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뉴 투아렉 V8 TDI

폭스바겐 뉴 투아렉(Touareg) V8 TDI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의 제왕’으로 불린다. 성능에서 경쟁차들을 확실히 압도한다. 비슷한 배기량을 가진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V8과 비교해 보면 배기량은 233cc(5.3%) 작으면서 최고 출력은 27마력(8.6%), 최대 토크는 10.3kg·m(14.4%)이 크고 1리터의 연료(디젤)로 0.8km(8.3%)를 더 갈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2초(25.6%)가 더 빠르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4020만 원(25.9%) 싸다. 물론 레인지로버는 ‘럭셔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가 적당하지 않을 수 있지만 디젤엔진 차량 중에는 뉴 투아렉을 따라올 차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SUV의 제왕…‘견인력’ 국내 최고
구형 엔진 대비 연비 44% 개선

투아렉의 파워는 2006년 런던 던스폴드 공항 이벤트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구형 투아렉 V10은 155톤의 보잉747기를 견인한 바 있다. 신형 투아렉의 최대 토크는 81.6kg·m이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국내 시판차 중에서 가장 크다. 참고로 현대자동차 베라크루즈 3.0 디젤 모델은 48kg·m이다. 투아렉은 SUV이면서도 100km까지 가속하는데 5.8초밖에 들지 않는다. SUV이기 때문에 체감 가속력은 그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투아렉은 폭스바겐 그룹 제품인 포르쉐 카이엔, 아우디 Q7과 프레임을 공유한다. 투아렉의 측면 프로포션(비율)은 구형 카이엔과 꽤 흡사하다. 앞뒤로 연결되는 유리창 전체를 금속 테두리로 감싼 것은 신형 카이엔과 비슷하다.

지난해 7월 폭스바겐은 투아렉 V8을 내놓으면서 ‘다운사이징’을 강조했다. 기존 V10 엔진보다 2기통을 줄이면서도 출력·토크·연비에서 개선을 이뤘다. 최고 출력은 8.6%(313→340마력), 최대 토크는 6.6%(76.5→81.6kg·m) 증가했고 공인 연비는 44.4%(7.2→10.4km/l)가 좋아져 놀라움을 줬다. 엔진 사이즈를 줄이면서 출력을 높이고 연비를 개선하는 ‘불가능’처럼 보이는 일을 해낸 것이다.
SUV의 제왕…‘견인력’ 국내 최고
기계적 성능이 개선된 것에 비하면 실내외 디자인에는 큰 변동이 없다. 후면은 테일램프의 모양이 조금 변했지만 구형과 큰 차이가 없다. 전면은 각진 헤드램프 사이를 2개의 바(bar)로 연결하는 최근 패밀리 룩을 따랐다.

실내는 폭스바겐 특유의 투박함을 간직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게 참 안 바뀐다. 사람에 따라서는 ‘요즘 차들은 너무 실내가 요란한데 폭스바겐은 차분해서 좋다’는 의견도 있다. 시트 등 다른 직물 요소들도 튀는 것을 배제하고 단순함을 추구했다. 새롭게 도입된 ‘올 글라스 루프’ 때문에 뒷좌석 시야가 탁 트인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차체가 큰 만큼 유리 지붕으로 보이는 시야도 넓다.

인테리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확실한 것은 내비게이션과 AV (Audio & Video)의 조작 불편이다. 음악 CD를 넣는 곳이 센터패시아에 노출돼 있지 않고 조수석 글로브박스에 숨어 있다. 내비게이션은 구형에 비하면 나아진 편이지만 국내 전문 업체 제품에 비하면 다소 불편하다.
SUV의 제왕…‘견인력’ 국내 최고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