다. 개인연금 가입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60.4%를 밑도는 56.4%에 지나지 않는다. 은퇴 자산에 강점을 가진 생보 업계는 1600만 명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을 주요 고객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불황의 틈바구니에서도 부유층 고객을 잡기 위한 보험 업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한 보험 설계를 넘어 전반적인 재무 관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VVIP를 대상으로 한 ‘가문 관리’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소비자의 신뢰’가 승부의 열쇠

삼성생명의 ‘삼성패밀리오피스’가 대표적이다. ‘삼성패밀리오피스’는 가족 구성원들의 재무 관리와 인생 설계까지 컨설팅하는 ‘가문 관리’ 서비스다. 가족의 종합 재무 관리는 기본이고 자녀 관리를 통해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공익 재단 설립에 필요한 노하우를 지원하는 등 ‘명예’까지 관리해 이른바 한국의 ‘록펠러’, ‘카네기’ 가문처럼 ‘명문가’를 만들기 위한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다.

교보생명도 VIP 고객 관리를 위해 전국 7개 지역에 ‘노블리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노블리에센터를 통해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을 보유한 상담 매니저들이 의사·변호사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VIP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 승계, 상속, 부동산 세무 등의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손보사 중에는 삼성화재가 서울 을지로 본사·강남·부산 등 총 3곳에 FP센터를 운영하며 VIP 고객을 대상으로 세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삼성생명·대한생명·삼성화재 등 주요 보험사들은 해외시장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앞으로는 보험사의 해외 진출 시 지급보증이 허용돼 해외시장 공략이 한결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올해 시장 환경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유럽발 경제 위기의 여진이 남아있는 데다 국내 경기도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영 환경은 어려워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마크로밀코리아는

마크로밀코리아는 일본 리서치 업체 마크로밀의 한국 법인이다. 2000년에 설립된 마크로밀은 현재 일본 리서치 시장 3위 업체다. 마크로밀은 온라인 리서치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며 온라인 리서치 분야만 놓고 봤을 때는 마크로밀이 독보적인 업계 1위 기업이다. 마크로밀의 리서치는 조건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응답자 선정부터 메일 보내기, 회수된 메일 내용을 분석해 가공된 데이터를 만들어 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자동 시스템화돼 있다. 마크로밀 직원들은 응답이 없거나 거짓 정보를 입력한 응답자를 찾아내 응답자 자격을 박탈하는 등 엄격한 관리와 보다 정교한 데이터 분석에 집중한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