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가문으로 가는 길

록펠러, 빌 게이츠, 잭 웰치, 리카싱…. 세계적 거부들이 부를 얻게 된 방법은 모두가 다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중요한 성공 원칙들을 배웠고 자녀들에게도 그 원칙을 가르쳤다는 점이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는 그 핵심 요소로 입곱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부자 되는 전략] 절약은 기본…‘돈 버는 법’ 가르쳐
1. 돈의 가치를 가르쳐라

세계 최고의 주식 투자가인 워런 버핏은 자녀에게 넉넉한 용돈을 주지 않았다. 이유는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남의 도움 없이 용돈을 벌어 왔기 때문에 현재의 부(富)가 가능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의 부모는 어렸을 적부터 버핏이 스스로 용돈을 벌어 생활하게 했다. 다섯 살의 버핏은 자신의 집 앞에 판매대를 세워 놓고 껌과 레모네이드를 팔았다. 아홉 살 때는 친구와 함께 주유소에 있는 음료수 자판기 옆 쓰레기통을 뒤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수를 파악한 후 이를 집중 판매했다.

열세 살이 된 버핏은 중고 골프공을 판매했다. 컨트리클럽에서 캐디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손님들이 버리고 간 공을 모아 판 것이다. 신문 배달도 했다. 또 배달은 주로 아파트 단지만 했다. 이유는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이 신문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 워런 버핏은 한 달에 175달러를 벌었다. 이 돈은 당시 사회 초년병들이 정규직 일자리를 가졌을 때나 받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 물론 이 돈이 워런 버핏의 주식 투자 종잣돈이 된 것은 물론이다.

워런 버핏의 큰아들 하워드 버핏이 기억하는 자신의 어릴 적 1주일 용돈은 78센트다. 현재 가치로 5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2. 독립심을 키워 줘라

1900년대 초 미국에서 최초로 억만장자(billionaire)라는 칭호를 받은 폴 게티는 유전 개발을 통해 부를 얻었다. 그의 아버지인 변호사 조지 게티 역시 유전 개발을 통해 막대한 부를 거머쥔 인물이다. 그러나 조지 게티는 아들에게 넉넉한 용돈을 준 적이 한 번도 없다.

이 때문인지 폴 게티는 사업가가 되기보다 외교관이 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생각은 달랐다. 아버지는 폴 게티에게 1년만 석유 개발 사업을 해보라고 권유했다. 물론 넉넉한 자본을 대준 것은 아니다. 아들 스스로 ‘성공의 단맛’을 보기 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지 게티는 1년 기한으로 마치 벤처 투자가가 투자하듯 필요한 돈을 투자 자금 형태로 지원했다. 지원금은 딱 석유 시추권을 딸 만한 예산이었다. 대신 아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사업을 할 수 있는 경영권을 가졌다. 이익은 아들과 아버지가 정확히 3 대 7로 나누기로 했다.
아버지와 아들의 이 같은 계약은 숨겨져 있던 아들의 사업 수완이 발휘되면서 성공 가도를 걷기 시작했다. 물론 이후 아버지와 아들의 수익 배분은 정확히 3 대 7씩 이뤄졌다.


3. 절약의 소중함을 가르쳐라

석유왕 록펠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벌었던 인물이다. 그의 아들 록펠러 2세 역시 아버지 못지않은 막대한 부를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어릴 때부터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 습관을 부모에게 배웠다.

이런 절약 원칙은 성인이 돼서도 이어졌다. 1920년 그는 가족들과 2개월간에 걸쳐 미국 전역을 둘러보는 여행을 떠났다. 여행 중 와이오밍 주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공원을 둘러보는 관광차 이용 요금이 록펠러 2세의 예상보다 많이 나왔다. 그러자 록펠러 2세는 아이들 앞에서 공원 관리인과 언쟁을 벌였다.

그는 “내가 록펠러 집안이라고 해서 비용이 더 청구되는 일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공원 관리인은 록펠러 2세가 납득할 때까지 비용 항목을 하나하나 설명해야 했다. 이런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아버지의 절약 정신을 배웠다. 록펠러 2세의 경제 교육을 충실히 따른 록펠러 3세가 리무진 비용을 아끼기 위해 매일 30분이 걸리는 출퇴근 거리를 걸어 다닌 일은 유명한 일화다.



4. 일벌레 근성을 키워라

미국의 ‘국민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을 20년간 이끈 잭 웰치는 ‘20세기의 최고경영자’이자 연봉만 1억2500만 달러(2004년)를 받은 거부였다. 그는 지독한 일벌레였다. 비행기에서 잠을 자며 여러 나라 공장을 방문하는 일정을 끝없이 소화했고 틈만 나면 신문과 잡지로 정보를 습득했다.

