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다른 돈 관리 시스템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려면 시간 관리, 인맥 관리, 돈 관리까지 관리할 것도 참 많다.

“그중에서 여러분은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라고 질문하면 처음엔 다양한 대답이 나오지만 결국 당장 현실적인 돈이라는 대답이 주류를 이룬다.

이처럼 돈 관리의 중요성은 누구에게나 해당되기 때문에 책이나 언론에 끊임없이 그 방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막상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을 찾아보면 주변에 한두 명 정도가 있을까 말까 하는 정도이고 대부분 돈 관리가 안 된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면 왜 돈 관리가 잘 안 되는 것일까.

그건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그 출발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자 되는 전략] 부자가 되기 위한 4단계 돈 관리법
<그림>은 ‘부자가 되는 단계’를 나타낸 도표다. 유산을 많이 받거나 사업을 통해 부자가 되는 경우를 빼고 대부분 이러한 경로를 통해 부자가 된다. 즉, 종잣돈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하고 그 후에도 계속해 돈을 모아 재테크를 하면서 자산가가 되어 가는 방식이다.

자, 그럼 지금부터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자. 나는 어떤 식으로 부자의 길로 가고 있는지 냉정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단계를 무시한 채 처음부터 3단계로 건너뛰어 재테크부터 시작하거나 얼마 되지 않은 종잣돈으로 무리하게 집을 사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재테크는 안 되고 부자는커녕 ‘하우스 푸어’와 같은 빚에 허덕이는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라면 더 늦기 전에 돈 관리 방법을 바꿔야 한다. 한 단계씩 느린 듯 올라가지만 결국 원하는 부를 쌓아가는 부자들의 방법으로 바꿔야 한다.



부자가 되기 위한 4단계 돈 관리법

1. 자신의 자산 상태 파악이 먼저다

먼저 자산 목록을 써보자. 부동산이 있다면 아파트는 국민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금주의 시세를 알아보고 다른 부동산이 있다면 인근의 부동산을 통해 시세를 알아보면 된다.

펀드는 해당 증권사에 문의해 평가 금액을 확인하고 은행의 예·적금이나 개인연금까지 모두 파악해 자산 목록을 작성한다.

그리고 부채 목록도 적어보자. 담보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의 잔액을 적고 금리와 이자 금액까지 덧붙여 작성한 후 현재의 대출 상태가 어떠한지 냉정하게 바라보며 고금리의 소액 대출부터 상환할 순서를 정해본다.

최종적으로 자산에서 부채를 빼보면 순수한 우리 집의 자산이 계산된다. 최소 1년에 한 번 정도는 자산 상태를 파악해 전년 대비 늘었는지 줄었는지 따져보며 자산 관리 계획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



2. 세 개의 주머니를 통한 돈 관리 시스템

자산이 파악됐다면 돈을 관리할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 세 개의 주머니를 통한 돈 관리 시스템은 간단하면서 효과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첫 번째 주머니는 비상용으로 활용한다. 우리 집 수입의 10%를 매달 비상용 주머니에 넣어두고 사용한다. 혹 비상사태에 대비해 목돈의 비상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식의 발상이 있다면 과감히 버려라. 그런 식의 비상금은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항상 어떤 일에든 쓰게 되어 있다. 그러니 일정하게 저축하듯 넣는 게 효과가 있다. 반드시 병원비나 수리비에만 사용하고 별일이 없다면 저축하는 셈 치면 된다. 비상용 주머니는 수시로 입출금해야 하기 때문에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통장을 추천한다.

