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조림 투자지 캄보디아

2012년 1월 새해 벽두에 SK임업이 산림청 산하 녹색사업단과 공동으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과 시엠립 지역에 총 150헥타르 규모의 시험림과 황폐지 복구림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신문 보도가 있었다.

이보다 훨씬 앞선 2009년 10월 22일 산림청은 캄보디아 산림청과 조림 투자 및 기후변화 공동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을 담은 ‘조림 투자 및 기후변화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양해각서를 근거로 캄보디아 정부는 우리나라에 제주도보다 넓은 20만 헥타르의 조림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한국의 한화무역은 캄보디아 산림청과 분수림 계약을 체결, 캄보디아 크라체 주에 있는 3만4000헥타르의 조림지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밖에 국내의 유수 목재 및 제지 관련 회사들이 캄보디아에서 조림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이뤄지고 있는 조림업은 기존에 주로 카사바·자트로파 등 바이오 에너지 조림이나 최근 중국의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한 고무 생산의 원재료가 되는 고무나무 생산이 주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원목·제재목·제지목 등 산업 조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캄보디아를 국빈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프놈펜에 도착,  왕궁에서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과 환담을 가졌다.

20091022 프놈펜=청와대사진기자단.....
캄보디아를 국빈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프놈펜에 도착, 왕궁에서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과 환담을 가졌다. 20091022 프놈펜=청와대사진기자단.....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의 캄보디아에서의 조림 산업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산림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로 제지목, 목재 원료 등을 경쟁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세계적 추세에 뒤지지 않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한몫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 조림 사업 개발 계획에 따라 2050년까지 100헥타르의 해외 조림지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를 위해 해외산림자원개발사업법을 통해 저리 융자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편 최근 캄보디아 조림 투자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것은 캄보디아 정부에서 산림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존의 경제적 토지 양여권 수여 방식 이외에 분수림 계약 방식이라는 새로운 계약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분수림 계약 방식은 정부가 조림지를 제공하고 투자자가 산림을 조성, 생산해 그 수익을 투자자와 정부가 분배하는 수익 분배 계약(profit sharing contract) 방식이다. 한화무역이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조림지를 확보하기 위한 방식도 분수림 계약 방식의 투자다. 현재 한화무역과 함께 일본의 국영기업인 오지페이퍼도 이 방식을 통해 조림지 확보에 나섰다.

분수림 계약 방식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는 것은 기존의 조림지 확보 방식인 경제적 토지 양여권에 비해 보다 안정적으로 조림지를 확보, 운영할 수 있고 캄보디아 정부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존의 경제적 토지 양여권은 쉽게 말해 정부로부터 토지만 임대 받는 것으로 캄보디아 정부는 양여비를 지급받는 것 외에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어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또한 경제적 토지 양여권 취득은 중앙정부의 감시 권한이 덜 미치는 지방정부가 깊이 관여하고 있어 그 절차가 불투명하고 이 때문에 각종 불법행위 및 사기 행위도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분수림 계약 방식은 산림청이 사업 수익의 이해당사자이므로 정부의 관심이 높고 정부의 협조도 보다 적극적이다. 앞으로 우리 기업이 캄보디아에서 조림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분수림 계약 방식을 신중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유정훈 법무법인 지평지성 변호사, 캄보디아 사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