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사이클 돌입…기업 간 ‘차별화’


2012년 중국의 주식시장을 알아보자. 다른 주식시장이 그렇듯이 중국의 주식시장도 장기적으로는 펀더멘털, 즉 기업 이익의 변화에 의해 방향이 결정되며 단기적으로는 시장 수급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다. 수급이라고 하면 결국 단기 유동성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상하이 주식시장의 주가 트렌드를 분석해 보면 주가와 금리의 역의 관계가 눈에 띄며 그 어느 시장보다 투자 심리의 산물인 주식시장 수급이 정부 정책의 입김을 강하게 받는 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산당 중심이라는 체제 특성상 중국 정부 정책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동안 약 2년에 걸친 지급준비율 인상과 금리 인상 등 긴축정책으로 중국 주식시장은 지속적인 조정 장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이 바뀌기 시작했고 이미 지준율 인하가 시작됐다. 또 이르면 2012년 1분기부터 금리 인하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의 정책 연속성을 감안할 때 긴축 완화 정책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전망이어서 2012년 1분기를 지나면서 시중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중국 주식시장은 이미 긴축 완화에 의한 유동성 사이클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중국에서도 장기적인 주가 추이는 상장 기업들의 이익과 동행한다. 그러나 2011년 하반기는 상장 기업들의 이익 대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직접적인 이유는 두 가지였다. 이유 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 중국 정부의 금융긴축 영향이었고 다른 하나는 지수 비중의 33%를 차지하는 금융주 하락 때문이었다. 금융주의 하락 원인은 글로벌 시장의 동조화가 이유겠지만 국내적으로도 사금융과 지방정부 부실채권 문제, 그리고 이에 따른 금융주의 부실화 우려 등이 원인이었다. 현재 중앙회금공사가 4대 은행주를 매입하고 있고 원천적인 문제인 은행 대출 규제도 완화되면서(신규 대출 증가) 상하이 주가지수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다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YONHAP PHOTO-0407> Chinese revellers welcome in the new year at a shopping mall in Beijing on early January 1, 2010.  China is expected to grow by about 9.5 percent in 2010, state media quoted a government think tank, exceeding forecasts made by outside experts for the new year.              CHINA OUT        AFP PHOTO
/2010-01-03 11:59:11/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Chinese revellers welcome in the new year at a shopping mall in Beijing on early January 1, 2010. China is expected to grow by about 9.5 percent in 2010, state media quoted a government think tank, exceeding forecasts made by outside experts for the new year. CHINA OUT AFP PHOTO /2010-01-03 11:59:11/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새 지도부 정책 유심히 살펴야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기업들의 이익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긴축 완화와 임금 인상은 기업들에는 두 가지 경로로 영향을 줄 것이다. 하나는 구매력 증가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이고 하나는 노무비 상승과 여타 물가 상승에 따른 원가율 부담이다. 12차 5개년 계획에서 연 13%의 임금 인상률을 공식화한 바 있는데, 이는 구매력 증가와 내수 경기 부양 효과로 나타날 것이며 내수 소비 시장의 수요 증가로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의 경우 경쟁력과 생산성 향상이 노무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기업들의 실적에 부담을 줄 수도 있어 기업 구조조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내수 소비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업과 갖지 못한 기업 간에 실적 차별화가 커지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적으로 볼 때 2012년 상하이 주식시장 상장 기업들의 이익은 2011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중 추가적인 지준율 인하와 함께 금리 인하 등 본격적인 긴축 완화가 진행되면 기업들의 실적 개선 요인과 2011년 주가 하락으로 반영되지 않은 기업 이익 증가분도 주가 상승을 가져오는 이유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업 이익 증가와 유동성 호전에 따른 수급 개선은 2012년 주식시장을 상승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2012년 중국 주식시장 전망과 한국 시장
<그림>은 중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Valuation: 저평가 정도)이다. 2011년 12월 현재 상하이 종합주가지수 주가수익률(PER)은 12배 전후다. 결론적으로 기업 이익 증가와 유동성 완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회복을 고려할 때 2012년 상항이 종합주가지수 상단은 3000, 하단은 2100이 예상된다.

분기별로는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와 긴축 완화가 겹치는 2012년 1분기를 저점으로 주가가 회복돼 2분기 이후 경기 회복과 함께 그동안 반영하지 못했던 기업 이익에 대한 밸류에이션 상승과 이익 증가로 중국 주식시장은 분기별로 계단식 상승이 예상된다. 기업 이익 기준으로도 1분기까지는 기업 이익 증가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며 2012년 2분기 이후 제조 기업 이익의 하향 추세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기업들의 이익 증가는 2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기업에 대한 현지 증권사의 수익 추정치를 기준으로 산업별 PER를 보면 에너지·금융·소재·통신순으로 지수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기업 이익 증가율 즉, 성장성 기준으로 지수 대비 매력적인 업종은 경기 소비재, 에너지, 소재 산업순으로 2012년 향후 중국 주식시장을 이끌 기대 업종으로 판단된다.
[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2012년 중국 주식시장 전망과 한국 시장
중국을 봐야 한국이 보여

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중국의 성장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주가다. 한국 기업 이익의 중국 의존도가 커지면서 이미 한국 주식시장도 중국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돌이켜보면 2000년대 중반 한국 주식시장의 주도주는 현대중공업이나 포스코 같은 조선·철강주였다. 중국 공업화의 최대 수혜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에도 중국의 경기 부양책인 자동차하향과 가전하향 정책의 수혜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산업의 이익 증가와 주가 상승이 있었다. 대표적인 종목이 기아차와 하이닉스다. 또 2011년 상반기까지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나 오리온과 CJ오쇼핑 같은 내수주 열풍 역시 중국의 내수 확대를 바탕으로 실적 호전을 가져온 기업들이다.

2012년 중국 경제정책의 큰 방향이 긴축에서 완화로, 물가 안정에서 내수 성장으로 바뀐다면 중국 내수의 두 축인 소비와 투자 관련주는 큰 수혜가 예상된다. 일단 소비 관련주부터 보면 중국인들은 이제 상하이와 베이징 등 동부 주요 도시 이외의 지역에서도 차를 사기 시작하고 마트에서 과자를 사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의 여인들도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에서 먹히는 브랜드를 가진 회사들은 향후 5년 이상 시장 성장과 함께 고성장이 기대된다.

얼마 전 방문했던 한국타이어 중국법인 관계자의 말이 생각난다. “서부까지 엄청나게 긴 도로가 계속 건설되고 있습니다. 도로가 새로 생기면 차는 달리게 되고 타이어는 계속 닳게 됩니다.” 한타이룬타이(한국타이어의 중국 현지 브랜드)는 중국 타이어 시장에서 현재 1등을 차지하고 있다.

내수 소비와 함께 내수 투자와 관련된 산업도 수혜가 예상된다. 석유화학·철강·기계산업 등이다. 예를 들어 LG화학이나 호남석유화학의 중국 매출 비중은 이미 40%를 넘어섰다.

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영업을 하면서 소비 시장의 장기 고성장 수혜가 예상되는 현대차·CJ오쇼핑·오리온·아모레퍼시픽·한국타이어·오스템임플란트·코스맥스 등이며 긴축 완화와 관련돼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은 LG화학·현대제철 등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