그리고 두 번째 주머니는 생활비를 위한 통장이다. 4인 가족의 적절한 생활비는 소득 대비 60%다. 3인은 50%, 독신이거나 자녀가 없다면 40%가 적당하다. 이는 세금·교육비·이자·보장성보험료 등 모든 비용을 포함한 금액이다. 적절한 생활비를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가계부를 쓰면서 낭비 지출이 있는지 따져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마지막 세 번째 주머니는 자기 계발을 위한 통장이다. 돈을 모으면서 겪는 공통적인 현상은 생활비를 줄이면서 나타나는 상대적 박탈감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자신을 위해 쓸 자기 계발 통장이다. 지금까지는 남들과 어울리면서 돈을 썼다면 이제부터는 과감하게 수입의 10%를 오롯이 자신을 위해 써 보라. 좋은 곳에서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여행도 다녀올 수 있다. 자기 계발이 잘 안 되는 이유는 공짜로 할 것만 찾기 때문이다. 자기 계발을 위해 일정 금액을 자신에게 투자해 보자. 돈도 잘 모아지고 덩달아 수입까지 늘게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세 개의 주머니를 채우고 남은 돈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자 되는 전략] 부자가 되기 위한 4단계 돈 관리법
3. 저축하는 방법에도 전략이 있다

남은 돈은 당연히 저축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저축할 때 매달 얼마씩, 어느 정도나 넣을지 고민한다. 목적을 세워 저축하기보다 현실에 맞춰 저축액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상황이 좋지 않아지거나 급히 돈 쓸 일이 생기면 쉽게 깨고 해약을 일삼는다. 그래서 세월이 흘러도 돈이 모이지 않는 것이다.

저축할 때는 기간별로 계획을 세워 실천해야 한다. 먼저 단기·중기·장기로 계획을 세워보자. 단기는 3년 이내에 쓸 돈을 모으는 것으로 무조건 은행에 가야 한다. 수익률보다 원금 보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 상품에 넣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언제 쓸지 모를 돈이라면 섣불리 돈을 불리려고 하지 말고 안정적인 CMA나 MMF에 넣는 것이 좋다.

중기는 5년에서 7년 정도에 쓸 돈을 넣어두되 은행보다 증권사의 적립식 펀드가 유리하다. 5년 이상 된 국내 적립식 펀드는 대부분 은행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어 부모님 칠순잔치나 결혼기념일 등의 행사가 5년 이후에 있다면 이에 맞춰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마지막 장기는 10년 후에 쓸 목적으로 노후 자금이나 자녀가 어리다면 학자금 저축 정도가 된다. 이때에는 보험사의 상품을 선택해야 비과세와 복리 효과 등을 볼 수 있다.

만일 10년 후에 쓸 노후자금을 은행의 적금에 넣게 되면 물가에도 못 미치는 금리 때문에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4. 부자들의 억척스러움을 따라하라

부자들의 재테크는 특별한 것이 없다. 그동안 만나본 부자들을 보면 최대한으로 종잣돈을 모아 계속해 굴리면서 돈을 불려가는 것이 전부였다. 만일 1억 원이라는 종잣돈이 있다면 소수만이 가입할 수 있는 사모 펀드에 넣어둘 수 있다. 우리가 흔히 가입하는 공모 펀드는 수수료가 0.1% 정도이고 사모 펀드는 수익의 15%가량을 수수료로 낸다. 내가 펀드매니저라면 어떤 상품에 더 신경을 쓰겠는가. 이렇듯 부자들은 목돈의 위력을 알기 때문에 그 돈이 모아질 때까지 억척스럽게 돈을 더 모으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그들의 억척스러움을 따라 하기를 거부한다. 그저 편하고 빠른 방법으로 부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요즘 유행하는 복권은 갈 때마다 매진됐고 한 방을 노리는 투기성 파생상품은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우리들이 만들어 낸 슬픈 자화상이다. 돈 관리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부자들이 했던 것처럼 자신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적절한 생활비를 유지하면서 목표를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그렇게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부자의 길에 이르는 4단계에 다다르지 않을까.
[부자 되는 전략] 부자가 되기 위한 4단계 돈 관리법
박종기 머니앤리치스 대표, ‘부자통장’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