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방아식 투자 ‘강추’…열린 마음 가져야


“안정적 투자 전략은 여러 종류의 투자 상품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로 상품의 다양성과 다양한 투자 기법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호재와 악재가 반복되는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점에서도 재산을 지키고 늘리기 위한 합리적인 자산 관리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위험을 회피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높은 수익을 추구할 것인가’ 하는 기본적인 투자 성향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다양한 금융 상품의 선택과 포트폴리오의 구성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고민이 뒤따를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합리적인 자산 관리 전략을 고민하기에 앞서 추세적인 저금리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고민해야 시기적절하고 균형감 있는 자산 관리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안정형 자산의 투자 트렌드 변화를 인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금융 상품에서 ‘안정형’이란 ‘원금 보전’을 의미한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추구하려고 하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한 투자 철학은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것에 있고 이를 위해 전통적인 투자 접근으로서 부동산·정기예금·채권 등에 상당 비중을 투자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 자산들이 현시점에서 안정형 자산으로서 그 매력이 점차 감소하는 이유는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해지고 저금리 기조에 따른 정기예금의 확정 금리 매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기업 이익 감소에 따른 회사채 투자가 예전만큼 그 안정성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 스쿨] 안전한 자산 운용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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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변동성 높을 땐 ELS ‘굿’

그렇다면 최근 안정형 자산을 어떻게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만약 3개월 이하의 단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한다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또는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수시 입출금식 상품이 단연 일반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다.

하지만 최근의 투자 트렌드는 단기 자금뿐만 아니라 중·장기 투자 자금도 CMA를 활용해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바로 목돈을 일시에 투자하지 않고 입출금이 자유로운 CMA나 MMF와 같은 상품에 목돈을 넣어 두고 적립식 펀드에 매월 분할 투자하는 방법이다. 월 불입 금액을 한 번에 불입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개로 쪼개 자동 이체로 여러 날짜에 분산해 매입되게 하는 것이다.

또한 목표 수익률을 정해 두고 그 수익률에 도달하면 중도 환매를 통해 이익을 실현한 후 그 수익을 다시 CMA(MMF)에 입금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투자 방법을 단기적으로 돈을 회전시키는 방법으로 ‘물레방아 투자법’이라고 이름 지었고 실제로 박스권 장세에서는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를 간략히 정리하면 수익이 날 때까지 적립하고 목표 수익에 도달하면 환매하는 전략이다. 이때는 자산 관리 전문가와 사전에 목표 수익률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표1>과 <표2>의 투자 결과는 국내 2007년 코스피 주가지수의 최고점인 11월 1일 같은 금액으로 거치식과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때의 결과다.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방안은 최근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가장 선호하는 대표적인 안정형 투자에 해당한다. <그림1>에서 확인되듯이 2011년 초만 하더라고 2231까지 상승했던 코스피 지수는 8월 이후 1644에서 1929 사이의 박스권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박스권 장세에서는 ELS와 적립식 펀드 투자가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연 10~ 20% 수준의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ELS가 투자 대안으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

ELS는 워낙 구조가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가입하는 게 중요하고 가입 시 가장 중요한 체크 사항은 기초자산, 상환 구조, 기간, 원금 손실 위험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최근엔 사모 ELF 및 스텝다운형 월지급식 ELS 상품도 출시돼 매월 일정한 쿠폰(수익)이 조건 충족 시 월급처럼 현금이 지급되므로 은퇴 자금을 활용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투자처 외에 해외로 눈을 돌려봐도 좋다. 코리안페이퍼(KP)는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달러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외화 표시채권인 KP(Korea Paper)가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편이고 거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최근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KP가 매력적인 이유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신용 등급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낮기 때문에 채권 금리가 높고 해외에서 발행한 외화채권의 스프레드를 이용해 여타 채권들보다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이닉스KP는 기대 수익률 연 7~8% 수준으로 국내에서는 ‘A-’로 평가 받지만 해외에서는 ‘BB’ 정도로 평가돼 채권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낮지 않은 수익률로 투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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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표시 채권, 부자들의 새 먹거리

물론 이런 KP에도 리스크가 있다. KP는 기본적으로 회사채이기 때문에 신용도가 가장 중요하며 부도 또는 파산할 때 손실을 볼 수 있다. 또 외화 표시 채권이기 때문에 환 변동에 따른 위험에 노출된다.

개인이 직접투자하려면 수십억 원의 자산이 있어야 하는 어려움과 만기나 등급을 따져보는 것이 쉽지 않아 최근에는 사모 펀드나 파생결합증권(DLS)을 통해 거액 자산가들이 보다 적은 자산으로 검증된 KP를 환율 위험 없이 투자할 수 있다.

올해 90세로 현존하는 월가 최고의 펀드매니저인 존 템플턴은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투자 상품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투자자로서 다양한 시각과 열린 마음을 갖는 것 또한 투자의 중요한 마음가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저축은행 사태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안전 투자 기회가 점차 줄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투자 포트폴리오에 기반을 둔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의 재정 위기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예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그에 따라 중·장기적인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지숙 미래에셋증권 동압구정지점장 jisookkim@miraeasset.com
일러스트 신성희