그의 이런 일벌레 근성은 아버지에게 배웠다. 아버지 프랜시스 웰치는 보스턴과 근교를 오가는 열차의 차장이었다. 아버지는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출근해 하루종일 열차의 좁은 통로를 다니며 승객들의 차표를 검사했다. 저녁 7시 30분이면 잭 웰치는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를 마중하러 갔다. 열차가 연착할 때면 몇 시간이고 역 앞에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아들 기억 속의 아버지는 오랜 시간 일하면서도 단 하루도 쉬지 않는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퇴근 후 꼭 일기예보를 챙겼다. 다음날 날씨가 나쁠 것이라는 예보를 들으면 어김없이 늦은 밤 어머니에게 부탁해 역까지 태워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통근 열차 한쪽 구석에서 잠을 잤다. 다음날 일에 늦지 않기 위해서였다.”



5. 경쟁을 즐기게 하라

청쿵실업의 창업자 리카싱은 현재 30조 원의 재산을 가진 동아시아 최고의 부자다. 리카싱은 자식은 독하게 키워야 한다는 교육 철학을 갖고 있다.

리카싱은 초등학생이 된 두 아들을 자신의 회사 이사회에 참관시켰다. 이 회사의 이사회는 리카싱의 말에 무조건 동의하는 스타일로 진행되지 않는다. 어떤 이슈에 대해서는 이사들이 서로 얼굴을 붉히며 큰소리로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격화되는 논쟁에 갓 초등학생인 아이들은 이사들이 서로 싸운다고 생각해 울기 시작했다.

그때 리카싱은 아들에게 “울지 마라. 우리가 논쟁하는 것은 사업을 위한 것이다. 나무에 구멍을 뚫지 않으면 물이 통과할 수 없듯이 우리가 하는 논쟁은 사리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갓 초등학교에 들어간 어린아이들이 기업 이사회의 내용을 알 수 없다. 하지만 리카싱은 어릴 때부터 비즈니스 사회의 생리가 어떤지, 경쟁 사회란 어떤 것인지 가르치기 위해 이사회에 참석시킨 것이다.

오히려 그는 자녀들이 성장한 다음에는 회사에 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어린 아들을 이사회에 참관시키는 것은 교육의 목적이었지만 장성한 아들을 참석시키면 후계자로 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6. 정보광으로 키워라

빌 게이츠는 자신의 역할 모델로 항상 ‘부모님’을 꼽는다. 빌 게이츠가 기억하는 부모의 모습은 ‘지식의 보고’ 그 자체였다. 빌 게이츠는 워싱턴대에서 열렸던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모님 모두 여러 활동에 관여하셨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비즈니스·법률·정치·자선활동 등 밖에서 경험한 것을 저와 여동생에게 고스란히 전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진로를 결정하는 데는 부모님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빌 게이츠의 부모는 그가 정보의 보고인 책을 가깝게 여기는 독서광이 되도록 이끌어 줬다. 빌 게이츠는 “부모님은 항상 내가 책을 읽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생각하도록 격려했다. 나는 책에 관한 것부터 정치까지 부모님과 토론했다”고 회상했다.

빌 게이츠가 어른이 돼서도 책 읽는 습관을 유지한 것은 물론이다. 주중에는 적어도 한 시간 정도를 읽는다. 신문 역시 매일 읽고 잡지도 여러 권 구독한다. 그는 “나는 모든 이슈를 읽는다. 만약 내가 과학 섹션이나 비즈니스 섹션만 읽는다면 책을 읽고 난 후 변화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적어도 한 주에 하나의 이슈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7. 투자를 가르쳐라

짐 로저스는 월가의 살아 있는 전설 중 한 명이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헤지 펀드인 퀀텀펀드를 만든 그는 1980년 펀드매니저를 그만둘 때까지 10여 년간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수익을 내지 않았다.

짐 로저스는 2003년 얻은 딸 힐튼에게 중국인 보모를 두어 따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영어와 중국어 병행 교육을 위해서다. 그는 2007년부터 아예 싱가포르에 살고 있다. 중국 투자의 전진 기지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딸에게 중국의 문화를 더욱 깊게 알려주기 위해서기도 하다.

그는 ‘딸에게 전하는 12가지 부의 비법’이라는 책에서 “아빠가 보유한 중국 주식은 너에게 주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부와 철학을 물려줄 테니 그것을 잘 지켜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는 또 이 책에서 자신의 투자 철학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빠는 항상 어느 부분이 약세인지 지켜본단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강세 분야에만 관심을 갖는다. 사람들이 과열된 시장에 매달려 잠재적 가치에 무관심할 때가 나의 호기란다.”



참고 ‘존경받는 부자들의 자녀 교육법(미래에셋 투자교육 총서)’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